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가을 하늘 속의 진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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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가을 하늘 속의 진풍경

오애숙 4 28014
수필


LA 가을 하늘 속의 진풍경

                                                                                                                                                                  은파 오애숙


 
  어느새 가을이다. 청명함이 뭉게구름 사이로 활짝 눈웃음 친다. 능선에서 불어오던 하늬바람은 LA 시가지 바라보는 시선을 뒤로 하고 나뭇가지에 앉았다.
 
  우리 일행은 지금 그리픽스 파크(Griffith ) 정상에 앉아 있다. 이곳에 오게 된 이유는 한국 문인협회 미주지회 문학상 및 출판 기념회가 있어 정 수필가가 오랜만에 LA에 방문하였기에 왔다. 그는 설원(알레스카)에서 왔기에 이곳이 꿈결과 같을 거라 싶다. 그렇다. 사철이 따듯한 곳이 이 세상에 또 어디 있으랴! 그 역시 지상 낙원이라고 한국의 가을을 생각하며 기뻐했다 싶다. 한국 문인 협회 미주지회 회장님은 마음이 따뜻한 성품인지라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는 분이다.
 
  정덕수 수필가님을 모시고 그리픽스 산 정상에 앉았다.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이 두둥실 떠 있다. 산 아래쪽을 바라보니, LA 시가지에는 매지 구름이 덮어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한인 타운에서 10여 분 거리. 그리픽스 공원(Griffith )이 있다는 것은 행운이라 싶다. 하지만 이곳까지 온다는 것은 큰마음을 먹어야만 온다. 마치, 서울에 살면서 남산이 바로 코 앞이지만 학창시절에 도서실에 가기 위해 친구들과 갔었고 그 외에는 손가락으로 헤아려도 손가락이 남는 이치와 같은 거라 싶다.
 
  그리픽스 파크(Griffith)는 샌타모니카 산맥 동쪽 구릉을 그대로 살려 조성한 4천 에어커의 자연공원으로 뉴욕 센트럴 파크의 다섯 배 규모라고 한다. 시립동물원, 야외극장, 전망대, 골프장과 하이킹 코스, 미술관, 테니스 코트, 승마장 등. 흥미로운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널린 곳이다.
 
  정수필가 덕분에 문인협회 총무 일을 맡고 있어 함께 모처럼 산행에 나선 거다. 한국에서 살 때는 등산을 아주 좋아했다. 시간을 낼 수 없어 갈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지만... 모처럼 그리픽스 전망대가 보이는 곳으로 등반한 것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바뀐다는데 이곳 미국은 100년을 바라보며 설계하기에 변함이 없다. 하지만 어느 해였는지 전망대가 통제되었던 기억이다. 전망대 안으로 들어가기 전 일행은 산 정상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내려오는 중이었다. 어디서 날아왔는지 까마귀 한 쌍이 우리 일행 앞에서 비상하더니, 난데없이 불청객 한 마리가 날아와 세 마리가 서로 싸운다.
 
  먹이를 서로 차지하려 함일까, 쟁탈전이 벌어진 거다. 우리네 인생사를 바라보는 것 같았다. 특히 LA는 얼마나 치열한 삶인가! 학생은 학생대로 어른은 어른 대로 서로가 적이라 생각하고 배려 없이 경쟁하는 곳이 이곳이다. 우물 안 개구리의 삶이 이곳이라 싶다. 한 번은 새로 거처를 옮긴 아파트에 한인이 살고 있어 기뻤다. 아이들이 아직 어리나 학교 준비를 위해 학교 관계를 물어보니, 자기 아이들은 이 근처 학교로 다니지 않기 때문에 모른다고 왜 그런 걸 내게 묻냐 식이 었다.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자기 아이들과 결국 경쟁이 되기에 가르쳐 주지 않은 거라 싶었다.
 
