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곡으로된 나의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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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으로된 나의시들

정용진 0 1288
가곡으로 된 나의 시들/정용진 시인

사 랑
     
그대는 누구이길래
고요히 앉아 있어도
속마음에 가득 차오르고

문을 닫아 걸어도
가슴을 두드리는가.

내가 찾지 못하여
서성이고 있을 때
그대 마음도 그러하려니

차가운 돌이 되어
억년 세월을 버티지 말고
차라리
투명한 시내가 되어
내 앞을
소리쳐 지나가게나

골목을 지나는 바람처럼
바람에 씻기는 별빛같이

그대는 누구이길래
이 밤도
텅 비인 나의 마음을 
가득 채우는가.
   
        국제시인 상 수상작품.    (가곡: 권길상 곡)



강 마을
       
내님이 사는 마을은
돛단배 밀려오고
따사로운 인정 머무는
버들 숲 강마을.

동산에 돋는 해
머리에 이고
가녀린 손길을 모두어 가며
한없이 한없이
기다리는 마음

애달픈 사연 토해놓고
기러기 떼 떠나가고
파아란 강심에
깃드는 강 노을

하아얀 모래밭
푸른 갈 숲을
끝없이 끝없이
가고픈 마음

외로운 초생 달
창가에 들면
멧새도 울음 멈춰
숲으로 드네.

그토록 오랜 세월
고운 꿈 가꾸며
이 밤도 잔잔한 강마을
창가에 쉬네.     
                    (가곡: 백경환 곡)

나목
           
그리워 애탄가슴
님 찾아 떠돌다가
길 잃어 잎 떨구고
너 홀로 선 자리에
차가운 서릿바람
돌아와 서성이네
구르는 낙엽소리
가을이 깊었는가.

낯익은 동산 떠나
그대를 찾았노라
부르는 그 음성이
티 없이 메아리져
아련한 추억들이
들길에 번지는데
그대의 발자국에
가을이 쌓여있네.
                        (가곡: 권길상 곡)

농부의 일기
               
나는
마음의 밭을 가는
가난한 농부.

이른 봄
잠든 땅을
쟁기로 갈아

꿈의 씨앗을
흙 가슴 깊숙이
묻어 두면

어느새
석양빛으로 영글어
들녘에 가득하다.

나는
인생의 밭을 가는
허름한 농부.

진종일
삶의 밭에서
불의를 가려내듯
잡초를 추리다가

땀 솟은
얼굴을 들어
저문 하늘을 바라보면
가슴 가득 차오르는
영원의 기쁨.
                (가곡: 권길상 곡)

산머루

꽃사슴도입 맞추는숲길 사이로조각하늘이 열리면그리움 못 견뎌고목 등걸을 휘감던산머루가 익는다.바람이세월로 흐르고세월이바람으로 흐르는외진 산록.길 찾는너의 옷 빛도주홍으로 물들고머루 향에 취한이 저녁산 노을이 붉다.          (가곡: 박환철 곡)

산울림
           
산에 올라
너를 부르니
산에서 살자 한다.

계곡을 내려와
너를 찾으니

초생 달로
못 속에 잠겨 있는
앳된 얼굴.

다시 그리워
너를 부르니
산에서 살자한다.

산에 올라
너를 부르니
산에서 살자 한다.

계곡을 흐르는
산들바람에

피어나는
꽃송이 송이들의
짙은 향기

다시 그리워
너를 부르니
산에서 살자 한다.
                        (가곡: 권길상. 박환철 곡)

장 미
      
새벽 안개
면사포로 드리우고
그리움 망울져
영롱한 이슬
방울 방울.

사랑이
가슴에 차오르면
비로서
아름아름 입을 여는
장미꽃 송이 송이들.

사납게 찌르던
가시의 아픔도
추억의 향기로 번지는
꽃그늘 언덕에서
뜨거운 혼 불로
타오르는 밀어여     
                (가곡-권길상 곡)


징검다리
      
동구 밖을 흐르는
실개천에
뒷산에서 굴러온
바위들을
듬성듬성 놓아 만든
징검다리.

내가 서서
기다리는 동안
네가 건너오고
네가 서서 기다리면
내가 건너가던
징검다리.

어쩌다
중간에서
함께 만나면
너를 등에 업고
빙그르르 돌아
너는 이쪽
나는 저쪽

아직도  
내 등에 따사로운
너의 체온.
                (가곡: 지성심 곡)


산행(山行)

낙엽이 지는 소린가 싶어계곡을 찾아드니외진 숲속에서꽃이 피고 있었다.빈손으로찾아간 나에게그는향기를 전해 주고웃음은 덤으로 준다.나도 그대에게무엇인가 주고 싶어찾았으나 빈손뿐겸연쩍게 돌아서는데지나던 바람이향을 싣고 따라와옷깃에 뿌려 준다.그대가 오는 소린가 싶어귀를 기울이니꽃이 지고 있었다.

                (가곡: 지성심 곡)


산정호수(山井湖水)
           
흐르는 세월 머물러
천년햇살 빛나고

갈 바람 멎어
산 그림자를 담는
너는
하나의 거울

하늘기려
솔개보다
깊푸른 눈매로
가냘픈 멧새의
숨결에도
가슴 떨어
붉게 물드는 마음이여.

내 뜻 청산되어
너를 품어
태고의 신비를 묻는
가을 한낮

초연한 걸음으로
산을 넘는
한줄기 푸른 구름.   
                (가곡. 전중재 곡)


         
몸집이 저리도
우람하게 크더니
마음 또한
가없이 넓구나.

눈비 뿌리고
바람이 거칠어도

자는 듯 깨어있고
깨어 있는 듯 잠든
인자(仁者)의 모습.

비운 가슴엔
명월(明月)이 찾아들고
고요히 솟은 자태엔
백운(白雲)이 서리었구나.

날고 기고
높고 낮고
크고 작은
영혼(靈魂)의 물결들을
하나같이 불러
품에 숨기는
산(山), 너는

그리운 가슴
영원(永遠)의 고향(故鄕).

                        (가곡. 권길상 곡)

축배의 노래 (결혼을 위한 축시)

참으로 아름답구나
화려한 의상
꽃다운 미소
싱그러운 몸매

찬란한
하늘의 축복이
이슬같이 내리는구나.

아담아(신랑의 이름)
네 그 황금 같은 날개로
이브(신부의 이름)를
포옹해 주거라
‘네 살 중에 살이요
뼈 중에 뼈“가 아니더냐

두 길로 와서
한 길로 향하는
거룩하고 머언
인생의 여정
때로는 기뻐하고, 성내며
슬퍼하고, 즐겁더라도
너무 겉으로 내색 말거라

삶이란
항상
서로를 의지하고
신뢰하며
끝없이 인내 하는 것

사랑은
베풀수록
샘물처럼 솟아나나니

이제
두 몸 사이에서 태어 날
꽃사슴 같은
자녀들을 맞이하면
너희들은 비로서
아버지와 어머니로
다시 태어나는 것
부족한 생각으로
저들을 서럽게 말거라.

복되어라
선남선녀가
부부의 연으로 맺어져
시작하는
인생의 복된 행로

그 앞길에
아름다운 향기와
싱그러운 열매가
가득히 맺히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하나니
부디 끝없이
사랑하거라
행복하거라.
            (가곡. 권길상 곡)
[이 게시물은 운영자님에 의해 2016-05-05 10:18:01 시인의 시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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