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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넘기 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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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1-09 02:18
바람넘기 시학
 글쓴이 : 李英芝
조회 : 4,125  
   바람넘기 시학.hwp (45.0K) [3] DATE : 2018-01-09 02:18:47
57과 57일. 쉰 이레째 바람 넘기 입체시조 창작리듬

(1) 57과 57일과 쉰 이레째 날

57과 57일, 쉰 이레째 날은 한 달하고도 25일째의 입체시조 창작리듬이다. ‘하마 쉼 배 쉽’의 히브리어 공유 그리움이다. 우리말 속어 쉽으로 이해하면 된다. 새로운 씨를 만들며 쉬는 일을 히브리어에서 찾는 히브리어 공유 그리움이다.
‘50 · 물고기이미지의 영원을 의미하는 눈 נ(눈 · 물고기, 신앙인, 영원)’과 ‘7 자인 ז(자인 · 연장, 역활)’이 만들어내는 수많은 물고기를 상징한다. 영원성상징 ‘7 일곱 쉬봐 העבש(쉬브아 · 일곱, έπτα)’와 ‘50 םי󰚍󰗬󰖖(하미쉼 · 쉰)’과 ‘50일째 하마심 배 쉽 העבשו םישמה(하미쉼 베쉬브아· 57)’의 히브리어 공유 그리움이다. 이 ‘하마심 배 쉽 העבשו םישמה(하미쉼 베쉬브아· 57)’는 신앙인 생성이미지이다. 57과 57일 모두 ‘50 · 물고기 눈 נ(눈 · 물고기, 신앙인, 영원)’과 ‘7 자인 ז(자인 · 연장, 역활)’의 히브리어에서 사라지지 않을 신앙인의 삶이 상징된다.
1 성부 · 2 성자 · 3 성령 · 4 피조물 · 5 구속 · 6 세상의 완전 · 7 성령의 완전 · 8 살찜 · 9 종말 예고 · 10 하나님 질서의 완전함 · 11 파괴와 영웅 · 12 통치적 완전 · 13 혈통 · 14 영적 완전의 혈통 · 15 하나님 은혜로 만들어진 행위 · 16 세상의 일 · 17 축복의 때 · 18 즐거움의 극치 · 19 심판과 연관된 하나님의 질서 · 20 기다림 · 21 영적 완전과 하나님의 완전함 · 22 해체 · 23 절망을 넘어 · 24 하늘의 통치와 경합 · 25 은혜의 본질 · 26 숨 쉼 · 27 성령 충만 · 27 성령 충만 · 28 일곱 가지의 4배량의 일들 · 29 기대 · 30 사역시작 · 31 신성 하나님의 이름 · 32 하나님의 날 · 33 예수님이 이 세상에 사신 나이 · 34 세상을 알아봐 · 35 신성수의 반 · 36 완전한 통치의 3배 · 37 가장 이미지 · 38 순응 · 39 극복이미지 · 40 출애굽 · 41 욕심억제 · 42 이익 · 43 결단 · 44 우연 · 45 모임 · 46 오름 · 47 마디 · 48 우물 · 49 개혁 · 50 기쁨 구원 · 51 계시 · 52 넘기 · 53 나무 · 54 즐거움 · 55 성대 · 56 정비 · 57 바람 넘기 이미지까지 왔다.
하나님이 쉬실 때 아드님이이미지 57과 57일은 우리들 신앙인들이 서로 모여 사랑을 나누며 안식하는 날이다. 휴일이 뜻하는 50배의 가치가 있는 57일째는 예수님의 아드님이 일하시는 때이다.

쉬는 날 산에 올라 보아요 그러면은
산 아래 구름 둘러싸면서 산 위에 선
내가 선 산 아래에는 지금한창 별나라

물살을 휘여 감는 바로 넌 동그라미
구름을 들어 올려 그 손에 들어올려
손바닥 흐르는 냇물 들고 서는 동그란
- 이영지 「물살을 휘여 감는」
바람에 소매 끝에 살짝이 들어나는
가냘피 새 하아얀 손 떨림 나는 봤어
한 땀씩 떠가는 날의 낮은 숨을 보았어
- 이영지 「소메 끝에」

