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육사의 육사시집(서울; 서울출판사, 1946) 시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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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육사의 육사시집(서울; 서울출판사, 1946) 시연구

李英芝 0 2373
이육사의 육사시집(서울; 서울출판사, 1946) 시연구

널리 알려진 진성 이씨들의 시에는 이 퇴계의 「도산십이곡」 시조와 이육사의 육사시집의 시들이 있다. 우선 이퇴계의 「도산십이곡」 발의 전문을 들 수 있다. 이육사의 조상이기도 하지만 온계 노송정파의 이십삼세의 진성기가인 본인에게도 그러하기 때문이다. 목적은 역사적인  이육사의 배경보다 이퇴계의 학문적인 견해가 더 전통성과 연관되어서이다. 이퇴계는 시를 시속말로 엮어야 되겠으나 대개 나라 풍속의 음절이 그러지 않을수가 없었다...‘라고말하였다. 또 말하기를 도산 6곡이란 그 하나는 뜻을 말함이요, 그 하나는 학문을 말한 것이다.... 거의 비루한 마음을 씻어 버리고, 감발하며 화창하여 노래하는 자와 듣는 자가 서로 유익됨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였다.
이러한 내용은 시는 세상을 희롱하거나 거칠어서는 되지 않는다와 시는 정성에 감동함이 있어서 제 3자에게로 유익함을 주는 것이어야 한다이다. 기가 용사해도 역시 이가 기보다 강해서 천리의 공을 잃지 않은 것의 칠정을 중요시 함이 된다.

이육사의 시
이육사 시는 1964년 그의 20주기가 되는 해부터 관심의 대상이 되어 왔다. 주로 귀족성을 띄면서 센티멘탈리즘을 세련시킨 저항시인의 대표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평가는 실제 이육사의 일생에서 비롯된 배경과 그의 시에서 흔들리지않은 이성적인 측면을 합하여 내려진 것이다. 이육사의 『육사시집』은 시어가 상승적 이미지에, 인간계에서 수녀, 초인이 있으며 동물계의 시어에 닭, 식물시어에 연꽃, 동물계에 갈매기, 박쥐, 물질계에 노아, 하늘(2), 종이, 하향유추에 인간계에 수인(2), 후궁, 홍수, 돌풍, 바람(3), 하늘(3),사막(2), 서리, 이끼, 주검, 쇠사슬, 채쭉, 배조각, 거미줄

부즈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내리고
매화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시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뒤에
백마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 이육사, 「광야」-

감동적이고 신인에 가까운 초인을 가장 목표달성으로 한다. 이육사는 “가난한 노래”의 씨와 긴밀하게 연관된다. 인간의 존재가 세계 즉 한국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장 리얼하고 비참한 일제의 현실속에서 그의 고유한 세계를 아무도 범하지 못함을 제시한다. “지금 눈 내리는” 현실과 이에 맞서는 매화향기가 긴장언어로 놓이면서 가난한 시인의 노래와 직결된다. 시인은 곧 초인이어서 상승적 세계를 이룩할수 있는 사람이다. 이미 이미지화되어 굳어 버린신이 아니라 인간의 범속성을 거친 초인이 된다.
육사시의 “가난한 노래”는 이상시에서도 발견된다. 이상은 “가난한 이슬”이라고 하였다. 시인이 자기 작품에 대해서 역사적인 상황을 늘어놓지 않는 대신 “가난한 노래”나 “가난한 이슬”로써 충분히 시대적 상황을 암시한다. 이 이(理)의 상황은 삶의 인식을 위한 가장 지향적인 표출이다. 비웃거나 도피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삶 속에서 가장 적은 “가난한 노래”를 부르면서 초인 지점에 도달한다. 때문에 숙명론을 거부한다.
따라서 시가 가장 그 특징으로 할 수 있는 극과 극의 긴장관계를 순수로 승화하여 시어 하늘을 통해서 이루고  있다.

