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님 이제 더이상 고치는 일은 없을겁니다 좀 올려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102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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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님 이제 더이상 고치는 일은 없을겁니다 좀 올려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102편입니다

손상렬 1 2464
이제 그만 그 누군가를 만나고 싶다


잠든 사이 어젯밤엔
흰눈이 수북히 내려 쌓였습니다
봄에는 피었다
꽃잎이 내려 쌓이고
가을엔 무성한 수풀이
낙엽으로 내려 쌓이고
혼자인 내 마음엔
별빛 가루 같은 외로움이 내려 쌓이고 있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습니다
마음의 외로움은 그리움 쓸쓸함으로
합병증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짝사랑 외사랑 같이
밤마다 창밖의 별들 쳐다보기도
지쳤습니다
불치병의 별가루는
턱밑까지 차올랐습니다
따뜻한 봄 햇살 같은
이제 그만 그 누군가를 만나고 싶습니다




첫사랑


그대 처음 본 이후
나의 몸은 온통 봄이 되었어요
잠자던 세포들이 반란하듯 깨어나
마구 마구 싹을 틔우고 있어요

그대 생각하면
언제나 어디서나 몸과 맘이 화끈 거려요
뒷모습만 봐도 얼음처럼 굳어
움직일 수 없어요
도망가고 싶어요

사랑의 씨앗은 덩굴로 자라나
그대쪽으로 향해 가는데
잠을 잘 수 없어요
아무 것도 할 수 없어요

그대는 나만을 위해
하늘이 보내준 나만의 사람

오늘도 그대 생각하며
하루를 보내요
그대로만 있어 주세요
내게서 피어나는 빠알간 장미꽃 다발
언젠가는 당신께 꼭 드릴게요




이런 만남이고 싶습니다


바다와 산이 잘 어울리면
아주 아름다운 풍경이 되듯이
내가 그대의 빈 곳을
그대가 나의 빈 곳을
채워줄 수 있는 만남
손익계산서를 쓰듯이
내가 그대를 만나면 얼마나 이익이 될까
그대가 나를 만나면 얼마나 이익이 될까
장사꾼 같은 사이가 아닌 만남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피곤하게 밀고 당겨서
신경전을 벌이는
소모적이지 않은 만남
배경이나 겉모습을 더 좋아하는
계산적이지 않은 만남
내가 그대에게 치부를 다 보여주어서
그대가 나에게 약점을 다 보여주어서
헤어지고 싶어하는
치사하지 않은 만남
오히려 내가 그대의 단점을
그대가 나의 단점을
계발시켜주고 싶어하는 생산적 만남
언제나 어디서나
커피 한 잔을 사이에 놓고
도란도란 얘기할 수 있는 정다운 사람
그런 만남이고 싶습니다






그대 곁에 가는 길을 나는 아직 모른다



바다 건너 있는 것도 아니고
머나먼 사막에 있는 것도 아닌데
그대 곁에 가는 길을 나는 아직 모릅니다

모르다가도 알 것 같고
알다가도 모를 것 같은
알토란 같은 사람아
이제 그만 그대의 창문을 열어주십시오

지금은 세상에서
그대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언제까지 애를 태우실 건가요

가까이 있어도
먼 사람아, 멀고 싶지 않은 사람아
오늘도 그대 곁에 서성이다
안타까운 하루해만 다 보내고 맙니다





기다림



기다려도 기다려도
오지 않는 그대를
혹여나 오늘은
오지 않는 그대를
그래도 내일은
오지 않는 그대를
그래도 언젠가는
오지 않는 그대를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그대를
그래도 기다림이 있기에
아직은 살만합니다





희망



내일은 행복해질 거라는
믿음 때문에
나는 오늘을 살 수 있습니다
내일은 고통스럽지 않을 거라는
믿음 때문에
나는 오늘을 살 수 있습니다
내일은 부자가 될 거라는
믿음 때문에
나는 오늘을 살 수 있습니다
내일은 그대를 만날 거라는
믿음 때문에
나는 오늘을 살 수 있습니다





그대가 바로 당신이에요



사랑에 눈 뜬 후
지금까지 기다려왔던 사람
그대가 바로 당신이에요
모자라는 주머니 털털 털어
커플링 반지 해 주고픈 사람
그대가 바로 당신이에요
새벽 별 바라보며
밤새워 얘기하고픈 사람
그대가 바로 당신이에요
다시 한 번 기회를 준대도
선택하고픈 사람
그대가 바로 당신이에요
천년을 기다릴 수도 있어요
다음 세상에서도 또 만나고 싶은 사람
그대가 바로 당신이에요





그게 바로 저예요
   


그대 너무 긴 겨울에 지쳐
강가에 나갔다 발견한 새싹
그게 바로 저예요
그대 외로워 공원을 산책 할 때
탐스러워 만져보는 꽃 한 송이
그게 바로 저예요
그대 어느날 잠 못이뤄
문 열고 나왔을 때
머리칼 슬쩍 만지며 지나가는 바람
그게 바로 저예요
그대 세상일 힘들어 고개 들고
하늘 먼 곳 바라볼 때
유난히 빛을 내며 반짝이는 별
그게 바로 저예요
멀리 있지 않아요
언제나 어디서나 영원히
그대를 사랑할 사람
그게 바로 저예요



외로움


북적대는
도심의
한복판에
눈사람
하나
서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 후에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나는 내가 잠을 자는지
꿈을 꾸는지,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르고 살았습니다
나는 이 세상에 없었습니다

어느날 그대가
바람인 듯 별빛인 듯
내 마음을 두드렸습니다
대문 열어놓듯 내 속에 들어와서
가슴을 화알짝 열어놓았습니다

그때부터 내 속에서는
세상 흔들며 천둥치고 비 내리고
지진이 일어나고 화산이 폭발하고
파도와 해일이 일었습니다
나는 용광로 속 불같이
온 몸, 마음에 열이나고
많이 많이 아팠습니다

나는 이제 볼 수 있습니다
지나가는 바람이 어떤 색깔인지,
하늘에 떠 있는 뭉게구름의 마음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는지,
왜 꽃들은 그렇게 아름다운지,
이슬과 별빛은 왜 그렇게 투명한지,
사람들이 왜 그렇게 절망하는지,
절망해야 하는지,

어느날 그대가
바람인 듯 별빛인 듯 다가와
나를 어루만진 후 부터
나는 내가 이 세상에
살아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여기에 저기에
모든 것이 살아있었습니다





중독


그대를 바라만봐도
웃음이 납니다
그대 목소리만 들어도
행복합니다
그대 없는 세상은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내 가진 것 그대에게
모두 주고싶습니다
싸우고 헤어지면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밤새 후회하다 만나면
세상 온통 내것처럼 보입니다
다시 우리는 행복해지고
다시 우리는 또 다툽니다
그대를 떠나보면 알 수 있습니다
사랑은 중독입니다




여운

   
꽃이 피었다 꽃이 진 자리
잎이 돋았다 잎이 진 나무
새가 앉았다 날아간 가지

사라지는 모든 것들,
잔잔한 연못에
돌을 던졌을 때처럼
상처 같은 여운, 남기고 사라진다

그대와 만나
얘기하다 헤어지면
그대 생각이
말줄임표로 마음에 남아
한참 동안
어떤 다른 생각을 할 수 없다




나 지금 사는 이유 사랑하는 그대 있기 때문이다
                     

삶에도 계절이 있다는 걸
예전엔 몰랐습니다
삶에도 기후가 있다는 걸
예전엔 진짜 몰랐습니다

그대를 만나기 전엔
겨울이었습니다
그대가 곁에 없을 땐
사막이었습니다

그대가 있어 행복합니다
샘물은 넘쳐 흘러
나무는 마음껏 솟아오르고
새들은 쫑알대며 둥지를 틉니다

삶은 누구에게나 시련이 듯
희망은 늘 신기루였고
나에게도 넓은 늪이었습니다

나 지금 살 수 있는
오직 단 하나의 이유
목숨 주어도 아깝지 않은
사랑하는 그대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대가 있어 좋습니다
그대를 사랑할 수 있어 더욱 좋습니다
현실은 고통이지만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내일이 있어 좋고
가난하지만 자판기 커피 한 잔 뽑아 마실 수 있는
동전 몇 개의 여유가 있어 좋습니다
외로울 땐 전화 할 수 있는
친구 몇몇이 있어 좋고
아플 땐 위로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 좋습니다
꽃피는 봄과 초록의 여름
낙엽 지는 가을과 눈 내리는 겨울
세상은 너무나 아름다운 곳입니다
그대가 있어 행복합니다
그대를 사랑 할 수 있어 더욱 행복합니다 