비오는 날이에요 들 문을 반쯤열고 비 소리 들어주면 비 소리 나를 싣고 당장에 구름 산으로 올려놓아 주느라

물방울 내려앉는 소리로 자랑자랑 거리로 주룩 주룩 몹시도 불러내고
발걸음 이끌려 나와 풀잎위로 쏴아아

쏴아아 풀잎들의 함성을 들으라고 자꾸만 들려오는 소리를 따라올라
우산을 받쳐 들어도 자랑자랑 쏴아아

풀 내를 맡아봐야 들라는 비 소리의 그대는 자랑자랑 내리는 자랑음성
아아주 알뜰살뜰리 소곤소곤 자랑비
- 이영지 「자랑자랑비」

물방울 포봉포봉 강으로 하루쯤 쯤 햇살의 한 덩어리 얼굴에 풍덩풍덩
덜 찬물 유리항아리 고기꼬리 멜로디

찰라랑 야들야들 하늘로 뭉게뭉게 내 그네 그 끝자락 물 길속 하얀 오름 더운 이 순결덩어리 수증기의 멜로디
- 이영지 「순결덩어리」

소나기 단비에요 가슴이 떨려오는 폭포수 앞이에요 빠알간 가슴 열게 하아얀 물보라로만 내 눈 안에 들이민
 
얼결에 뻥 뚫리는 소나기 바람에요 알싸한 두드림에 얼굴이 빨개지며 마음이 소나기 맞아 단비 맞아 빨개요

보라는 몸짓으로 예쁘라 다른 소리 하나도 들리잖고 단비를 맞으라며
고마운 여름열매로 익어가는 중에요      –이영지 「폭포수 앞에서」

(2) 57일. 한 달하고도 25일 바람 넘기 입체시조 창작리듬

 초장: 바람 → 중장: 바람 → 종장: 바람 넘기  참조 주역 궤 57
바람 · 장녀 · 들어감 · 동남 · 다리 · 닭 → 바람 · 장녀 · 들어감 · 동남 · 다리 · 닭
‘(음, 음) · (양, 양) · (양, 양) = (1구, 4구) · (2구, 5구) · (3구, 6구)’ 

1구: 초장: 바람 → 중장: 바람의 방향은 0° 방향이다. 온통 바람으로 가득하여 오히려 0° 방향을 지시한다. 바람이 겹치며 바람이 든 상태는 아주 큰 변화의 의미이어서 오히려 0° 방향을 지시한다.
바람은 아이러니를 지닌다. 바람이 처음에는 달콤함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첫바람 · 봄바람은 몇 번이고 불고 불어 어린 꽃봉오리의 빠알간 입술을 만들어 낸다. 입을 방실 열어놓고 눈을 반어울림이며 땅 위로 고개를 내밀고 있는 새싹들의 고사리 주먹을 달랑달랑 흔들어 주기도 한다. 시냇가의 버들가지를 하느작하느작 춤추게 한다. 처녀의 다홍치마를 배불뚝이처럼 둥그렇게 팽팽 시켜 놓기도 한다. 젊은 신사의 넥타이를 깃발처럼 흔들리게도 한다. 이 새로운 경이의 바람은 처음에는 살짝 건드리다가 움직이면서 아예 사람의 마음까지 흔들어 놓는 공기이다. 바람은 이 세계 내에 모든 물질에 해당하여 경석 · 육체 · 바람 · 여름 · 낮 등에 존재하는 의소 박광수 · 김현, 『바슐라르 연구』(서울: 민음사)., 272∼273.
이다.
공기가 생겨나는 일은 바람이다. 사상 · 스토리 · 시뿐만 아니라 일체의 동요성이 내재하는 인간 정신의 최초의 현실이다. 꿈의 충실성 · 가장 미세한 징후이다.
시인들은 시에 바람 시어를 가장 많이 쓴다. 김광균 바람(4) · 김상옥 물(7) 바위(4) · 김소월 몸(22) · 바람(22) · 김수영 여편네(16) · 김오남 물(6) 산(4) · 김영랑 바람(5) · 김춘수 눈(10) · 김현승 아버지(9) 바람(8) · 노천명 바람(3) · 박경용 바람(9) · 박남수 어머니(6) 바람(3) · 박두진 무덤(4) · 박목월 비둘기(2) · 박병순 구름(14) 바람(3) · 박영희 하늘(3) · 서벌 가슴(2) · 서정주 공기(2) · 하늘(13) 바람(4) · 송선영 바람(4) · 신석정 하늘(12)  바람(5) · 송욱 구름(5) · 윤곤강 하늘(2) · 윤금초 바람(5) 피(4) · 이병기 바람(43) 잎(29) · 이상범 바람(6) · 이영도 하늘(7) · 이육사 바다(2) · 이은상 물(89) 바람(67) · 이태극 바람(5) · 이호우 가슴(10) 바람(8) · 장순하 가슴(3)  · 장하보 바람(5) · 전원범 바람(8) · 정소파 하늘(12) 바람(7) · 정완영 하늘(10) · 바람(5) · 정인보 어머니(8) 바람(5) · 조지훈 구름(2) · 이상 하늘(6) 바람(4) · 유치환 하늘(8) 바람(7) · 윤동주 사나이(4) · 최남선 바람(5) ·최성연 불(2) 하늘(2) · 최승범 가슴(4) 바람(3) · 하한주 구름(2) · 한용운 가슴(20) · 황석우 지구(28)  구름(16)  바람(5)이다.
공기 요소인 바람은 표면적인 바람시어가 사실은 이 세상의 모든 원초적 의소이다. 바람은 시적 열기와 내적 열기를 가진 노발리스적 콤플렉스이다. 서정주 시인은 「노인 헌화가」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사랑 달콤함을 “한없이/ 맑은/ 공기가 요샛말로 하면 공기가/ 그들의 귀와 입을 적시면서/ 그들의 말씀과 수작을 적시면서”라고 하였다. 이 달콤한 향기로운 바람은 처음 시작에 있다.

