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청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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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시 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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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청개천

곽문환 0 204
시월은
이제 구겨진 언어로
떠나갈 긴 그림자는
공동묘지가 될 빌딩숲으로 마른 바람이
부대끼며 광화문에서 청계천으로
길게 누워 욕망의 바람에
헐떡 거리며 핏빛 노을에
눈을 뜨지 못한 채 누워 있다

매일 감지할 수 없는 새벽을 거두어 갈
비밀스런 너털웃음 소리에
천년 묻어둔 풍경은 콘크리트 반죽에 감추어둔
수학적인 언어로 흙냄새 사람냄새 풍기는
쓸어갈 거룩한 이름 하나

쓸데없는 지껄임 떨구어낸
지나처버린 애처로운 그리움에
빛바랜 시간들을 휘젓고 휘감아
오염된 불빛들이 비지땀을 흘리며
청계천으로 몸을 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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