· 하늘이 처음 열리고  「파집」
· 새벽하늘 어데 무지개서면  「절정」
· 하늘도 그만 지쳐버린 끝난 고원
· 강 건너 하늘 끝에 사막도 다은 곳
· 사막은 끝없이 푸른 하늘이 덮여  「강 건너간 노래」
· 하늘 한가 구름 뜨는 곳  「소년에게」
·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청포도」

육사 시의 하향적 기호는 ‘사막’이다. 인간이 살 수 없는 뜻의 상징성이 이 시어의 보편적 개념이다. 이러한 사막과 현실성의 차원을 넘어서서 구름 뜨는 곳에 가슴을 열거나 꿈구는 곳이 될 때 그곳은 인간의 노력이 깃들인 가난한 노래가 된다. 하늘이 처음 열리면서의 기적이 일어나 무지개가 서는 신화적 세계로 하여 육사시는 절망넘어의 희망을 전개된다.
육사시에서는 갈등이 별로 없다. 그 이유는 당연지사의 일이기 때문이다. 현실이 사막이라하더라도 하늘은 이 시인을 위하여 존재한다. 하늘을 꿈꾼다. 현실에서 신비한 그리고 확실한 그때의 일을 꿈꾼다.
육사는 극과 극 사이를 연결하며 그 사이에 몸을 넣는다. 절대적 대상과의 밀접성으로 하여 자아와  일체가 된다. 그러기에 감동 그것이다. 그 표현은 감탄사로 한다.
이러한 감동의 서정성은 육사시의 「청포도」에서 제시된다.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절이 주절이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 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을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 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 이육사 「청포도」

특히 끝연의 ‘아이야’는 감탄사로서 고시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조이다.

이야 벽재에 손이라크든 날아가고 -79
이야 네 권농게시냐 정좌수왓다 뢰라  -85
이야 저리짐칠만정 업다말고 내여라 -161
이야 잔득 부어라 시전송리라 -165
이야 점심도 려니와 의자독주내여라 -209
이야 만고니 후천에 와 닐러라 -233
이야 강호에 오고 낙대추심여라 -239

 이 ‘이야’는 모두 어떤 특정한 대상에게 명령하는 것이 아니라 서정적 감동의 장면에 대한 자연스러운 감탄이다. 그러기에 육사의 ‘아이야’는 신화구조로서 시조의 원형을 가진 시이며 시조의 특징이다. 곧 시조 종장의 첫 구의 의미이다. 따라서 육사시는 시의 외형적 의미에서 시조의 내면적 구조를 지닌 시조의 틀이다.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은”은 사실상 시조의 초장 역할을 하고  있다. 순수한 꿈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시조에서 초장은 꿈의 세계가 그 특징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반복이 2 · 3 · 4 · 5연에서 이루어지면서 각기 초 · 중장의 역할을  한다. 그리고 6연에 가서야 종장의 특성인 감탄사 “아이야”와 함께 종장의 외연과 내포의 일치를 이루고 있다. 즉 육사의 시 「청포도」는 초/초· 중/초· 중/종장의 구조로 되어 있다.
조선시대의 용비어천가 125장 중 125장이 “님금하”로 되어 있음과 이육사의 청포도 시는 동일하다. 육사시 “아이야”의 이러한 특징은 한국인이 그토록 좋아하는 전통리듬에 익숙함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한국시에서의 절창, 곧 자유시에서의 절창은 시조의 구조 특히 종장의 첫 구절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결과에 이른다. 이것은 한국시이며 시조의 원형적 본질이다.
육사시의 음운적 본질은 그의 시에서의 자음의 음가에서도 찾아진다. 시의 음운적 조직은 시조의 음운적 조직과 동일하다. 이러한 동일현상은 계속적인 현상이 일어난다고 할 때 한국시가의 특징이 되는 점이다.
육사시는 ㅂ음과 ㅅ 음을 강조한다.

· 바다의 흰 갈매기 같이도 
· 저 12성좌의 반짝이는 별들에게도 「황혼」
· 하늘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 흰 돛 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청포도」
· 버들피리 곡조에 불어 보내고 「연보」
· 나는 초ㅅ불도 꺼져 백합꽃 밭에 옷깃이 젖도록 잤소  「인편」
· 박꽃처럼자랐세라  「소년에게」
· 섣달에도 보름께 달 밝은 밤 「강건너 간 노래」
· 밤은 옛일을 무지개보다 곱게 짜내나니
· 내가 부른 노래는 그 밤에 강건너 갔소 「강건너 간 노래」
· 7색 바다를 건너서 「반묘」
· 파도나 바람을 귀밑에 듣네  「독백」
· 백마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광야」


· 한 바다복판 용솟음 치는 곳
· 바람결 따라 타오르는 꽃 성애는
· 황혼과 네 부드러운 손을
· 종소리 저문 삼립속 그윽한 수녀들에게도
· 암암히 사라져간 시냇물 소리 같아서 「황혼」
·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 쟁반에
·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청포도」
· 서리밟고 걸어간 새벽길 우에 「연보」
· 수만호 빛이래야할 내 고향이언만 「자야곡」