바람이 서늘도 하여 뜰 앞에 나섰더니
서산머리에 하늘은 구름을 벗어나고
산뜻한 초사흘달이 별과 함께 나오더라
- 이병기 「별」

별이 솔솔 스며들어 옷이 도리어 주체스럽다
바람은 한결 가볍고 구름은 둥실둥실
이 몸도 저 하늘로 동동 떠오르고
- 이병기 「별」

나는 바다보다도 산으로 가고 싶다
돌새암 졸졸이는 골마다 그늘 깊고
미미히 이는 바람은 파도처럼 서늘하다
- 이병기 「녹음송」

때도 때도 아닌 지독한 추위더니
누날 날리며 바람도 부드럽고
오므라 오므라진 몸이 겨우 도로 펴인다
- 이병기 「눈」

비는 물러가고 바람이 불어온다
우러러 바라보니 허공은 씻은 듯 하고
설레는 바람소리가 반겨 자주 듣노라
- 이병기 「해방전」
위에 기댄 언덕 가득히 들어선 대
곧게 자란 마디 그 뜻을 아니 잊어
눈 지고 휘이던 몸도 바람으로 맞아 펴이다
- 이병기 「고토」

몸을 담아 두어 마음은 돌과 같다
봄이 오고감도 아랑 곳 없을러니
바람에 날려든 꽃이 뜰 위 가득하고나
- 이병기 「백묵」

한 손에 책을 들고 조오다 선 듯 깨니
드문 별 비껴가고 서늘바람 일어오고
난초는 두어 봉오리 바야흐로 벌어라
- 이병기 「난초1」

연실봉 바위틈에 바람소리 들리더니
가렸던 저 구름이 살어울림이 벗어지며
이제야 저 바다들이 아물아물 보이누나
- 이병기 「해불암」

성근 덤불 속에 머루다래 드리우고
시드는 산초는 뿌리에 살 오르고
미미히 이는 보라람 되어 상긋하도다
- 이병기 「만폭동」

달이 물에 잠겨 두렷이 흐르는데
맑은 바람은 연파를 일으키며
뱃 몸을 실근실근 밀어 달을 따라 보내더라

달이 매를 따르다가 배가 달을 따르다가
뱃머리 빙긋 돌 째 달이 노에 부딪히면
아뿔싸 조각조각 부서져 뱃전으로 돌더라

풍덩실 뛰어들어 이 달을 건져내랴
풜훨 날아가서 저 달을 안아오랴
머리를 들었다 숙였다 어쩔 줄을 몰라라
- 조운 「호월」
닭은 쭉지를 털며 모래에 멱을 감고
까마귄 날아 올라가 바람에 멱을 감고
사람은 인정과 사랑에 멱을 감는가 보다
- 이은상 「멱」

