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인들이 반드시 보아야만 할 영화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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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인들이 반드시 보아야만 할 영화 소개

최이인 0 1373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 관람 평

4월 1일, 서울 피카디리극장에서 상영하는  "달빛 길어올리기" 영화를 보았다.
보기 전에 인터넷에서 (아마도 영화계쪽 사람들이거나, 영화애호가들인듯) 몇 몇 사람들의 감상평을 읽어보니, 좋았다는 감상평은 아주 적고 :
"전주시에서 제작한 한지(韓紙- 한국의 원산 종이) 소개의 영화다"
"한지에 관한 (교육적) 다큐멘터리(탐사보도)다"
.... 그래서 재미가 없었다 !
고 하는 글들이 많았다. 이러한 선입견들을  머릿속에 넣어두고 갔다.

영화 감상평을 하는 데 있어  내 딴엔 영화평론을  전문하는 이들 보다도 더 잘 비평하고 장단점을 가려낼 수가 있다고 자부하는 터이기에,  깐깐하게 따지며 분석하고 시비를 가리는데 엄정한 시선을 떼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영화는 억지로 헐뜯기라면 흠잡아낼 것이 많이 있겠으나, 객관적인 시각에서 영화내용에 몰입하여 보면, 일정한 수준 이상의 아주 훌륭한 영화 작품이었다.
그럼에도 8관 극장에서  하루 한편만  상영되고 있었고 <-그것도 오는 3일 막을 내린다고 한다>, 관객 수도  20 여명 정도에 불과해서  아쉬움이 컸다.

영화 내용은 이미 인터넷을 통해 많이 알려진 것이기에 생략한다.

시나리오의 탄탄한 구성+ 배우들의  자연스런 연기 <전문  배우가 아닌 사람들-전주시장, 부산 동서대학교 총장, 부산영화제 위원장들-의 출연(카메오) 도 억지로 흠잡아내기가 아니라면, 그 정도 연기는 훌륭한 쪽이었다.> + 천년을 간다는 한지에 대한 많은 유익한 지식과 우리 민족 고유의 것의 소중함을 갖게 해주는 잔잔한 교육적 효과- -이것도 직접적인 주입식 교육정도가  아니어서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극영화와 <우리 것 한지를  소개해야 하는 주제와 내용상> 다큐(보도)를 어쩔 수 없이 절적히 배합해서 이끌어 나가지 않으면 아니되는 감독의 고충이  충분히 납득되었고, 양쪽을 뒤섞어서 흥미를 유발시킨 점도 결코 어느 한쪽에 치우침이 없이  성공적이었다.

무엇보다도 영화 중간의 보름달과 별들이 수놓은  밤하늘 아래서 빛이  쏟아지는 시골길의 드라이브 장면과 마지막 폭포수 아래서의 한지를 떠올리는 작업의 화면은 한국과 세계 영화사에 영원히 남을  감동스런 아름다운 화면이라고 주장할 수 있겠다., 그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성공하였다고 나는 말하고 싶다. 달빛아래서 떨어지는  폭포수 는 물에 풀어진 닥나무 종이결 길어 올릴때와  색깔과 수액이 꼭 같아서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주었다.

그럼에도 사람들의 외면을 받은 것은 무엇일까?
포르노수준의 색정적인 화면의 자극을 기대하거나, 공상만화같은 폭력적 영웅신화  숭배에 길들여진  스트레스 해소의  욕구, 건달들의 골빈 웃기는 소재에 쉬 빠져서 단순히 이를 즐기고자하는 현대 젊은이들의 단세포적 감성주의에서 이 영화는 좀 벗어나 있는 탓이다.
"악화가 양화(良貨,良化, 良話)를  구축(驅逐) 한다!"
이 말은 경제 (惡貨)논리에서 만 아니라 모든 문화 산업 (惡化, 惡話)분야에서도  지배적인 격언이 되고 있어서 슬프다.
흥행에 실패를 할지라도 전주시청은 한국고유의 자랑스런 한지를 후손에게 심어주기 위하여 문화유산을 살려내는데 과감한  투자를 했고,- 그것은 성공했으며, 임권택 감독님이나 출연진 모두는 뜨거운 성원에 보답을 했다.

견오백 지천년 (= 비단은 5백년 가나 한지<종이>는 천년 간다)이라 한다.
종이와 평생을 함께 살아가는, 살아가야 하는 문학인 시인들이 반드시 온 가족들과 함께 보아야만 할 영화다.
비록 전자책, 노트북 시대로 발전해 가지만, 그래도 종이는 인간의 삶에서 결코 사라지지 않고 인간을 여전히 지배할 것이다. 글쓰는 이들은 그 종이를 바로 알아야만 한다.

* 공짜로 초청  티켓(입장권)을 받아서, 이 영화를 보고 나오자니 많이 얼굴 부끄러웠다.
이른 바 문화를 선도해가야할 시인으로서, 남의 값진 시집을 돈 주고 사보지 않고 공짜로 증정받아 읽는 편치못한 감정이 공짜 영화감상후에도 진하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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