댑싸리와의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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댑싸리와의 인연

오애숙 0 2347
*수필


                                                          댑싸리와의 인연

                                                                                                                                                              은파 오애숙 
 
    친구가 임산부가 되어 임병淋病에 걸렸다고 했다.  소변이 적어져 걱정이란다.  모든 기능이 무너져 콩팥에도 문제가 생긴 것이다.

    어릴 때의 상식이 기억나 댑싸리를 달여 먹으라고 했다. 하지만 친구는 댑싸리가 뭐냐고 묻는다.  어릴 때의 기억이다.  등굣길에 늘  댑싸리를 만났다. 학교가는 길목. 조그마한 화단에 하얀색의 베고니아와 빨갛고 노란 꽃들과 함께 소담한 모양의 댑싸리가 예쁘게 담벼락을 장식하고 있었다.  지나치면서 몇 번이고 눈으로 쓰다듬어 주며 인사했다.  후에 전학 온 친구 집에 가서야 정확하게 이름을 알 수 있었다. 친구는 댑싸리에 대한 상식을 잘 알고 있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다, 한 학기동안 원예부에서 활동할 때 자세히 관찰 할 수 있었다.  물을 주며 관심을 갖고 보니, 잎의 색상과 자람세가 가지런해 어린나이에도 아름다운 식물이라 느꼈던 기억이다. 무엇보다 댑싸리가 옹기종기 모여 자라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잎이 연하고 부드러워 마음까지 편안하게 하였다.  원예부 활동은 수업이 끝나고 학교 식물원에 있는 각종 식물이 잘 살 수 있도록 매일 학교 다니는 동안 물을 주는 일이다. 댑싸리는 보통 1미터 가랑 자랐고. 7, 8월에 연한 녹색의 꽃이 피다 하얗게 되었다.  학교 정원사님은 댑싸리는 옆집과 경계 울타리로 심어도 멋지고 정원에 군식해도 좋은 식물이라고 설명해 주셨다.

  어느 날이다.  식물원 주위를 청소하시는 정원사께  “안녕하세요.” 인사 했더니.  쓸고 있는 빗자루가 댑싸리나무로 만든 빗자루란다. 봄날의 연하고 순한 잎이 어찌 그리 억센 빗자루로 변신했던지, 신기했다. 원예부원 중, 친구말에 의하면 예전에 살던 고향에 댑싸리가 들판이고 마당이고 여기저기 싹이나 많이 자라고 있었다고 했다. 정원사님은 들판에 여기저기 싹이나서 자라는 것은 원래 뜰 안에 심었던 것이 퍼져나간 것이라고 하셨다. 봄에 나온 어린잎은 나물로 만들어 먹고 국으로도 끓여 먹는다고 덧붙여 말씀했다,  예부로 활동하던 시기라 댑싸리를 잘 관찰 할 수 있었다. 댑사리는 잎이 자라고 무성해지면서 수형도 잡히고 폼이 났다. 계절에 따라 몸치장을 달리하였고. 어릴 때는 연한 녹색의 빛깔로 여리고, 한 여름에는 짙은 녹색으로 싱싱함을 뽐냈다.가을 들어서는 갈색으로 수명을 다해 보였다. 댑싸리는 꽃이 진자리에 씨가 맺히고. 좁쌀보다 더 작은 씨가 엄청나게 달렸다.

  그 후 알게 된 상식에 댑싸리 열매를 약재로 사용한다고 하니, 정말 신기하고 놀라웠다.  댑싸리 열매를 물에 달이거나 빻아서 사용하면 간 기능과 이뇨, 소종 등에 효능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어린 시절이기에 스쳐지나가는 얘기로 한 귀로 듣고 흘려보냈다.  이민 와서 친구가 아이를 낳고, 산후 후유증으로 병이 나 고민을 털어놔서야 잊었던 상식이 기억나 박수쳤다. 친구는 한의사의 도움으로 댑싸리를 구하여 3일 동안 달여 먹고 치료 받을 수 있었다.   
 
  댑싸리를 한의원에서는 지부자라고 말한다. 그 후에도 교인들 중에서 임산부가 임병으로 고민하면 적극적으로 알선해 구해주곤 했다. 알고보면 거의 대부분의 야생 식물들이 식용이나 약용으로 사용 되고 있는 것 같다.
 
  성품이 다른 두 아들을 바라본다. 매일 보는 하찮은 들풀도 색이 다르고 향이 다르다. 그냥 지나치는 들풀이라도 그 쓰임새가 다르다. 창조주의 섭리 아래 야생 식물 하나하나가 쓰임이 다르게 창조되었다. 어린 시절 기억의 댑싸리는 마치 나의 큰아들이 양순하여 부모의 뜻에 잘 따라 늘 마음에서나 손으로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듯 봄날의 댑싸리순을 생각나게 한다. 어찌 그리 순하였던지. 하지만 사춘기가 되니 자기주장이 강해 졌다. 어릴 때와는 백팔십도  바꿔졌다. 그래서 일까. 댑싸리처럼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댑싸리의 연하고 순한 잎이 쓸모없는 것 같았지만 멋진 빗자루로 변신해 나를 놀랍고 신기하게 했던 것처럼, 사뭇 내 아이들의 장래가 궁금해 진다.  하지만 댑싸리가 누굴만나느냐에 따라 그 쓰임새가 다르기에 방심해선 안된다고 다짐해 본다. 댑싸리가 따사로운 태양과 알맞은 비와 토양에서 잘 자라 준 것을 깊이 다시 생각해 보는 날이다.

  이 아침에 두 손을 모은다 . 아이드이 주안에서 말씀으로 공급받아 주님의 말씀이 발등상의 등불이 되어 쓰임받는 자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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