울음

   


그대는 내게 다가와
울음 우는 법을 가르쳐 주셨지요

나는 살면서
괴로울 때나 즐거울 때나
기쁘거나 슬플 때 울음 울 줄 몰랐지요

엉엉 우는 것이 아니라
눈물을 뚝뚝 흘리는 것이 아니라
깊고 깊은 내면의 울음,

그대는 내게 다가와
울음 듣는 법을 가르쳐 주셨지요

바람이나 돌이나
구름이나 별이나, 모든 사물들이
마음의 귀를 기울이면 모두들 울고 있었지요

피리소리 같기도
또는 바이올린 소리 같기도 한
애절한 존재의 울음

모두들 그렇게 울면서
서로의 마음을 전하지요
그래서 우리는, 세상의 모든 것들은
오늘도 조용히 조용히 울음을 울지요




그대를 가슴에 묻는다


자식이 죽으면
부모는 그 자식을 가슴에 묻고 한평생을 산다지만
나는 그대를 가슴에 묻고 살기로 했습니다
그대의 눈빛과 그대의 몸짓과
우리가 같이 한 시간과 나누었던 얘기들을
수많은 기억이 흩어질까 두려워
서둘러 그 추억을 가슴에 묻기로 했습니다
떠나도 내곁에 있는 그대를
내곁에 있어도 떠나있는 그대를
내 인생의 한때가 사라질까 두려워
서둘러 그대를 가슴에 묻기로 했습니다
이젠 더 이상 사랑할 수 없는 그대를
그렇기에 더더욱 사랑할 수 있는 그대를
그 마음 흩어질까 두려워
서둘러 그 사랑을 가슴에 묻고 살기로 했습니다
밤하늘 영롱한 별빛같은 눈동자로 바라보는 그대를
내 옆에 앉아 끊임없이 조잘대는 그대를
아직 살아서 내게 행복을 주는 그대를
흩어져 산산히 부서질까 두려워
자식이 죽으면 마음에 묻듯이
서둘러 그대를 가슴에 묻습니다




그대 생각


길을 가다가도
그대를 생각합니다
일을 하다가도
그대를 생각합니다
밥을 먹다가도
그대를 생각합니다
잠을 자다가도
그대를 생각합니다
꿈속에서도
그대를 생각합니다
그대가 이 세상에 없다는 건
죽어도 생각할 수 없습니다




서약

더욱더 모진 날이 온다해도
그대를 사랑하겠습니다
참을 수 없는 고통의 날이 온다해도
그대를 사랑하겠습니다
세상이 우리를 갈라놓는다해도
그대를 사랑하겠습니다
굶고 살아도
그대를 사랑하겠습니다
이별이 찾아와도
그대를 사랑하겠습니다
혹여 그대 마음이 변해도
변함없이 그대를 사랑하겠습니다





약속

천둥번개가 치는 건
세상이 우리 사랑을 시기하기 때문입니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건
세상이 우리 사랑을 시기하기 때문입니다
태풍이 몰려오는 건
세상이 우리 사랑을 시기하기 때문입니다
눈보라가 몰아치는 건
세상이 우리 사랑을 시기하기 때문입니다
한파로 세상이 꽁꽁 어는 건
우리 사랑 너무 질투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날이 오더라도
나는 그 순간순간을 꿋꿋이 버텨낼 겁니다




사랑

혼자 맛있는 걸 먹으면
그대가 생각납니다
길을 가다 예쁜 옷을 보면
사두었다가 주고 싶습니다
얼굴을 바라보면
왜 그리 측은한 마음이 드는지
심란해하는 모습을 보면
왜 그리 마음이 아픈지
사랑이란 그런 건가 봅니다




그대 만나러 가는 길

그대 만나러 가는 길은 항상 마음 설레어
옷깃을 다시 한 번 매만져보고
머리도 다시 한 번 빗어내리고
얼굴은 활짝 핀 꽃송이가 되어 길을 떠납니다
걸어가는 그 순간, 차를 타는 그 순간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마음 속엔 오직 그대 모습으로 가득할 뿐
건물도 사람들도 보이지 않습니다
시간이 정지되고 공간이 사라지는
그대를 만나러 가는 길의 순간은
들풀도 가로수도 보이지 않습니다
모든 사물들이 그대 모습으로 보일 뿐
더 이상 세상엔 아무것도 없습니다
세상엔 우리 둘뿐입니다
그대 만나러 가는 길은 너무 들떠서
두 발은 땅이 아닌 허공을 걷습니다
날아가는 새들처럼, 날아가는 나비처럼
훨훨 날아서 그대 만나러가는 길은
내 존재마저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대를 만나러 가는 순간, 그대가 보이는 순간
그대는 사라지고 활짝 핀 백일홍 한 송이가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비오는 날


비오는 날은 하늘같은 커다란 우산 속에
그대와 내가 함께 걷습니다
우산속의 이야기는 그칠 줄 모르고
둥그런 우산은 또다른 우리둘만의 우주가 됩니다
빗소리 잠시 후두둑
세상은 초록 초원으로 변합니다
야트막한 언덕에 오두막이 있고
냇물이 흐릅니다
동물들이 거닐고 과일나무가 우거져 있습니다
우리의 우산 속 이야기는 새로운 세상의 사랑으로 변하고
나는 잠시 이곳이 고향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죽임과 죽음이 없는 세상
배신과 증오가 없는 세상
만남과 이별이 없는 세상
가난과 고통이 없는 세상
오직 평화만이 살아있는 세상
그곳에서 그대와 나는 또다른 아담과 이브가 되어
다시는 죄짓고 싶지 않습니다





그대 살아온 세월


그대 살아온 얘기를 들으니까
가슴이 아픕니다
그대 살아온 사연을 들으니까
눈물이 납니다
가시 덤불을 헤치며 자갈길을 걸어서
굽이굽이 돌아온 그대의 세월이
이제는 상처도 아니라며
조근조근 말하는 그대가
기특하기도 하고 존경스럽기도 합니다
왜 이제서야 그대를 만났을까요
내가 이제는 그대 앞길에
길잡이가 되겠습니다
그대 가는 길이 평탄하도록 길을 닦는
인부가 되겠습니다
훤하게 뚫린 그대와 나의 길
양 옆에는 코스모스가 빼곡히 피어있습니다






그대 처음 만나던 날


그대 처음 만나던 날
추운 겨울이었습니다
그대 처음 만나던 날
함박눈이 내렸습니다
그대 처음 만나던 날
세상은 꽁꽁 얼어있었습니다
그대를 처음 본 순간
나는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한줄기 빛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빛이
한 마리 파랑새가 되어
하늘 속으로 날아오르던 것을 보았습니다
발그스레 홍조를 띤 그대의 볼
그대 처음 만나던 날
나는 내 몸속으로부터
서서히 봄이 오고 있음을
예감할 수 있었습니다 




소중한 그대


내게 웃음을 주는 그대는
공기보다도 소중합니다
내게 행복을 주는 그대는
물보다도 소중합니다
그대는 돈보다도 소중하고
권력과 명예
그 무엇보다도 더 소중합니다
내가 없으면 그대가 없듯이
그대가 없으면 내가 없기에
그대는 내 목숨보다도 더
소중합니다





그대를 만나기 위해


그대를 만나기 위해
내 삶은 지금까지 고통이었나 봅니다
그대를 만나기 위해
내 삶은 지금까지 절망이었나봅니다
그대를 만나기 위해
내 삶은 지금까지 치욕이었나봅니다
그대를 만나기 위해
내 삶은 지금까지 철저한 고독이었나봅니다
그리고 그대를 만났습니다
내 삶은 오색 무지개로 찬란합니다