위의 예는 육사시의 압운 리듬이다. ㅂ음과 ㅅ음운 현상은 푸르고 시리고 청푸른 의지의 시를 한국어의 특징으로 살리고 있다. 늘 푸른강물이듯의 홍문표 시와도 동일하다. 한국인의 늘 푸른 의지이며 절개정신이며 선비정신이며 이 나라를 유지하는 맥의 언어이다. 
음소군의 규칙적 회기에 근거이다. 곧 육사시어에서의 이 음운 특징은 동천시가 가지는 ㅇ의 부드러운 음운이 아니라 그리고 ㄴ음운이나 ㅁ음운이 아니라, 마찰음으로 생겨나는 음이다. 또한 거친 ㄲ · ㅉ · ㅌ · ㅍ음운이 아니다. 입술과 입술이 부딪히면서서 생겨나는 ㅂ음운은 음가가 거세면서 강하게 작용하면서도 순수를 갈망하는 삶의 노래이다.
별과 바람과 바다 등의 순수한 언어를 통하고 그리고 ㅅ 음가의 리얼리틱한 현실성에서 발견되는 시각적인 언어리듬을 통하여 손, 삼림, 시냇물, 식탁, 수건의 언어리듬을 이룬다. 순수성을 지향하면서 현실을 외면하지 않은 특징을 지닌다.
조사한바에 의하면 ㅂ 음가를 사용하는 시인은 이영도 · 하한주 · 조운 · 박병순 · 최성연 · 정인보 · 이호우 · 신석정 · 노천명 · 김현승 · 송욱 등이 있다.
다빈도적 ㅂ 음을 명사 시어의 청음으로 사용하는 시인은 이병기 · 이태극 · 정훈 · 장순하 · 전원범 · 박경용 · 윤곤강 · 박영희 · 김영랑 · 이육사 · 조지훈 · 송욱 · 서정주 등이 잇다.
ㅅ 음가를 명사의 명사시어의 첫음으로 사용하는 시인은 이상범 · 이은상 · 송선영 · 박남수 · 김광섭 · 김기림 · 유치환 · 박두진 · 김춘수 · 이상 · 정지용 등이  있다.
이러한 작품 속에서의 무의식의 시어 선택은 동시에 그 공감대가 형성되는 시인들로 하여 한국시가의 특징을 알려준다. 동시에 시인의 특징이 되기도 한다. 그럼으로 이러한 특징 중 이육사 시는 ㅂ음가와 ㅅ 음가를 동시에 공유함으로서 한국의 애국자로서의 길과 시인의 길을 동시에 걸어간 시인이다. 서정 시인이면서 저항성을 가진 시인이라는 평가가 가능하게 한다. 이 나라를 유지하는 힘이 시에서 드러났다.
시는 현상에 대한기록이다. 시적 감정은 하나의 심리적 현상이다. 객관성을 가지는 평가는 이 시를 인식하는 주제가 된다. 육사시를 논할 때 주변적 이야기로 논하지 않더라고 가능한 이 평가는 특정한 언어체계의 구축으로 하여 몇 년 뒤에 일제로부터 벗어나는 놀라운 결과를 가져오는 시의 힘이다. 곧 시인이 노래한 시를 통하여 일제당시의 국민감정이 그대로 살아있게 하고 그것이 힘이 되어 독립의 결과를 가져오는 시인의 놀라운 힘이다.
육사시의 「청포도」의 힘은 오래도록 이 나라에 유지되어 오는 한국만의 특징으로서 이웃을 구하고 나라를 구하고 그리고 오늘날의 전 세계를 향해 시로 나타내는 메시지이다. 현실의 고통을 넘어 시가 살아있는 산 증거는 청렴결백한 대다수의 한국인을 상징한다. 그러기에 시조의 전통인, 이퇴계가 그토록 주장한 이(理)의 경지이다.
육사시는 가장 높은 세계를 향하여 그 손짓을 던지고 그로 하여 그 갈망을 해소하는 방법을 시로 택한다.
이육사시는 개인의 시가 아니라 국민의 소리이며 한국인의 갈망 시이다. 육사시는 ㅂ음과 ㅅ음의 다빈도 현상을 보이면서 현실을 이겨나가는 법을 순수로서도 순수의 시로서도 나타낼 수 있음을 보여준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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