  과거 한국 이민사 비근한 예로 이런 경우가 허다하다. 미국 현지 사람이 운영하는 A 상점이있는 데 한국인 운영하는 B 상점이 들어오면, 그 상점은 고전 한다. 이유는 밤새 완전가동에다(24여는 상점), 싼 가격으로 세일 하기에 잘 되던 상점이 어려움을 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잘 된다는 소문에 그 근처에 C라는 한국 상점이 들어 오면, A 상점은 춤을 춘다. 이유는 B와 C가 서로 경쟁하여 망하게 되기 때문이다. LA 시가지, 서로 경쟁의 쟁탈전으로 잿빛 하늘이 된 지 이미 오래다. 하지만 이곳까지 와서 까마귀들의 쟁탈전을 보니 갑자기 시가지에 머물러 있는 매지 구름이 일시에 내 마음으로 몰려오는 기분이다.
 
    한국에서도 말로만 까마귀를 듣고, 책에서 그림으로만 봤던 까마귀다. 그 까마귀를 실제 눈으로 목격하니, 소름이 돋는 그런 느낌이다. 하지만 신기하고 놀라웠다. 이유는 이름이 그냥 붙여진 것이 아니라 싶었다. ‘아하, 새까만 날개옷을 입어 까마귀구나. 한국에서는 까마귀를 흉조라 흔히 생각하나, 북한에서는 실제로는 길조란다. 이유는 해충을 잡아먹기 때문이다.

  그리픽스 파크의 청명한 하늘이 사마리의 까마귀로 흙탕물을 껴얹은 느낌이다. 하지만 곧 쪽빛 하늘 속에 청명함이 어두운 마음을 날리고 날개 치는 정오다.
4 Comments
오애숙 2016.11.06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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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 2016.12.06 03:07  
오시인님~
미국은 지금 2시가 조금 넘었겠군요
지금 쯤 뭐 하고 계실지요
올리신 글 잘 읽었습니다
간만에 이곳에 들어 왔네요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오애숙 2016.12.10 10:02  
지금에야 발견하여 답신합니다.
11월 24일 친정아버님 위급사항으로
병원에 입원하셔서 11월 29일 퇴원하시면서
한 달 동안 양로병원으로 건강 회복을 위해 입원하셔서
12월 6일 오후에는 아버님 병원에 있었답니다.

만약 새벽 2시라면 아마도 꿈나라에 갔지 않았나 싶습니다.
요즘 제가 친정에 와 있거든요. 그 이유로 시도 한 달 동안
쓰지 못한 것 같습니다.

친정에는 인터넷을 올 봄에
중단 시켰기에 할 수 없답니다.
잠시 오늘 병원에 댓글을 달고 있습니다.
매주 금요일에 미술과 기타...
오후 1시 30분에서 3시 30분
가르치고 있답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곳은 가을 날씨입니다.
하지만 바람이 부는 날에는 많이 춥습니다
낮에는 더워 감기로 이어지기 싶습니다.
조심하려고 노력했는데 건강에 적신호가 와
10년 만에 앓아 눕게 되었답니다.

시인님도 건강 주의 하세요
저처럼 감기로 고생하지 마시고요.
제게 관심 갖으셔서 감사합니다.



초암 2017.02.28 09:05  
잘 지내시지요.
올려주신 글 잘 읽었습니다.
의미있게 다가오는 글이네요.
전에 외국에 파견갔다가 온 친구조카사위가 들려주던 이야기와
어느 미국으로 이민을 간 친구가 들려주던 이야기가 생각이 나네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화합은 모르고 오로지 경쟁상대로 생각하고 어떻게든
상대를 죽이려고 든다더라고요.
그리고 이러한 심리를 잘 파악한 유대인들이 미국에서 가장 두려운 존재들이
한국사람들인데 그네들을 아주 손쉽게 요리하는 법을 터득했는데 한국인들끼리
경쟁을 붙여놓으면 그냥 앉아서 어부지리를 얻는다고 하더라고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이렇게 늘 남들을 헐뜯고 화합을 못할까요.
아마도 외침을 많이 받은 역사 때문이 아닐까 생각을 해 봅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편안한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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