귀여운 그대


그대는 나를 보고 귀엽다고 합니다
나는 그대를 보고 귀엽다고 합니다
거짓말이 아니라 정말로 귀엽습니다
사랑을 하게 되면 그렇게 되나봅니다
사랑을 하게 되면 아이가 되나 봅니다
즉석 안무한 춤을 그대에게 보여주면
그대와 나는 참을 수 없어
큰 소리로 웃어제칩니다
웃음소리는 깨알처럼
세상 곳곳으로 퍼져나갑니다





사랑은 닮은 꼴


그대와 나는 몰랐습니다
그대와 내가 닮았다는 사실을
그대와 나는 몰랐습니다
그대와 내가 오누이 같다는 사실을
그대와 나는 몰랐습니다
그대와 내가 쌍둥이 같다는 사실을
남들의 말에 그대와 나는
비교해봅니다
얼굴을 비교해보고
손발을 비교해보고
성격을 비교해보고
그대와 나는 알았습니다
사랑은 닮은 꼴이라는 사실을





그대 아프다고 말할 때


그대 아프다고 말하면
더럭 겁이 납니다
온갖 나쁜 생각이 다 떠오르고
그대 아프다고 말하면
가슴이 찢어집니다
그대 실제로 앓고 있을 때
나는 안절부절 못합니다
그대 아픔을 내가 대신 아프고 싶고
절반이라도 나눠주고 싶습니다
아프다는 말이 싫습니다
그대 가시에만 찔려도
내 마음은 천 갈래 만 갈래 찢어집니다





여행

그대와 나는 참도 많은 여행을 다녔습니다
해운대 바닷가
동백섬의 오동도
눈꽃 만발한 설악산
해돋는 정동진
봄에는 강산에 흐드러진 꽃을 보았고
겨울에는 산속에 피어난 눈꽃을 보았습니다
여름에는 산과 들에 무성한 숲을 보았고
가을에는 오색의 단풍을 보았습니다
그대와 나는 참도 많은 여행을 다녔습니다






숲을 헤아리다


그대를 만나고 나서
숲을 헤아릴 줄 알게 되었습니다
세상의 숲은 밀림보다도 무성해
도대체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대를 만나고나서
숲을 헤아릴 줄 알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숲은 계산과 계산
배신과 모략으로 뒤덮여
도저히 가늠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대를 만나고 나서
그대를 사랑하고 나서
안 풀리던 수학문제가 술술 풀리듯
숲을 헤아릴 줄 알게 되었습니다





그대와 만났다 헤어지는 시간


그대와 만났다 헤어지는 순간은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만나러 올 때는 훨훨 날아서 왔는데
그대와 만났다 헤어지는 순간은
자갈길 같습니다
가슴에는 커다란 풍선같은
허전함과 아쉬움과 쓸쓸함을 달고서
터벅터벅 걷는 내 발걸음이
그대와 만났다 헤어지는 순간
내일을 기약한 이별인데도
별 하나 없는 밤처럼
온통 암흑 속 같습니다





그대와 같이 있는 순간


그대와 같이 있는 순간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좋겠습니다
해와 달도 그대로 멈추고
활짝 핀 장미도 그대로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대와 같이 있는 순간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은 모두 그대로
소쩍새 벽시계도
책상 시계 알람도
그대로 그대로 멈춰버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대와 같이 있는 순간
세상의 둘도 없는
그대와 같이 있는 순간
내 하나뿐인 심장도 멈춰버렸으면 좋겠습니다

   
 


욕설

그대에게 욕설을 가르쳐주고
따라해보라고 했습니다
그대는 앵무새처럼
쫑알쫑알 따라했습니다
나는 그만 배를 잡고 크게 웃어버렸습니다
그대 입에서 나오는 말은
욕설도 아름답습니다



사랑한다는 말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닙니다

사랑한다는 말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닙니다
말이란 원래 휘발성이 본질이라
쉽게 날아가 버리기 때문입니다
사랑한다는 말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닙니다
사랑이라는 말은 내성이 강해서
여러 번 해버리면 소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아픈 이를 참고 참고 또 참다가 빼듯이
한번 알을 낳고 죽어버리는 연어같이
참고 참다가
아끼고 아끼다가
진짜 사랑하는 사람에게
일생에 단 한 번
소중한 선물을 주듯이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움

체감 온도 영하 20도의 날씨에
겨울나무가 떨고 있는 것은
추위 때문이 아니라 그리움 때문이다
아무도 오지 않을 것을 알면서
언덕 위에 올라
해지고 별이 뜰 때까지
그 누구인지도 모를 사람을 기다린 적이 있다
그리움이란 그런 것
사는 동안 끝없이 그리워하다가
죽을 때 관속에 같이 넣어가는 것



높은 산에 올라가


높은 산에 올라가
마을을 내려다 보았습니다
내가 들어가 살던
커다랗던 집이
내 마음을 가두어 놓던
커다랗던 집이
하나의 작은 점처럼 보였습니다
날마다 나를 괴롭히고
얽매던 번뇌가
한낱 저런 것이 아니었나
깨닫습니다





가난


가난해 보지 않은 사람은
가난한 사람의 사정을 모릅니다
무시하는 마음과 우쭐대는 마음
교만한 마음과 허풍스런 마음
가난해보지 않은 사람은
겸손할 줄 모릅니다
가난한 사람은 축복받은 사람입니다
가난해보지 않은 사람은
진실한 사랑을 모르며
가난해보지 않은 사람은
고통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가난한 사람은 축복받은 사람입니다
가난한 사람은 행복을 예약 받은 사람입니다






사랑으로


사랑으로 세상을 살아가십시오
사랑으로 미운 사람을 대하고
사랑으로 원수를 용서하십시오
사랑으로 마음을 다스리고
사랑으로 화를 치유하십시오
사랑은 만병의 통치약입니다
사랑으로 아픔을 치료하십시오
사랑으로 이별을 받아들이고
사랑으로 운명을 마주하십시오
사랑은 그대 마음속에 있습니다
아무리 악한 사람도
마음의 제일 깊은 곳에는
샘물처럼 사랑이 가득합니다





죄악


노력없이 대가를 바라는 것은
죄악입니다
고통없이 성공을 바라는 것은
죄악입니다
상처없이 결실을 바라는 것은
죄악입니다
목표가 크면 클수록
그만큼의 노력을 지불해야합니다
가만히 앉아서 열매맺기를 바라는 것은
밑천없이 장사하려는 것과 같습니다
거름없이 나무는 자라지 않고
겨울없이 절대 봄은 오지 않습니다





나는 잡초처럼 살았습니다


나는 잡초처럼 살았습니다
밟히면 일어서고
또 밟혀도 일어서며
비바람이 훑고 지나가면
상처를 아물리며
나는 잡초처럼 살아왔습니다
나는 내가
열매를 못맺는 풀인 줄 알았습니다
나는 내가
꽃을 못피우는 풀인 줄 알았습니다
끈질기게 살아남아
무엇인가 이루고 싶었습니다
그대를 만나 계절이 흐르면서
내 몸이 가려워지더니
꽃이 피었습니다
꽃이 지고 그만인 줄 알았는데
조그만 열매가 열렸습니다
나는 잡초처럼 살았습니다
밟히면 일어서고
또 밟혀도 일어서며








태어나자마자
나는 넓디넓은 황야에 버려졌습니다
무작정 걸었습니다
외로움과 배고픔을 참으면서
지나가는 수도승에게
나의 갈길을 물어보았습니다
가르쳐주지 않았습니다
사막새에게
어디로 가야하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지나가는 도마뱀에게도
물어보았습니다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습니다
나는 스스로 나의 길을 내었습니다
아무도 닦아놓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은
힘들고 고통스러웠지만
나는 나만의 길을 내었습니다
나는 걸어걸어 황야를 빠져나왔습니다
그리고 그대를 만났습니다
나중에야 깨달았지만
자신의 길은 아무에게도 묻는 게 아니랍니다





