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
최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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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2 21:24
풍선
문효치
나는 풍선이어요.
가슴 속에서 꿈꾸던
사랑같은 건 모두 꺼내 팽개치고
다만 속이 텅 빈
풍선이어요.
나는 되도록 가벼워야 해요.
사랑을 품으면 무거운 번뇌가 자라서
뜰 수가 없어요.
사랑으로 얼룩진 가슴을 후벼내고
그 자리에 푸른 허공을
한 바가지 퍼 담아 가지고
그저 높이높이 오르기만 해요.
먹지도 않고 자지도 않아요.
투명한 하늘을 향해
그저 위로위로 오르기만 해요.
아무의 눈에도 들지 않는
까마득히 높은 곳
잠시, 하늘의 변두리를 헤매다가
마침내 여기서 몸을 깨뜨려 사라지면
정말, 눈물 한 방울 티끌 하나도
남지 않아요.
문효치
나는 풍선이어요.
가슴 속에서 꿈꾸던
사랑같은 건 모두 꺼내 팽개치고
다만 속이 텅 빈
풍선이어요.
나는 되도록 가벼워야 해요.
사랑을 품으면 무거운 번뇌가 자라서
뜰 수가 없어요.
사랑으로 얼룩진 가슴을 후벼내고
그 자리에 푸른 허공을
한 바가지 퍼 담아 가지고
그저 높이높이 오르기만 해요.
먹지도 않고 자지도 않아요.
투명한 하늘을 향해
그저 위로위로 오르기만 해요.
아무의 눈에도 들지 않는
까마득히 높은 곳
잠시, 하늘의 변두리를 헤매다가
마침내 여기서 몸을 깨뜨려 사라지면
정말, 눈물 한 방울 티끌 하나도
남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