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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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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수나     날짜 : 15-07-04 18:35     조회 : 1570    
    · : 방랑자
    · 저자(시인) : 황현중
    · 시집명 : 조용히 웃는다
    · 출판연도(발표연도) : 2015
    · 출판사명 : 그림과책
방랑자/ 황현중

여기 한 남자가 젖는다
비에
바람에
비바람에 홀로 젖는다

그림자처럼 웅크린 사랑은
살구 꽃잎처럼 흩어져 버리고
맹렬하게 고함치는
붉은 심장이 오히려 아름답다

간짓대에 걸린 풍신 난 속옷처럼
감출 것도 부끄러움도 없는 웃음이
한바탕 춤을 추고
잃은 것도 가진 것도 없는 빈 손바닥으로
피에 젖은 얼굴을 닦으면
서러움마저 뜨거운 희열로 산화한다

이제,  가거라 방랑자여!
서글픈 세상의 유혹을 벗어 던지고
피가 우는 대로
너는 먼 길을 떠나야 한다

부챗살처럼 번지는
황혼의 마지막 열차를 기다리며
여기 한 남자가 젖는다
비에
바람에
비바람에 홀로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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