파랑새


파랑새를 찾아 길 떠나는 자들을
나는 너무 많이 보았다
식솔들을 팽개치고
친척과 친구들을 버리고
그들은 옷 한 벌만 걸치고 길을 떠난다
식솔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기르던 곡식들은 말라죽고
텃밭은 잡초들로 무성하다
파랑새를 찾아 길 떠나는 자들을
나는 너무 많이 보았다
세월은 흘러 쟁기들은 녹이 슬고
집은 무너져 터만 남았다
수십년이 지나 인생을 탕진한 그들은
남루한 옷과 초췌한 얼굴로
건장하던 청년이 다 늙은 노인이 되어
수천년 살아온 느티나무 아래
흘러나오는 샘물로 목을 축이며
말한다 탄식처럼 말한다
이 세상에 파랑새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파랑새에 미쳐 인생을 덧없이 보냈노라고
그러면 수천년 된 느티나무는
들리지 않게 말한다
파랑새는 바로 네 마음속에 있단다





히말라야


언젠가는 가리라
죽기 전에는 가리라
저 설산 히말라야 하늘과 맞닿은 곳
장엄한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보는 곳
그 누구도 거부하고 홀로 높아 위엄을 보이는 곳
나는 오르리라
눈사태에 파묻히고
빙벽에서 떨어져도
살아서 못 오르면 죽어서 오르리라
아무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산
히말라야
항상 허리춤에 안개를 두르고
제 모습 모여주기를 꺼리는 산
홀로 남아 신비롭기를 원하는 산
그 정상에 무덤을 만들리라
오르고 또 오르고 언젠가는 올라서
그 위에서 죽으리라
하늘과 맞닿은 그곳에 그 사이에
얼음으로 내 관을 만들리라


벌초

오랜만에 자식 노릇 좀 하려고
죄송한 마음으로 아버지 무덤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땅벌에게 된통 당했습니다
무덤도 안 돌보고 제사도 안 지냈더니
아버지 스스로 벌을 치고 있었던 겝니다
얼마나 미안한지
들어가는 입구 길만 내놓고
그냥 돌아와 버렸습니다


씹는다는 거


어떤 사람들이 내 흉보는 것을
우연히 엿듣게 된 이후부터
나는 그만 피해망상증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누가 떠들기만 해도 모두가 내 얘기하는 것같고
차가 세워져 있어도
나를 감시하는 것 같았습니다
씹는다는 거 있죠
껌이나 오징어를 씹을 때 그 쏠쏠한 맛
더군다나 여럿이 모여서 어느 한 사람을 씹을 때
그 유쾌하고 통쾌함
내가 아니었다면 그들 중
삶의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과에 다녀야 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생각을 하고난 후에
나는 나의 신경을 모두 꺼버렸습니다






이해한다는 말

다 이해한다고 함부로 고개 끄덕이지 마십시오
가려운 곳은 자신만 알 뿐
아픈 곳은 본인만 알 뿐
사람들은 모두다 자신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뿐입니다
돈 많다고 으스대지 마십시오
모든 인간은 잠재적 거지라는 것
힘세다고 주먹 쥐지 마십시오
모든 인간은 잠재적 장애인
함부로 이해한다는 말 하지 마십시오
깊은 바다의 사연을 알 수 있습니까
그냥 가만히 앉아서 들어주고
그냥 조용히 지켜봐 주십시오
주제 모르고 까불다간 코피 터지는 수 있습니다



잘 나가는 척
부자인 척
행복한 척
권력 있는 척
유명한 척
즐거운 척
만사형통인 척
이런 척 저런 척
뭐인 척
세상엔
온통 척 박사들이
가득합니다





눈빛에 날이 선 사람들을
나는 잘 압니다
왜 그리 눈빛이 날카로워졌는가를
말과 행동이 꼬인 사람들을
나는 잘 압니다
그 사람의 마음이 왜 그리 뒤틀렸는가를
하지만 그대여
도대체 성공적 삶이란 무엇입니까
괴롭고 답답할 땐
바다에 한 번 갔다 오십시오
인간의 세파는
진짜 바다의 파도에 비해
아무것도 아님을 깨달을 수 있을 겁니다





침묵


하늘이 푸르다고 말하는 것은
그대 마음이 푸르기 때문입니다
바다가 넓다고 말하는 것은
그대 마음이 넓기 때문입니다
꽃이 아름답다고 말하는 것은
그대 마음이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쌓여있는 눈을 보고 하얗다고 말하는 것은
그대 마음이 하얗기 때문입니다
침묵해야할 때 침묵할 줄 아는 그대는
인생을 알기 때문입니다




사는 法


비가 오면 비를 맞으라
눈이 오면 눈을 맞고
애써 피하려 건물 밑으로 숨지 말라
운명은 비켜가지 않는 것
오는 인연 막지 말고
떠나는 사람 잡지 말라
흐르는 물은 막을 수 없거늘
억울해 하지 말라
한탄하지도 말라
최선을 다하고 기다려라
포기하지도 말고 발을 동동 구르지도 말라
웃으라
웃음이 안 나오면 울어라
늘 감사하라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해도
내일은 해가 뜨리라는 것을 굳게 믿으라
속았다고 화내지 말고
또 내일을 믿으라
철석 같이 믿으라





진실


진실은
결코 다수결이 아닙니다
진실은
구름에 막혀 홀로 빛나고 있는
태양과 같습니다
진실은
바람 같은 것이 아닙니다
흔들려도 제자리로 돌아오는
나무와 같은 것입니다
진실은
원래 숨어있기를 좋아합니다
진실은
원래 모함당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코
진실은
배신하지 않습니다
진실은
사랑입니다
진실은
보석과 같습니다
아무리 더렵히고 쓰레기 속에 묻어놓아도
찬란히 빛나는
다아이몬드 같은 것입니다





새들은


새들은 고독고독하고 운답니다
저 하늘이 너무 푸르고 넓어
가서 죽을 곳이 없다고
새들은
고독고독하고 운답니다
나뭇가지 위에 내려앉아
내면의 집을 바라보아도
온통
뭉게구름 같은
외로움 뿐이라고




그늘


폭염으로 쓰러질 듯
더운 여름날
나무 아래 서서있을 때
나무의 고마움을 나는 몰랐다
세월이 흘러
내가 그늘이 되어주어야 했을 때
나는 그때서야
나무의 고마움을 알았다




슬픔



어느 날 깊은 명상에 잠겨있을 때
나는 아주 슬픈 노래 소리를 들었다
구체적으로 말해 그것이
사람의 소린지 악기의 소린지
아니면 또 다른 정체 불명의 물체에서 나는 소린지
알 수 없었다
도심을 걸을 때에도 숲 속을 걸을 때에도
혼자 앉아있을 때에도
그 떨림의 소리가 자주 또는 가끔씩 들려왔다
환청이 들리다니
아하, 이제 내가 드디어 미쳐가는구나
세상이 막막해졌다
시간이 흐른 후에야 알 수 있었다
그 소리는 귀로만 들려오는 것은 아니었다
들려온다고 딱 잘라 말하기도 어려웠다
가까운 곳에 있는 물건을
엉뚱한 곳에 가서 찾다가
시간을 소진하듯이
그 동안 나는 너무 먼 곳에 있는 것만 보며 살았다
옛날에 할아버지가
신발 한 짝은 신고 신발 한 짝은 손에 들고
신발 한 짝이 안 보인다고 한참동안   
마루 밑을 헤매던 것이 생각났다





세월


세월은 가만히 있는데
꽃은 저 혼자 피었다 시들더라
세월은 가만히 있는데
열매는 저 혼자 맺혔다 떨어지더라
세월은 가만히 있는데
잎새는 저 혼자 단풍지고 낙엽지더라
강물 같은 세월은 가만히 있는데
사람은 저 혼자 병들고 죽더라
 



단 한 사람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초라하지 않은 외투 하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치고 힘들 때
한 열흘 푹 자고 일어날 수 있는
나만의 집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쁜 점을 다 드러내도
등돌리지 않고 덮어 주는
그런 친구 한 명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평생을 살면서 배신하지 않고
죽은 후에도 믿을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
둘도 필요 없고 셋은 더더욱 필요 없고
단 한 사람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도 한 세상 또 덧없이 살다 가는구나