고요한 오월 창머리 실바람 불어들고
방안엔 난초 한 분 처마 끝엔 제비 한 쌍
향내에 눈을 돌리면 생각나는 이 있다
- 이은상 「난초」

높은 산 언덕머리 산 백합 피었구나
아침 이슬 반입에 물고 바람 곁에 피었구나
한 송이 덥석 움키려다 차마 손을 못댄다
- 이은상 「산백합」

금길 은길 밟고 올라 삼천 궁에 높이 서니
해랑 별이랑 벗하는 오늘이라
바람도 긴 소매 자락으로 몸을 감고 돌더라
- 이은상 「비로봉」

산 좋고 물도 좋고 바람 맑고 달 밝은데
여길 버리고 어디 가 산다 하리
천만년 화석을 이루어 부부암이 되리라
- 이은상 「부부임」

고향보다 더 먼 생각이 거기 숨어 살더구나
물소리 바람소리 풍경소리 울려 놓고
한 청산 서로 받들어 나무 청청 살더구나
- 정완영 「파계사추」

서천 서역국쯤에서 날아온 그 연잎이
아미 또 그쯤에서 살아온 그 바람을
우리네 눈을 씻어서 펼쳐 보일 것이다
- 정완영 「연 밭에서」

닿소리 바람이 묻어오는 바람결
망울 푼 난초향긴 찰싹이는 자장가
꾀꼬리 노랑 금방울 초록 집에 굴리고
- 최승범 「5월 소곡」

씨를 뿌리고 가는
바람의
새 맑은 성대
- 최승범 「초원에서」
해질녘 드는 바람 갈잎만 서걱이고
서릿발 병아리도 으스스 세운 깃털
엊그제 웅성이던 가을 이내 자릴 뜨는구나
- 최승범 「정원소묘」

하늬바람 부는 속에
귀 세운
풀꽃의
얼굴들
- 최승범 「가을 비 뒤」

비바람 말아 간 뒤
부시도록 밝은 창가
창가에 놓인 꽃도
출렁이는 빛으로
- 최승범 「빛에의 연가」

정을 감아 굽이도는 솔바람 젖은 물소리
달도 가득 밝은 밤을 이슬 맺힌 거문고소리
때때로 네 가락 파고들면 가슴에 피는 노을자락
- 최승범 「시조」

일렁이어 오는 빛 백장의 살결인 걸
얼굴도 짠물 젖은 구름에 가려 있다
새맑은 바람이여, 일라, 제 빛살을 돋우라
- 최승범 「시조상」

풀 섶은 풀 섶끼리 키 낮은 바람 쐬며
나무숲은 그들끼리 키 큰 바람 맞으며
저마다 제 분수에 맞게 엎어지며 자빠지며
- 박경용 「숲, 언어, 행간」
기죽은 칼날 바람 속 몇 가닥 무딘 바람
아직은 시린 살갗에 지레 스민 훗한 바람
코끝을 건 듯 스치는 냉이 향이 매운 때를
- 박경용 「경칩 무렵」
겨운 한낮의 무게를 네가 홀로 버티누나
꾀꼬리 황금볕살 뻐꾸기 푸는 바람
이 안분 이 천냥 빚도 네가 탕감하누나
- 박경용 「야란」

사나울 손 꽃샘바람
앓는 꽃망울을 문드려 놓을 기세로되
한기 들지 않을 만큼은 입김으로 오듯이
- 박경용 「무제」

버들 꽃 버들 꽃 날린다
찌들은 구석에도 볕살이 들어
깊고 외진 골골이 푸른 바람 들어
봄잠에서 깨어난 붙박이 아우성
- 박경용 「버들꽃」

오동나무 키 큰 바람을 쐬니
빛바랜 심장이 두터워 온다
오동나무 넉넉한 풍월에 드니
졸음기 선 듯 걷고
소름이 돋히도록 맑은 내 노래
- 박경용 「오동나무 키큰 바람」

