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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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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수나     날짜 : 15-07-04 18:08     조회 : 803    
    · : 유년의 아침
    · 저자(시인) : 황현중
    · 시집명 : 조용히 웃는다
    · 출판연도(발표연도) : 2015
    · 출판사명 : 그림과책
유년의 아침/ 황현중

오늘도 공주 한 잔으로
얼큰하게 취한 달빛
사립문 담벼락을 휘청거리다
저벅저벅 다가와
옛날에
아주 먼 옛날에 말이다
어린것은 달덩이처럼 애비의 무릎에서 잠이 들고
호롱불 그을음 밑에 모시 적삼 동정을 달다
조용히 등 돌리시던
어머니,
어머니여
횟배 앓는 새벽에 첫닭 울음 아득히 들려오고
얼어붙은 물지게는 하얀 눈밭에서 삐거거리는데
쌀독 바닥 긁히는 소리에
윗목을 더듬는 어린것의 허기진 손아귀
먹다 남은 찬 고구마 하나
한 입 물고는
한 입 물고는
목이 메어 가슴을 두드린다
날 두고 서울로 떠나 버린 울 누님
좁은 마당 빈 감나무 우듬지에
까치 한 마리 까아악, 울고
문고리가 쩌어억, 하고 달라붙으며
시린 가슴 죄어 오던
어린것의 그날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