또다시 봄은 오고 꽃은 또 다투어 피어난다
새들은 날아와 지저귀지만
작년의 그 새는 아니리라
겨울이 가면 봄이 오고,
나는 이런 풍경을 많이도 보았다
사람들은 저마다 말했다
내가 살아온 사연을 쓰면
소설 몇 권은 쓸 수 있을 거라고
그렇다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 진지한 삶을 살았다
나에게도 사건은 많았다
고통도 많았고 사연도 많았다
나도 내 인생을 쓰면
소설 몇 권은 된다
내 삶은 진짜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출판되지 않은 소설 몇 권을 써놓고
다들 떠났다
또다시 봄이 왔다 그렇고 그런 봄
나도 지금 소설 몇 권을 쓰고 있는 중이다
나 혼자 생각하면
너무나 특이하고 하소연하고 싶은 삶
그리고 언젠가는
저 숲 속으로 사라지리라
저들처럼 나도 또 한 세상 덧없이 살다가는구나




고백


함부로 고백하지 마십시오
너무나 고통스러워
진지하게 털어놓은 고백이
어느 날 비수가 되어 날아올 수도 있습니다
함부로 고백하지 마십시오
상대방이 너무 친절해
거짓없이 털어놓은 고백이
어느 날 뭇 사람의 뒷담화로
세상을 떠돌아다니기도 합니다
어차피 고통의 무게는
자신이 감당해야하는 삶의 몫입니다
발없는 말이 천 리를 가고
솔직한 내 사연이
올가미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믿음직스러운 사람이라도
함부로 고백하지 마십시오
 
 


잠잘 때


잠잘 땐
세상만사 잠시 잊을 수 있어
좋습니다
잠잘 땐
근심걱정 잠시 안 할 수 있어
좋습니다
잠잘 땐
수치스럽고 더러운 것 안 볼 수 있어
좋습니다
잠잘 땐
잠시 평화를 찾을 수 있어
좋습니다
잠잘 땐
꿈을 꿀 수 있어
더더욱 좋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불면이라는 사실입니다






셋이서


옛말에
세 명이 길을 가다보면
그 중에
스승이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 요즘은
셋이서 길을 가다보면
그 중에
사기꾼이 있다고 한다




기차


기차는
기적을 몰고 다닌다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서 마을로

밤에는 전조등으로
어둠을 밝히면서



사는 동안


나는 바람처럼 나타났다
그리고 안개처럼 사라질 것이다
그대들이 자거나
다른 그 무언가를 하고 있을 때
도로 위로 차 한 대가
끼어 들 듯이
나도 삶 속에 끼어들었다
사는 동안
조개가 몸 속의 고통을 키워
진주 한 알을 만들어내듯이
나도 내 삶의 고통으로
진주 같은 그 무엇 하나 만들고 싶다





오해라는 것


오해처럼 세상에 무서운 것은 없습니다
오해 때문에 불신은 시작되고
오해 때문에 싸움을 하게 되고
오해 때문에 이별도 하게 됩니다
그대와 나 사이에도
티끌 만한 오해라도 생길까 두렵기만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밉지 않은 건 아닙니다


탐스런 장미가 항상 아름답지만은 않듯이
라일락 향기가 항상 좋지만은 않듯이
반짝이는 다이아몬드가 항상 귀중하지만은 않듯이
그대가 항상 사랑스러운 것만은 아닙니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이 크듯이
왜 이런 건 이해해주지 못할까
서운함이 커지고
왜 이런 건 안해줄까
불만이 커지고
말다툼을 하게되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면서 등돌리는 일이 많아집니다
때로는 죽을 만큼 밉기도 하고
때로는 서로가 서로를 귀찮아하면서
산이 높을수록 계곡이 깊듯이
사랑이 깊을수록 애증의 강도 깊어만 갑니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이
사랑하는 사람이 항상 이쁜 것만은 아닙니다




두 갈래 길 앞에서
                 

세상엔 수만개의 길이 얽혀있지만
우리 앞엔 끝이 다른
두 개의 길만 놓여있네요

기억하나요
처음 만날 때 설레이던 그 감정
같이 마시던 커피의 그 향기

추억할건가요
같이 걷던 가을날 하늘의 빛깔
봄꽃 피고 눈 오던 날 만남의 황홀을

모르죠
길은 굽이 굽이 뻗어있어
필연의 해후가 기다릴지도

인생이 영원하지 않듯
사랑은 완성되지 않는 것
그대와 난 이루어 질 수 없는
불륜 같은 사랑을 꿈꾸고 있군요







이별



언제부턴가
그대와 나 사이엔 강물이 흐르고
우린 아주 담담하게 돌아서 버렸죠

그땐 너무 홀가분해
새가 되어 날았죠

근데 이게 뭔가요
하루 지나고 이틀 지나고
마음은 그리움으로 가득차네요

눈감으면
모습이 아른거려
추억 담긴 거리를
미친 듯이 헤매고 있네요

이런 게 미련인가요
가슴이 터져버려 미칠 것 같은

강물에 배 띄워 놓고
사공 되어
천 년 만 년 당신을 기다릴까요

우리 이별이 숙명이라면
아아, 세월이 흐른 뒤
언젠가는 언젠가는 잊혀지겠죠




백아절현

       
나의 여인아 너는 아니 고독한 세상에 너밖에 없다는 걸
내가 가진 사연도 내가 가진 추억도 너밖에 모른다는 걸
나의 노래는 너만 알지 세상의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지
사랑하는 사람아 네가 떠난 뒤 나의 노래는 아무도 들어 줄 사람없어

나의 친구야 너는 아니 외로운 세상에 너밖에 없다는 걸
내가 가진 고통도 내가 가진 기억도 너밖에 모른다는 걸
나의 사랑은 너만 알지 세상의 그 누구도 이해하려 안하지
사랑하는 친구야 네가 떠난 뒤 나의 노래는 아무도 들어 줄 사람없어

그래도 나는 네가 돌아오길바래 한가닥 희망으로 줄 하나는
남겨놓았으니까 사랑도 우정도 너무 쉬운 세상에
다시 돌아올 너를 위해 가슴은 항상 열어놓고 있단다



나에겐 네가 소중해

                   
 
가지마 아직은 안돼 내 안에 있는 너를 어떡하라고
거기서 아직은 안돼 너와 나 사이의 추억을 어떡하라고
돌아와 나에게로 돌아와 너에게 해 줄 말이 있어
숨겨두고 숨겨두었던 하고픈 말이 아직 남았어
차마 날아갈까봐 차마 사라질까봐 너에게 못했던 말
"나에겐 네가 소중해"
가지마 거기 서 돌아와 차라리 내가 먼저 떠나게 해줘
소중한 우리 사랑 깨어질까봐 소중한 우리 사랑 없어질까봐
못했던 말 돌아오면 얘기해줄게
"나에겐 네가 소중해"




어차피

   
 
웃지도 말자 울지도 말자 세상일이란 다 그렇고 그런걸
미워도 말자 증오도 말자 인생사란 다 그렇고 그런걸
어차피 인생은 가다보면 혼자인것을
집착도 말자 무심하지도 말자 삶이란 다 그렇고 그런걸
어차피 인생은 살다보면 나만의 고통인것을

묻지도 말자 그냥 웃어주자 사랑이란 다 그렇고 그런걸
잊지도 말자 그냥 놔두자 살다보면 다 지워지는걸
어차피 사랑이란 살다보면 혼자되는것을
왜 떠냐냐고 매달리지 말자 사랑이란 다 그렇고 그런걸
어차피 사랑이란 하다보면 나만의 아픔인것을




