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심 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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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심 시인입니다

이은심 2 2314
몇해전에 가입하여 로그인은 되는군요.
시인의 홈이 없어 어디에 글을 올려야 할 지 난감합니다.
도와주세요.


yies0307@hanmail.net




인디아나 존스


1.

화산 폭발이 잦고
지각판이 자주 흔들리는 지구로부터
탈출하는 꿈을 지닌 우주과학시대에

고대하늘을 사다리로 오르내리던
가난한 무녀의 딸은
신의 심장을 얻었는 지

숲과 강에
무지개 옷자락을 너울거리며
하늘의 살점을 잘게 흩뿌리고 다닌다

저 알 수 없는 심연에서 솟아난 검은 눈동자로부터
태양의 신전에 바쳐진
소녀의 기억이 흘러나오는 걸까

하얀 돌계단 위로 흩어지던
피빛 비명소리 골짜기에 메아리치더니
그해 마을은 가뭄에서 건져졌다

그날 태양의 신전에 바쳐진 고대소녀들이
크리스탈해골이 되어
대지를 지키고 있었던 것일까

2.

죽은 소녀가
되살아나는 순간을 우리는 알 수가 없다

잠든 태양의 얼굴을 두 손으로 어루만져
사일렌이 흔들어 잠에서 깨우더니
그 쏟아지는 광채에 심장이 파열되는 순간에야

믿을 수 없는 기적의 사건이 일어나
지구촌을 들끓게 했음을

천년 관 속에 쌓여있던 정체된 독가스가
고대신전 바깥으로 흘러나와
최초의 탐험자들 죽게 하였음을

죽은 소녀가
왜 스스로 관을 두발로 차고 나와
뜬눈으로 태양을 끌어안고 자폭,
다시 관속으로 들어가는 길을 택해야 했는 지


3.

아마존 강기슭을 따라
태고의 짐승들의 울부짖음을 듣는다

태양의 눈동자
쪼아먹고 자라난 시조새가
캄브리아기 기억을 밤 마다 토해내어
우거진 덤불 뒤 짐승들이 따라 울게 하고
한낮이면 한차례 스콜을 내리게 하던

여덟가지 빛깔의 깃털이
무지개햇살에 반사되어
저 고대태양의 제단의 하얀 돌계단으로
토착민 소년을 달려가게 하던

기회와 변신으로 이어지는
태초의 시간대에

태양조의 눈동자는
식인종처럼 반들거리며
한 번 부리에 닿은 것은
끝까지 쪼으는 근성으로
절대의 눈빛을 읽어낸
수도승으로 자세로
언론데스크를 지키고 있다

너무 앞서서 달리는 사람들
목숨을 신에게 바친 자이다
그가 죽든, 살아남든 
신이 결정한다.


4.

우주의 지렛대를 쥔 자의
Q를 알아 듣고
작두타는 시베리아 무당의 가슴에서
신명의 피가 흘러내린다

처녀지의 신선한 피를 좋아하던
제국주의 약탈자들에게
조국이 바친 희생물은 얼마나 될까

차마 부끄러워 말 못하는
식민지보고서를 있는 대로 쓸 수 없는 사람들
북망봉 아래 하루 다르게 늘던 무덤 만
눈을 감고 헤아렸으리

지구경찰에게도 낮과 밤이 다른 것이
어찌할 수 없는 인간의 숙명이라면,
선과 악을 나누며, 질과 양을 헤아리는
저울을 만든 자에게 물어 보리라

강자와 약자의 생존논리가
저마다 다르게 싱싱하게 펼쳐지는
야생밀림지대에 도시의 회색인,
그대가 먹히지 않도록 조심하라!


5.

크리스탈 해골의
뻥 뚫린 구멍 속으로부터
순수의 결정체 깨어진
눈부신 빛이 흘러 나온다

신의 정원
떨어진 장미꽃잎을 모아
향수를 빚어내던
공방을 지키던 가난한 여인들

변두리 골목의 덧창
가녀린 햇살을 하루 하루 끌어모아
태양의 제단으로 바치던 낡은 습관은
아무 흔적 없이 사라져 갔어도

새로 태어나는 아기의
달팽이관 소용돌이치는 귓속으로
바다의 뒤척임같은
그녀가 부르는 자장가가 들려온다

아기의 연약한 심장을
파도의 속삭임이 도와
가난한 여인들의 눈동자에도
해변의 태양의 불꽃이 되살아난다
[이 게시물은 운영자님에 의해 2011-06-18 00:25:01 수정과 추가에서 이동 됨]
2 Comments
가을 2008.05.22 18:24  
안녕하세요.
시인님의 약력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성기석 2008.06.05 11:18  
시에서도 이렇게 장르나 소재 개척이 가능하군요
판타지 시 장르라고 해야할까요  ,, 개성 뚜렷하고 매력있는 시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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