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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이 영광이길 소망하는 이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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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4-16 23:22
노년이 영광이길 소망하는 이 아침
 글쓴이 : 오애숙
조회 : 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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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년이 영광이길 소망하는 이 아침

                                                                                                                                      은파 오애숙


  푸르름이 갈맷빛으로 물결치는 아침이다. 세미나가 있는 날로 특이한 주제가 가슴에 설렌다.
늙어가고 있다는 것일 게다. 시간이 없었지만, 시간을 쪼개어 참석한다.
 
  주제는 “노년이 영광되라”다. 참으로 아름다운 문구라 싶다. 참석하니 예화로 성경의 인물을 근거로 설득력 있게 강의한다. 백 세 시대를 향하는 시대에 살고 있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문득 C라는 할머니가 가슴으로 다가온다. 항상 바쁘게 사시는 분이다. 봉사 정신이 투철해 생활비를 쪼개고 쪼개 양로원에 물품을 보내거나 섬기시는 일로 분주하신 분이다. 겉으론 누가 봐도 혼자다.
 
  혼자 남는 건 외초로운 거라 싶다. 주변 지인들의 경우 보면 가슴이 무너져 온다. 요즘 들어 가까운 이웃의 아픔을 자주 보기 때문이다. 그들의 한결같은 마음이 '널 보내고 벙어리 냉가슴 앓듯 한동안 아무런 내색도 않고, 꽂아놓은 보릿자루가 되었다.' 이지 싶다. 얼마 전까지 친정아버님도 '벙어리 냉가슴 앓듯' 침묵으로 일관하셨기 때문이다. 친정아버님께서는 결국, 어머니 소천 후 1년 동안 양로병원을 4차례 비상사태로 입원하셨다. 건강에 적신호가 와, 일 년 사이에 몰라볼 정도로 건강이 나빠졌다.
 
  그 이후 한 달에 한두 번 빼고는 항상 아버님댁을 방문하여 건강을 살핀다. 아버님 사시는 아파트 내에는 짝 잃은 기러기가 되신 어르신이 많이 계시다. A라는 할머니는 짝 잃은 충격으로 우울증이 왔다. 식사도 거르다시피 했다. 그 후유증으로 영양 결핍에다 면역 결핍까지 오게 되어 사지가 뒤틀리는 병까지 앓게 되었다. 그뿐 아니다. 할머니 B는 자식들 모두 한국에서 산다. 외 조카 한 사람 계시지만 일 년 지나야 한두 번 전화 올까 말까이다 보니, 불안과 공포가 연합하여 두려움의 노예가 되어 안정된 삶이 아니다.
 
  심지어 헛것이 보인다.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정도다. 새벽 한 시, 두 시 …. 시간도 잊은 채. 초인종을 눌러 도둑이 들어 왔으니 잡아 달라고 요청한다. 경찰을 하룻밤 사이에도 서너 번 부를 때도 있다. 가끔 기억력 상실로 혼돈의 세계에서 실어증까지 갖고 계신 것 같다. 때때로 굴러가는 차바퀴 속으로 들어가고 싶단다.
 
  잠시 입장을 바뀌어 생각해본다. 마치 창가에 쏟아져 내리는 빗방울에 뒤섞어 닭똥 같은 눈물 흘려야 하지 않겠나! 흘러가는 빗줄기에 사라져 가는 쓰라린 편린을 비련으로 맛봐야 했을 것이다. 혼자 남는 건 외초로운 것이라 싶다. 허공에 회오리바람일 듯! 마른하늘에 날벼락 맞는 느낌일 것이라 싶었다. 한동안 심한 몸살 앓겠고, 가슴에 편린 하나 안고 사는 것일 거라 싶다.
 
  혼자 남는 건 외초로운 것. 하지만 친정아버님은 어느 정도 극복하신 것 같다. 바삐 사신 까닭일까 소천 2주년인데 1주년으로 착각하시고 계셨다. 아마도 혼수상태가 몇 차례 계속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다행히 신앙으로 극복하신 아버님은 예수 그리스 보혈을 지나 아버지 품에 가기까지 그리스도 예수로 인하여 견고한 심지 삼아 지탱하고 계신다.
 