간이역

       
오늘도 우리가 즐겨찾던 그 작은 역에 갔었네
커피 한잔을 뽑아마시며 둘러보아도
우리가 함께했던 자리엔 우리가 없었네
키보다 더자란 길 옆의 코스모스들이 바람에 흔들리던
간이역 철길을 둘이 걸었었지
새들이 축복해주었고 나비가 반겨주었었지
커피 또 한잔을 뽑아마시며 주변을 둘러보면
환한 웃음으로 만나는 연인과 어두운 표정으로 헤어지는 연인들
기차는 기적으로 아쉬움을 달래며
어둠속으로 사라져갔네
오늘도 우리가 즐겨찾던 그 작은역에 갔었네
추억이 눈에 밟혀 바라볼수 없었네
웃고 떠들던 너와 나의 모습이 세월속으로 사라져갔네
행복했던 시절은 시간속으로 가버리고
나는 코스모스 피었던 그철길을 터벅터벅 걸었네
어디에서도 찾을수없는 오직 내 가슴속에만 있는 추억
우리의 사랑은 섬처럼 잠시 간이역에 머물렀던거야
우리 인생도 잠시 세상에 머물렀다가겠지
오늘도 우리가 즐겨찾던 그 작은 간이역에 갔었네



편지

   
우리 서로 오해로 헤어졌지만
수정처럼 맑고 밝던 모습을 기억한다
우리 서로 말 할 수 없는 사연으로 헤어졌지만
어린 아이처럼 해맑던 얼굴을 기억한다
너와 내가 함께했던 시간들이
너무 꿈만같아 혹시 꿈은 아닐까
찻집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바보처럼 바보처럼 아주 순진하게 웃어주면
내 마음도 대문 열듯 환히 열고 웃었다
우리 서로 오해로 헤어졌지만
그 오해 입춘에 얼음이 녹듯 사르르 풀어질날도 있을까
함께했던 기억이 너무나 아파
눈물이 흐르지만 너하고 같은 하늘 아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단다
너를 떠나보내고 오랫동안 잠을 설쳤지만
선잠을 자면서 우리 서로 환하게 웃으며
다시 만날날을 생각해본다 꿈을꿔본다
사랑아 사랑아 아름다운 사랑아




시간이 갈수록

시간이 갈수록 너도 내생각이 날거야
내가 싫다고 버리고 떠난 너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후회를 할거야
일을 하면서도 거리를 걸으면서도
문득 문득 내 모습이 환영처럼 떠올랐다 사라질거야
시간이 갈수록 우리 사랑이 진실이었다는걸 깨닫게될거야
내가 싫다고 등돌리고 떠난 너이지만
다른 사람을 사귀면서도 친구와 얘기하면서도
우리가 나누었던 사랑들이 그림처럼 떠올랐다 사라질거야
시간이 갈수록 너의 선택이 잘못된것임을 깨닫게 될거야
내가 지겨워졌다고 떠난 너이지만
언젠가는 울면서 내게 돌아올거야
시간이 갈수록 참된 만남은 너와나 뿐이었음을 알게 될 테니까



너를 사랑해서 미안해
 
나와 싸우면서 너는 말했지
그 많고 많은 사람중에 왜 나여야만 했냐고
너의 외침에 해줄말이 없었어
미안해 정말 너를 사랑해서
나도 몰라 왜 너를 사랑하게 되었는지
니가 너무 이뻐서도 아니야
니가 너무 똑똑해서도 아니야
그 많고 많은 사람중에 왜 너를 사랑했을까
하지만 난 한번도 후회 해본적이 없어
너를 사랑해서 미안해 정말 미안해
왜 너여야만했을까 나도 내가 미울때가 있어
사랑아 그게 운명이란 건가봐
사랑아 그게 인연이란 건가봐
너에게 조금이라도 고통을 줄 생각은 없었어
잘해주고 싶은 마음 뿐
나의 사랑아 어쩔수가 없었어
미안해 정말 미안해 너를 사랑해서 미안해




쿨하게 안녕

갈테면 가라 너를 이제 쿨하게 보내주마
우리사이 돌이킬수 없다면 아주 쿨하게 떠나라
사랑도 쿨하게 인생도 쿨하게 찬서리같이 아주 쿨하게
내 마음속에 가뒀던 빗장도 열어주마
끈질기게 잡고싶었던 인연의 끈도 끊어주마
쿨하게 아주 쿨하게 나를 떠난 너를 이젠 내가 떠나주마
갈테면 가라 우리가 가졌던 추억도 지워줄께
아주 쿨하게 산뜻하게 개운하게 떠나라
가슴에 담고있던 어깨에 지고있던
사랑이라는 응어리를 저 멀리 던져버리마
만날때도 빈손 떠날때도 빈손 쿨하게 쿨하게
어차피 우리 인생이란 공수래공수거하늘 
자 떠나라 아주 쿨하게 나에게서 떠난 너를 나도 쿨하게



보고싶다

니가 떠난뒤 내마음은 ,사랑해,가 아니야
보고싶다 보고싶다 하늘만큼 땅만큼
장난스런 표정으로 나를 즐겁게해주던 너
니가 떠난 내마음은 사막이되어 모래가루만 날린다
너의 웃음 너의 손길 니 그림자까지
보고싶다 보고싶다 목숨과 바꾸고싶을만큼
봄에서 가을까지 여름에서 봄까지
사랑했던 그날들이 같이보낸 그날들이
보고싶다 보고싶다 한줄기 그림자라도
시간이 지나면 이 그리움이 나는 없어질줄 알았지
생활의 틈새 틈새 밀려오는 울적함
자꾸만 그리움이 밀물들듯 밀려와
보고싶다 보고싶다 너와 내가 사랑했던 그날이




이것만은 알아줘

돌아와 달라고 차마 말은 못하겠어
그동안의 추억이 너무 아름답긴하지만
내가 너에게 보여준 모습이 한없이 초라하기에
차마 돌아와달라고 말은 못하겠어
니가 떠난건 모든게 내탓이야
이제와서 누구를 원망하겠니
우리 사이엔 사연이 너무 많아 오해도 너무 많아
그래서 니가 떠났지만 모든게 나의탓인걸
먼훗날 니가 마음을 열고 돌아올수도 있겠지
아니면 영영 돌아오지않을수도
그래도 이것만은 알아줘 나는 너를 사랑한다고
모든게 내탓이야
그래도 이것만은 알아줘 나는 너를 사랑했다고



가끔씩 널 미워해도 되겠니

가끔씩 니가 사무치도록 미워지곤해
사랑했던 깊이만큼 미워지기도하나봐
그럴땐 널 미워해도되겠니
시간의 수레바퀴를 되돌릴수 없듯이
깨어져버린 유리컵에 물을 담을수 없듯이
우리 애증의강은 멀리 흘러가 버렸다
무슨 일이 생기면 너에게부터 얘기해주던
그래서 같이 공유하던 즐거움
이젠 그 누구한테 전화를 해야하나
티끌보다 작은 비밀이라도꺼내 나누며 깔깔대던 웃음들
이젠 저혼자 마음속에서 메아리로 텅텅울린다
너와 얘기 할수 없다는 것이 너에게 전화 할수 없다는 것이
너무 허전해 허공에 대고 소리를 질러본다
너와의 익숙했던 행동들이 갑자기 하나 둘 툭툭 튀어나오면
그 익숙함에 쑥스러워지기도해
가끔씩 니가 사무치도록 미워지곤해
사랑했던 깊이만큼 미워지기도하나봐
그럴땐 널 미워해도 되겠니



안부

나를 버리고 떠난 너이지만 나는 니가
불행하기보다는 행복하기를 원해
울기보다는 웃어주기를 원해
그렇게 해준다면 내마음이 덜 아플것같아
그렇게 하고 있다면 내마음이 덜 괴로을것 같아
습관 버리고 끼니는 제대로 먹었는지
바람은 차가운데 옷깃은 제대로 여몄는지
비는 오는데 우산은 잊지 않고 챙겼는지
혼자서 외로워하며 울고 있지나 않은지
나를 버리고 떠난 너이지만 나는 니가
불행하기보다는 행복하기를 원해
울기보다는 웃어주기를 원해



