외통수 / 김호삼
살다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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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22 00:02
외통수 / 김호삼
씹을 수 없는 우측 대신
보철 씌운 왼쪽 어금니에 목숨을 의지하는데
올 것이 왔다
신경이 눌려 더는 씹을 수 없다
혹시나, 말까지 새는 어금니 두 개 빠진 우측으로
슬그머니 밥을 밀어 넣는데 칼날 빠진 믹서기다
밥이 고스란히 샌다
이쯤 되면 깨끗이 패배를 인정해야 는데
숟가락 놓는 일이 저승길인데 어디 쉬운가
궁여지책으로 중절치 측절치 동원하여
앞니로 씹어본다
음식이 요리조리 미끄러지며 잘도 빠져나간다
주어도 못 먹는 밥
외통수다
만만하던 밥들 나를 밥으로 안다
씹을 수 없는 우측 대신
보철 씌운 왼쪽 어금니에 목숨을 의지하는데
올 것이 왔다
신경이 눌려 더는 씹을 수 없다
혹시나, 말까지 새는 어금니 두 개 빠진 우측으로
슬그머니 밥을 밀어 넣는데 칼날 빠진 믹서기다
밥이 고스란히 샌다
이쯤 되면 깨끗이 패배를 인정해야 는데
숟가락 놓는 일이 저승길인데 어디 쉬운가
궁여지책으로 중절치 측절치 동원하여
앞니로 씹어본다
음식이 요리조리 미끄러지며 잘도 빠져나간다
주어도 못 먹는 밥
외통수다
만만하던 밥들 나를 밥으로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