  다행히 B 할머님도 만나 뵌 지, 이 년 사이에 몰라보게 안정된 마음으로 바뀌셨다. 아버님댁에 매일 방문하면서 어머님 대신이라 생각해 저녁마다 예배드리며 성경을 근거로 마음의 안정을 찾는 데 도움 주었기 때문이라 싶다. 그 결과 몰라보게 회복되었다. 주님이 함께 계심을 성경 통해 알게 되어 생애 속에 동행하시는 주님을 의지한 까닭이라 싶다. 새삼 신앙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혼자임에도 두려움 없는 사람은 많다. 앞서 밝힌 C 할머니의 연세는 89세다. 늘 바쁘게 사신 까닭일까, 이 십 년은 더 젊어 보이신다. 옷차림 세도 화장도 하는 듯 마는 듯하나, 신앙으로 봉사 정신이 투철하신 까닭일까, 내면에 간직한 싱싱함이 7월의 푸르름 같다. 앞마당에 주렁주렁 열려 탱글탱글한 초록빛의 토마토같이 풋풋한 향그러움이다.
 
  그녀는 혼자 사신다. 분명 혼자시다. 하지만 그녀의 삶 속에 삶의 길잡이 주님이 늘 그와 동행하고 계시기에 언제나 평안함이 넘쳐 보인다. 성경 말씀, “심지가 견고한 자는 평강에 평강으로 인도 하신다.”라는 것을 증명하듯! 그렇다. B 할머니와 C 할머니는 연세도 같기에 친구이시다. 하지만 어떤 관점으로 사시느냐에 따라 V자로 생각과 열망이 확연하게 달랐던 것이다. 구체적으로 관점은 이러했다.
 
  B 할머니는 ‘이 나이에 오늘이라도 세상 떠날지도 모르는데…. ’라는 생각이 늘 마이너스의 삶을 사신 거다. 월 페어가 나오기가 무섭게 찾아 생각 없이 쓰셨다. 열흘도 안 되어 통장에 바닥을 내신다. 때론 열쇠 수리로 백 오십 달러가 넘게 들어갔다. 자주 열쇠를 분실하시는 데, 옆 호실에 사시는 매니저를 기다려 도움 청하면 된다. 하지만 참지 못하고 수리공 불러 열쇠 만들고. 지급하기를 반복하다 보니 그랬었다.
 
  그녀와는 반대로 다시 C 할머니를 생각해 본다. 앞서 서술한 바처럼 노년이 아름답고, 노년이 영광스러워 보였다. 물론 세상에는 그런 분들이 많다. 미 대통령이셨던 지미 카터도 노년이 아름다운 분이다. 하지만 그런 분은 부와 명성이 있어 그 명성에 더욱 빛을 내고 있다. 하지만 C라는 할머니는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월 페어 천 불도 안 되는 액수를 쪼개고 쪼개어 선한 일로 남모르게 하시는 모습에 본보기 된다. 노년의 삶이 수정같이 빛나는 삶이라 싶어 아름답고 눈부시다. 마치 어둠을 뚫고 반짝이는 햇살처럼. 어디 그녀 뿐이겠는가!
 
  올해도 벌써 육 개월이 하늘로 나르샤 갔다.  하지만 아직 6개월 남아있다. 갈맷빛이 가슴에 메아리치는 7월이다. C 할머니, 젊은 시절부터 홀로되어  허공에 이는 모진 세월의 잔재 날리우고, 홀로 오뚝이처럼 서기까지 얼마나 가슴앓이 하며 살아왔겠는가. 측은함이 심연에 일렁인다. 하지만 승리하신 삶에 우러러 보인다. 자연스레 가슴에 파문 이는 맘에 박수갈채가 저절로 쳐진다. 그래서 일까!! 앞마당에 시든 채마밭에 정성을 다해 얻은 열매가 오늘 따라 더 싱그럽고 향그럽게 와 닿는다. 땡글 땡글 열은 토마토의 향그럼. 그 향그럼처럼 그녀만의 빛이 노년의 영광의 빛으로 반짝이는 아름다움이다.
 
  향그런 갈맷빛이 다시 물결친다. 코끝을 타고 마음 속에 다가오는 싱그러운 향그럼이다. 노년이 아름답다.'라는 깃발로 승리의 고지에서 휘날린다. 마음 곧추 세우는 이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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