미련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만 혹시나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창밖을 내다보곤 한다
너와 닮은 사람이 있으면 가까이 다가가서 보게되고
길을 가다가 뒷모습이 같아보이면 뛰어가서 얼굴을 확인한다
전화벨이 울리면 혹시 니가 아닐까
발신번호부터 확인하게 되고
모르는 번호가 찍히면 다른 사람을 시켜서
나의 안부를 물어보려고 하는것이 아닐까
마음가득 기대를 하고서 받기도한다
확실히 떠났다는 것을 알면서도
내마음은 아직도 너의 곁을 맴돌고 있다
돌아와달라 돌아와달라 차마 말은 못하겠다
그래도 한줄기 미련은 떠날줄 모르고
돌아와줘 돌아와줘 한 번만 기회를 더 줘
이젠 정말 잘할게 이젠 정말 잘할게 중얼거린다





너의 이름은 배신자

이름을 안가르쳐주길래 나는 그냥 꽃순인줄 알았지
내 마음을 도려내서 훔쳐가버린 너의 이름은 배신자였구나
이름을 말하지않길래 말못할사연이 많은줄 알았지
내사랑 뽑아내서 도망가버린 너의 이름은 배신자였구나

죽어도 배신은 안한다고 속삭이던말
먼저는 떠나지 않겠다고 맹세하던 것
모두다 거짓이었구나
이럴줄 알았다면 이럴줄 알았다면 마음만은 주지말것을
사랑을 훔쳐가버린 너는 너는 배신자

이름을 안가르쳐주길래 나는 그냥 꽃순인줄 알았지
내마음을 도려내서훔쳐가버린 너의 이름은 배신자였구나
이름을 말하지않길래 말못할 사연이 많은줄 알았지
내 사랑 뽑아내서 도망가버린 너의 이름은 배신자였구나



너의 이름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나를 못믿어도 너만은 믿어줄줄 알았지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나에게 손가락질해도 너만은 감싸줄줄 알았지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나를 미워해도 너만은 사랑해줄줄 알았지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날 떠나도 너만은 곁에 있어줄줄 알았지
떠난 사람은 떠날 사람
떠날 사람은 떠난 사람
그래도 아쉬움에 너의 이름을 불러본다






용서해 줄 수 있겠니

우울하게 바람이 불고 하늘에 구름 끼인 날
창밖을 내다보고 있노라면
너에게 잘못했던 일들이 퍼즐처럼 떠올라
가슴을 훑어내린다
마음의 창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너를 괴롭혔던 일들 하나하나가 영화처럼 떠올라
가슴을 훑어내려 쓰라리게 한다
용서해 줄 수 있겠니
너에게 했던 모진 말 모진 행동
멍하니 창 밖과 창 안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드디어는 광풍이 불고 비가 내린다 유리창이 깨진다
용서해 줄 수 있겠니
모진 말 모진 행동 장난으로 말했던 농담 한마디까지




니 생각이 나면

니 생각이 나면 애인아 나는 하늘을 쳐다본다
즐거웠던 시간을 떠올리면 흐린하늘에 햇살이 나고
괴로웠던 시절을 떠올리면 맑은 하늘에 비가 내린다
사랑했던 사람아 아니 사랑하는 사람아
니 생각이 나면 나는 거리를 걷는다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면 세상은 천국이 되고
고통스러웠던 순간을 떠올리면 세상은 지옥이 된다
사랑하는 사람아
나는 하루에도 지옥과 천국을 수십번 왔다갔다하고
니 생각에 병만 깊어간다
보고싶은 사랑아
걷다보면 눈물인지 땀인지 모를 물이 흘러 내리고
너를 위해 오늘 순교하고 싶다





그리움은 별이 되어

오늘도 너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하늘에 올라가 별이 되어 반짝인다
오늘도 너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하늘에서 내려와 눈이 되어 소복이 쌓인다
오늘도 너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산에서 걸어나와 꽃이 되어 피었다
오늘도 너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새들을 불러 너에게로 날려보낸다
그립고 보고 싶고 사랑하는 사람아
내 그리움은 별이 되어 하루종일 반짝인다




전화해

화가 났더라도 믿기가 싫더라도
전화를 해다오
마음을 열어 놓고 서로 대화해야지
마음에 빗장을 꽂으면
우린 영원히 헤어질지도 몰라
아쉬움만 남긴채

말하기 싫더라도 꼴보기 싫더라도
전화를 해다오
가슴을 열어 놓고 서로 얘기해야지
세상에 빗장을 걸면
우린 영원히 엇나갈지도 몰라
오해만 품은채
 
옛날 그때처럼 기다리고 있을게
전화를 해다오
우리 둘 사이로 안타까운 시간만이
너무도 빠르게 빠르게
야속하도록 흘러가고만 있잖아
미움만 감춘채




기다리고 있을게

니 마음이 나에게로 돌아서는 날까지 나는
기다리고 있을게
하루 기다리는 것이 천년 기다리는 것같아
너무 길게 느껴져도
니 얼굴에서 함박꽃같은 웃음이 피어나 나를 찾아올때까지
이틀 기다리는 것이 만년 기다리는 것같아
너무 아득하게 느껴져도
너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껴 나를 찾아올때까지
미루나무가 항상 거기 서있듯 너를 기다리고 있을게
기다리다 기다리다 돌기둥이 되는 한이 있더라도
세상에서 너 아니면 안되겠기에
내 생애 다하는 그날까지
기다리고 있을게
너와의 추억이 너무 소중해
나누어야 할 사랑이 아직 너무 많이 남아
들국화같이 늘 그자리에 서서
기다리고 있을게 기다리다 지치면 잠시 쉬었다가 기다리고
내 온몸이 기다림이되어
기다려도 기다려도 대답없는 너를 길가에 전봇대같이 나는
기다리고 있을게




견우와 직녀

견우는 직녀를 너무도 사랑했고 직녀는 견우를 너무도 사랑했네
나는 너를 너무도 사랑했고 너는 나를 너무도 사랑했네
너무 애절한 사랑은 세상의 모든것이 질투하여
멀리 떨어져 살도록 시기한다네
견우와 직녀 사이엔 은하수가 흐르고
너와 나 사이엔 애증의 강이 흐르지
너무 아름다운 사랑은 하느님도 질투하여
멀리 떨어져 살도록 시기한다네
그러나 그사랑 아무도 막을 수 없어
일년에 한번씩 만날수 있다네
서로 강을 사이에 두고 만날날만 손꼽아 기다리다가
까마귀 까치가 다리를 놓아주면
눈물겨운 두 사람은 사랑의 회포를 풀지
사랑이 너무 애절하고 아름다우면
세상의 모든 것들은 질투를 한다네
둘이는 같이 살지못하게 되고 헤어져야 한다네
저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중에 견우와 직녀가 있고
땅에는 초라한 전등불 아래 헤어진 너와 내가 있다네
시기도 질투도 오랜시간이 흐르면 색바래고 삭아내려
사랑하는 사람은 결국 만나게 된다네
애절하고 아름다운 사랑은 막을길이 없다고
오늘도 저하늘 별들중에 반짝이는 견우와 직녀가 알려주네




니 생각만하면 눈물이 나

니 생각만하면 눈물이 나
어느 하늘아래 고생은 안하는지
무릎에 머리 밖고 울고있지나 않은지
너무 순수해서 바보같던 너
겁이 많으면서 센척하던 너
정이 많아 오히려 무시당하던 너
그 정때문에 가끔씩 내생각에 빠지는지
나를 잊기위해 몸부림치며 사는지
내 삶은 왜 이럴까 세상을 원망하지는 않은지
니 생각만하면 눈물이 나
겉으론 웃고 있겠지만 속으론 울고있을 너






안녕
 
만나지 말았어야할 사람이었는지도 몰라
하지 말았어야할 사랑이었는지도 몰라
돌이킬수 없는 인연이라면
괴로운 내 마음 다 던져버리고
깨끗하게 잊어주는게 마지막 예의인지도 몰라
후회없는 사랑을 할수있게 해준 너에게 고마워하며
더이상 추해지기 전에
마음속에 남아있는 너를
웃으면서 보내주는게 마지막 사랑인지도 몰라
돌이킬수 없는 사랑이라면
고통스런 미련 던져버리고
그만 이쯤에서 안녕하는게 좋을지도 몰라
자유롭게 훨훨 날아가라고
인연의 끈을 풀어주는게 좋을지도 몰라
그동안 고마웠어 부디 행복하길 바래






