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못 이루는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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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못 이루는 밥

준상 0 1181
잠 못 이루는 밤에
                                                    준상
함박눈 소복소복 쌓이는 소리
정숙한 여인의 옷깃 소리
살며시 내 마음 섶을 열고 들어와
그리움으로 차곡차곡 쌓이는 구나
쌓이고 쌓여 산을 이루어
나로 포근함을 꿈꾸게 하려무나.

날이 새면 쌓인 눈이 녹아내리려나
내 마음에 쌓인 그리움도 녹아 내려
여울져 강수를 이루어
지나간 세월, 세월 기나 긴 날들
인고의 흔적으로 흠이 진 상처들을
희우(喜雨)의 안위로 씻어주려무나.

어느새 날이 새려나
  멀리 개짓는 소리
이른 새벽 먼 길 온 길손은 아니려니
밤새워 화투노리라도 했나보다

2012년 월 어느 눈 오는 밤에. 강원도 영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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