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왔습니다 / 김호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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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왔습니다 / 김호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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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왔습니다 / 김호삼

 

 


내게 왔습니다

갓길에 널어둔 하루 거둬들이고

늘어진 시간 재촉하며 왔습니다

나의 눅눅한 앞마당에

곱게 마른 햇살로 왔습니다

세월의 모퉁이 돌아 내 모습 가려질까 봐

진공청소기 돌려 어둠 몰아내는 그대

내 마음에 이는 우울 잠재우며 왔습니다

텅 빈 밥상에 미소 차리는 그대

외로운 별들 지상에 내려와 허기 채웁니다

나 혼자 어둠 견딜까 봐

새벽을 데리고 그대

내게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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