그대 떠나고 겨울이 온다

그대 나를 외면하고 돌아서 버린 날
한없이 높고 푸르던 가을 하늘은
마치 얼음조각처럼 산산히 찢어져버렸습니다
그대 나를 버리고 떠나 버린 날
바람은 광풍으로 돌변해
아직 덜 진 가지의 단풍들을
샅샅이 훑어내렸습니다
여기저기 흩어져 서 있는 앙상한 나무들
그대와 헤어진 날
나는 그대가 가르쳐준 울음을
우물 속 두레박을 흔들 듯 소리없이 울었습니다
몸이 마구 떨렸습니다
그리고 또 어쩌란 말입니까
그대가 떠나고 겨울이 옵니다





그대는 나에게

     


그대는 나에게
무슨 의미였을까요
나는 그대에게
또 무슨 의미였을까요

하루를 불태운 태양이
서쪽 하늘에서 노을로 지고 있습니다

저 살아있는 모든 것들
저 존재하는 모든 것들

바람이 어느 곳에선가 불어와
저들을 스치고, 나를 스쳐
그대에게로 불어 갑니다

물음표를 그리며 살아 온 하루
오늘은 또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나를 스쳐 지나간 수많은 사람들
나를 알고 있는 많은 사람들
나는 그들에게 무슨 의미였을까요

그대, 라고 물음표를 썼다가
지우고 느낌표를 그려봅니다
나, 라고 쓰고 옆에 느낌표를 그렸다가
지우고 물음표를 써 봅니다

그대는 나에게
무슨 의미였을까요
나는 그대에게, 진정
또 무슨 의미로 남을까요







이별의 의미

       


그대 떠난 후에야
이별의 의미를 알았습니다
따뜻한 봄날 양지쪽에
새싹 돋듯 다가와
꽃이 피듯 사랑을 심어 주고
떠나버린 그대

그대 떠나고
나는 한동안 방황했지요
몸부림 치듯 괴로워했지요

그대 떠난 후에야
이별의 진짜 의미를 깨달았습니다
이별은 헤어짐이 아니라
또 다른 그대와의 만남이라는 것을

오늘도 그대를 보내며
또 그대를 만납니다

시간처럼 흐르는 강물,
달력 속의 그림을 바라보며,
저녁이면 날마다
숫자 적힌 달력을
한장 한장 찢어버립니다





흔적


꽃이 피었다 꽃이 진 꽃나무에
흔적이 남듯이

냇물이 흐르다 말라버린 그 자리에
흔적이 남듯이

빗물에 젖었던 책이 마른 후에도
흔적이 남듯이

그대가 머물렀던 내 마음 속
온통 그대 흔적으로 가득합니다

잊으려 잊으려해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지우려 지우려해도 지워지지 않습니다




이름



그대는 내 마음에
도장 새기듯
그대 이름 새겨놓았습니다

그대는 내 가슴에
문신 그리듯
그대 이름 새겨놓고 떠났습니다

잊으려 내뱉어도
사라지지 않는 이름

중얼거리면 중얼거린 만큼
부르면 부른 만큼
오히려 나는 몸살 앓습니다





그대의 울음소리를 듣다


나를 떠나면 그대는
행복한 사람이 될 줄 알았는데
그대의 울음소리가 들려옵니다
내게 다가와 가르쳐준 그 울음을
그대 홀로 울고 있음이 내 몸으로 느껴집니다
나를 떠나면 그대는
행복한 사람이 될 줄 알았는데
방황하는 그대의 모습이
소리소문없이 내게 들려옵니다
그대와 나는 왜 더 참지 못했을까요
인내가 삶의 미덕임을
그대와 내가 싫어져서 등을 돌려도
그대와 내가 아니면
행복해질 수 없음을
헤어진 후에야 더욱더 절실하게 깨닫습니다











해후


목숨이 참으로 질기다지만
인연이란 목숨보다 더 끈질긴 것 같습니다
떨어진 꽃잎으로 바람 속을 헤매다가
퇴색한 낙엽으로 겨울 속을 떠돌다가
우린 결국 이렇게 마주보며 서 있습니다
그대의 떨어진 구두축
나의 헤지고 낡은 코트깃
결국은 이렇게 될 것을
우린 너무 먼 길을 돌아왔습니다
그대가 떠돌던 길을 묻지 않겠습니다
내가 방황하던 곳을 묻지 말아주십시오
내 맘 속에 알 수 없던 허전함이
그대 때문이란 걸 이제야 알겠습니다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던 허전함이
바로 그대의 자리라는 것도 알겠습니다
헤어져 있던 시간만큼 그대를 더 사랑할겁니다
방황의 시간만큼 단단해진 우리 사랑
고통의 기간만큼 끈끈해진 우리 마음
작은 사랑의 겨자씨는
무성한 수풀로 자라 세상 속에 우뚝 설 것을
우린 눈빛 하나로 느낍니다
내 손을 잡아주세요
그대에게 안기고싶습니다





그대와 나의 앞에는


그대와 나는
험악한 산맥을 넘어왔습니다
그대와 나는
태풍의 바다를 건너왔습니다
그대와 나는
메마른 사막을 지나왔습니다
그대와 나는
무더운 밀림을 헤쳐나왔습니다
이제 그대와 나의 앞에는
기름진 평야가 펼쳐져 있습니다




또 한 번 반성합니다
 

또 한 번 반성합니다
만취한 친구를 택시에 혼자 태워 보낸 거
그래서 정신없는 친구가
가택 무단 침입죄로
파출소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한 거
또 한 번 반성합니다
나의 이기적인 마음에
주변 사람들이 피해를 입은 거
또 한 번 반성합니다
나의 거친 말로 인해
그대 마음에 상처를 남긴 거
또 한 번 반성합니다
삶을 좀더 진취적으로 살지 못한 거





둘이서


그대 앞에 가면
내가 뒤에 따라가고
내가 앞에 가면
그대 뒤에 따라오고
우리는 둘이서
한평생을 가렵니다





사랑이 꽃피는 날
      -결혼식 축시

                   

어느날 나는 그대의 느낌이
내 가슴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 잔잔한 사랑의 노크소리에
나의 마음은 설레이며 또 설레이며
안개꽃보다 그윽한 당신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당신은 잠자던 나를 깨우고
나는 당신의 향기에
세상이 우리앞에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두 줄기 강물로 흐르다가
오늘은 졸졸졸 사랑노래 부르며 한 몸 되어
우리의 보금자리 바다로 바다로 나아가는 날
바다는 우리가 살아가야할 세상
어느날은 거센 파도 일어 우리를 괴롭히고
또 어떤날은 태풍도 날카롭게 밀려올테지만
우리는 서로 사랑하기에
우리사랑 느껴지면
세상은 물결을 낮추고
온통 아름다운 모습으로 꽃피어날 겁니다
사랑하는 그대여!
살면서 당신이 꽃이 되면 나는 나비가 되고
당신이 이슬이 되면 나는 풀잎이 되겠습니다
오늘은 우리의 사랑이 꽃피는 날
꽃이 피고 나면 언제나 열매가 열리듯이
우리의 사랑도 화알짝 피어나서
사랑의 결실인 행복이라는 열매도
능금처럼 알알이 맺힐겁니다
그대여!
당신이 나를 사랑하고 내가 당신을 사랑하므로
우리는 진정 어디까지나 하나입니다





동반자


나는 그대의 애인
그대는 나의 애인
나는 그대의 친구
그대는 나의 친구
나는 그대의 동반자
그대는 나의 동반자
언제나 어디서나
멀리 떨어져 있어도
눈 나리고 비 나리는 진흙탕 길도
고통으로 가득한 가시밭길도
세상 끝나는 날까지
함께 가지요


[이 게시물은 운영자님에 의해 2011-06-18 00:24:44 수정과 추가에서 이동 됨]
1 Comments
가을 2007.01.15 13:33  
안녕하세요.
'이제 그만 그 누군가를 만나고 싶다'외 101편이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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