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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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정화

오애숙 0 1455
-이 아침에



          감정의 정화

                                                                                                              은파 오애숙

    오랜만에 그리픽스 산에 등반한다.
    오늘은 왠지 아쉬움이 가슴으로 스민다.

    한국 같았으면 간밤에 내린  억수 비로 계곡마다 물이 철철 흘렀을 텐데.
    대지가 목이 멘 까닭인가!  시인 서화 씨의 허기진 봄이 가슴에서 맴돈다.

                    고독한 바다에 날리는 빗소리,빗물의 아우성은 아니다/바위를 핥으며 흐르는 빗물도/눈물은 아닐 것이다/
                    뭍으로 내린 빗물 은 가슴에 고여/마르지 않는 술잔이 되었다/유향乳香의 진액 같은 빗물/고통을 치유하는
                    전설 같은 빗물 그러나/빗방울이  차갑게 입술에 닿으니 아직은/허기진 봄이다        -허기진 봄 전문-서화

  눈 지그시 감고 추억의 눈으로 그 옛날 어린 시절 흐르는 계곡의 물을 바라본다. 예전에 어머니의 말씀이 오롯이 떠오른다. “난 말이다. 높은 산에서 계곡 밑으로 쫙쫙 흘러내리는 물을 보면 아주 기분이 통쾌하단다. 파란만장했던 인생의 찌든 때를 쫙쫙 훑어 내려가는 것 같거든.”

  중학교 시절엔, 무심코 듣기만 했을 뿐이었다. 그저 자연 속에서 쉽게 감탄하며 기뻐하시던 어머니의 모습에 작가가 따로 없고, 시인이 따로 없다 싶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분명 어머닌 자연과 넋두릴 하시면서 치유하신 거라 싶다.

  요즘은 힐링이 대새다. 한국어로 말한다면 자연치유다. 힐링'은 외래어다. 영어로 healing. 힐링의 사전적 의미에는 치유해준다는 뜻이 있다. 즉, 치유되다. 치유(마음)하다. 낫다. 치료하다. 고치다. TV 프로그램을 봐도 자연치유를 주제로 한 것이 많다. 경제가 어려워 요즘 사는 게 힘드니까, 혹은 지친 사람들을 위로해주는 영화, 드라마, 책, 음악 등등이 있다.

  현대인은 시시각각 변화를 갈구하는 세상 속에 살고 있다. 그 이유만으로도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민, 걱정할 일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자연치유가 필요한 것은 현대인에게 몸과 마음이 지치어 힘든 몸과 마음을 위로받아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함일 것이다.

  힐링 캠프라는 프로그램을 우연히 유튜브로 통해 몇 편을 봤다. 보면서 함께 프로그램의 주인공이 되어 가슴 아파 했던 기억이 새롭게 다가온다. 프로그램은 진행자에 의해 대화를 통해 자신의 잘못된 뜬소문 등 자신의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오해들을? 풀고 기분 전환한다. 더불어 사는 사회이기에 오해는 항상 있게 마련. 삶의 문제는 그 오해와 과장된 루머가 우울증으로 유발 되는 데 있다고 본다.

  다시 말해 힐링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다 싶다. 오랫동안 가슴에 담아있다 보면 머릿속이 생각이 많고 가슴이 답답하여 악화하여 자연치유 되지 못해 최악의 사태에 빠진다. 우울증이 조울증이 되는 사례가 있다. 우리 주변(연예인과 지인)에 소중한 생명을 스스로 끊는 경우를 봐도 새삼 자연치유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폭포에서 물이 쏟아져 내려 가듯 마음에 잡다한 것들을 떠내려 보내련만. 우리네 현실은 그러지 못하고 있어 가슴이 미어진다. 한동안 연속적인 소동에 국내가 떠들썩해 죽음으로 몰고 간 사건 등 매스컴을 볼 때면 자연치유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자연치유가 중요한 시대에 산다. 그 이유로 너도나도 힐링을 외친다. 어떤 이는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의 치유를 위해 시간을 투자하여 탁 트인 산속이나 계곡에서 몸과 마음의 위로와 안정으로 힐링 체험한다.

  어떤 이들은 아예 모든 것을 접어두고 귀농을 하는 이도 있다. 사람마다 저마다 힐링 느끼는 방법 조금씩 다르다지만 많은 이들의 마음에 간절하게 원하고 원하지만 여러 가지 여건상 할 수 없는 것이 현대인의 자연치유다. 그나마 나는 다행이라 싶다. 삼사십 분만 차로 가면. 산이든 바다든 마음대로 갈수 있다. 비록 그리스픽스 산 정상에서는  시원한 물 줄기를 볼 수 없지만.


  조용히 한 눈에 들어 오는 엘에이 시가지를 본다. 다른 날 보다 청명함이 반짝인다. 간밤에 내린 억수비 때문일것이라 싶다.감사가 가슴속으로 메아리친다. 지금까지 늘 나와 항상 동행하시는 주님이 내 곁에 있기에. 또한 마음의 심연을 뚫고 솟아오르는 맑은 샘 줄기가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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