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인슐린 여주의 추억(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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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 인슐린 여주의 추억(미국)

오애숙 0 1352
세상 속으로 (헤럴드 경제 A10  2015년 10월 6일)                                         

                                                        천연 인슐린 여주의 추억
                                                                                                                                              은파 오애숙
 


  해맑음이 유리창에서 반짝인다.
  벌써, 시월이다. 한국인의 날 축제가 있다기에 장터에 갔다.
 
  계절상 가을인데도 여전히 덥다. 하지만 일 년에 한 번 있는 장터가 코리아 타운에 섰다기에 설렘이 예닐곱 청춘 같다. 올해는 어떤 것들이 나의 눈을 환희의 도가니로 열 것인가. 사뭇 궁금했다. 하지만 나이 탓인지 발걸음은 우리 농산물 쪽 이다. 여전히 우리 농산물은 단연 짱 이다. 사고자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농산물만 따로 모인 장터에 발을 들어서는 데 즐비하게 젓갈류로부터 도라지진액까지 다양했다.
 
  그 중에 눈이 가는 농산품이 있었다. 여주로 만든 제품이다. 이유는 어린 시절 때 앞마당에 여주열매가 열려 늘 봐왔던 야채이기 때문이다. 물론 관상용으로 심은 것이었다. 여주가 노랗게 익을 때면 친구에게 우리 집에 와서 여주 열매 보라고 자랑했던 시절이 새록새록 기억에서 춤추며 눈가에 아롱거린다.
 
  여주가 첫해 열린 시절이었다. 아마도 초등학교 1~2학년이었던 것 같다. 노랗게 익어가는 여주를 신기해 바라보고 있으니, 어머닌 먹는 과일이 아니라고 절대로 따먹으면 안 된다고 말씀 하셨다. 하지만 집에 놀러온 친구가 “무슨 맛일까 궁금하지 않니?” 뱀이 하와를 유혹하듯 맛을 보자고 하여 한 개를 땄다. 칼로 반을 자르니 여주 속은 빨간색이었다. 친구는 신기하다고 알맹이를 입에 넣었다. 순간 쓴 맛으로 퉤, 퉤. 거리며 일그러진 오만상 얼굴이 되었다. 해맑던 얼굴이 우거지상으로 바꿔진 얼굴 때문에 한참동안 깔깔대고 박장대소로 웃었던 기억이 정겹게 떠오른다.
 
  어린 시절에는 노란색을 좋아했던 까닭인지. 노랗게 열린 여주를 자주 들여다보며 ‘노란 열매가 귤이나 감처럼 먹을 수 있는 열매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했었다. 심지어 ‘하나님, 이렇게 노랗게 익은 열매를 왜 먹을 수 없게 하셨어요.’ 투정하며 먹을 수 없다는 것에 이해가 안 되었던 기억이다. 그 당시에는 여름이 되어도 여러 종류의 과일을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때 다. 아마도 서울에서 살았던 까닭일 게다. 나의 어린 시절은 경제계획 5개년이 실시되기 전이어서 과일 같은 농작물을 서울에서는 흔하게 먹을 수 없던 시절이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아주 오랜 후에 여주가 당뇨에 놀라운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실제로 실험결과 포도주스를 마신 후 혈당을 재보니, 당 수치가 173으로 나왔다.
하지만 놀랍게 생 여주를 갈아, 한 컵의 주스를 마셨더니, 불과 30분 만에 90으로 떨어졌다. 여주를 꾸준히 복용하면 당뇨에 놀라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천연 인슐린이라는 것이 임상 실험결과 밝혀진 것이다. 여주의 성분들 가운데서 당뇨병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 식물인슐린(p-insulin)과 카란틴(charantin)이란 성분이라고 한다.

  연구 자료에 의하면 식물인슐린은 체내에서 인슐린과 비슷한 작용을 하는 펩타이드의 일종으로 여주의 열매와 씨에 많이 들어 있다. 식물인슐린은 간에서 당분(포도당)이 연소되도록 돕고 또한 포도당이 체내에서 재합성되지 않도록 함으로써 당뇨병 환자의 혈당치를 낮추는 작용을 한다고 한다. 카란틴은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기능을 활발하게 하는 지용성 성분이다.
 
  여주가 이들 두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 당뇨병 환자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세계 각국에서 연구자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고 하니 당연하다 싶다. 그 뿐만 아니라 여주에는 풍부한 비타민c가있어 피로회복에 좋다. 여주엔 비타민C가 100g 중 120mg이나 들어 있다. 또한 딸기의 80mg, 양배추의 40mg, 레몬의 90mg을 크게 웃도는 양이다.

  놀라운 사실은 여주의 비타민C는 수분이 많은 과육에 들어있기 때문에 가열해도 거의 파괴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하니, 잘 모르는 사람에겐 빅뉴스다. 그 밖에도 체내에서 비타민A로 바뀌는 베타-카로틴과 칼륨 철 등의 미네랄도 많다. 또한, 여주에는 지방분해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비만과 다이어트에 좋다고 하니 여성들에 인기 있는 식품으로 각광받기에 충분하다 싶다.
 
  특히 요즘처럼 더위로 인해 식욕이 없고 지칠 때 여주를 먹으면 기력을 회복 할 수 있다고 하니, 귀가 솔깃하고 눈이 반짝여 진다.
언제인가 친구가 여주를 1/2개와 요구르트나 두유, 제철과일 한 두 조각 넣어 갈아서 아침, 저녁 식사 후에 마시면 좋다고 했다. 또한 여주에는 많은 몸에 좋은 유기물이 많아서 많이 먹으면 병을 예방하기도하고 치유하는 식물이기에, 된장찌개나 김치찌개에 넣어도 되고 겉절이 부침개, 삼겹살을 구워먹을 때 함께 구워 먹어도 좋단다. (익히면 쓴 맛이 없어지기 때문)
 
  나의 체격은 그당시 마른체격이라 당뇨와는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관심이 없었다. 아마도 가장 적절한 이유는 젊은 시절이었기에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여주는 약이 아니고 야채이므로 기호에 맞게 먹으면 좋다고 하니, 친구의 조언이 생각났다. 아마도 건강관리가 필요한 나이가 된 까닭이라 싶다. 하지만 내 몸에 노란불이 깜빡여도 여주를 어디서 구한단 말인가. 그런 차에 한국인의 날 축제 기간에 여주를 발견한 것이다. 우리 주변엔 당뇨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그들에게 여주는 희소식이다.
 
여주의 효능을 알고 나니, 하나님께 투정했던 미안함에 쥐구멍을 찾는다. 하지만 창조주의 오묘에 등 뒤에 새털 달은 것처럼 날아가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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