아직은 몸을 숨겨두고
더듬이를 앞세워 기어 나오는 바람
돌이키는 맑은 눈빛의 바람
- 박경용 「청풍」

의좋은 양달과 응달
따가운 볕살, 서느런 바람
알맹이를 굵히는 건 볕살이지만
속살을 익히는 건 바람이지만
- 박경용 「한가위 가을」
해가 햇살이 갈라놓은 땅을
바람이 안개가 풀어놓은 흙을 일구는 비
- 박경용 「봄비」

솔밭엔 솔바람소리
하늘이사 별이 총총
- 송선영 「강강 수월래」

열두골 바람들이
들메하고 보인다
- 송선영 「장터산책」

입 깨문
응시의 들에
불어오는 바람소리
- 송선영 「하늘 눈 4」

이병기의 향기 바람은 일생을 보내는 바람이다. 조운의 바람은 달 속에 빠지는 시적 삶의 바람이다. 이은상의 바람은 여행하면서 느끼는 바람이다. 정완영의 바람은 인연의 바람이다. 최승범의 바람은 여리디 여린 서정성 바람이다. 박경용의 바람은 향기의 바람이다. 끼리끼리 어울리는 무더기의 바람이다. 송선영의 바람은 풍류의 바람이다. 바람시어를 가장 많은 시인들이 선호하고 있다. 
- 바람이 웃고 있다 (의미기호 음)

2구: 첫바람은 향기로우나 계속 불게 되면 아픈 바람이 된다. 적시는 바람, 그 심연의 깊이에서 출발하는 바람은 낮은 데에 앉는다.

자주 된서리 치고 찬바람 닥쳐오고
여윈 귀또리 점점 소리도 얼고
던져둔 매화 한 등걸 저나 봄을 야외다
- 이병기 「매화 3연」

꽃을 보려하고 봄 오기를 바랐더니
새우도 찬바람 끝에 겨우 피려 하던 꽃이
덧없이 퍼 붓는 비에 그저 지고 말아라
- 이병기 「꽃」

깨운 적이 없이 자다 일어 앉았다가
다시 누우면 잠도 그저 아니 오고
싸늘한 실바람만이 아미위로 휘돈다
- 이병기 「그방」1연

눈에 이는 바람벽으로 스며들어
책상머리에 매화도 얼리는 밤을
병 짙은 나그네 몸으로 어이 보내시는고
- 이병기 「나진에게」

들 비는 낡아지고 금잔디 새로워라
덧없이 비와 바람 오고가고 하지마는
한 줄의 향기로운 이 흙 헐리지를 앉는다
- 이병기 「매창뜸」

그대로 괴로움 숨지고 이어 가랴하니
좁은 가슴 안에 나날이 돋는 시름
휘도는 실꾸리같이 감기기만 하여라

아아 슬프단 말 차라리 말을 마라
물도 아니고 돌도 또한 아닌 몸이
웃음을 잊어버리고 눈물마저 모르겠다

쌀쌀한 되 바람이 이따금 불어온다
실낱만치도 별도 아니 비쳐온다
친구들 외로이 앉아 못내 초조하여라
 - 이병기 「시름」
쓸데없는 바람 거리를 휩쓸고 몰아온다
쓰든 모자를 쓰면 다시 떨어지고
분주히 오고가는 이를 희롱하듯 하여라

가로선 애나무를 싱싱히 푸르도다
시들고 병든 잎만 날린다고 믿지 마라
덧없는 바람에 불려 꺾일 줄을 어이 알리
- 이병기 「바람」

제대로 자란 나무 울지어 가리우다
울밑도 하는 그닢 찬바람에 다 날리고
머언 뫼 껌언 바위도 옹기종기 보인다
- 이병기 「고토」

분에 옮긴 국화 빼어나온 두어 송이
어인 병은 들어 찬바람은 이는 이때
피려다 피를 못하고 시들시들 하느뇨
- 이병기 「병석」
지각은 반응이 없다 바람만이 차갑다
거대한 침묵 속에 억만년 쌓인 회고록
그러나 대지는 어제 보다 또 내일을 구상한다
- 이은상 「대지는 이제 고요히」

저기 아침은 오고 거기 석양은 져도
찬 얼음 센 바람은 들지 못하는 그 나라로
돌아가 알몸으로 살까나 깨끗이도 깨끗이
- 이은상 「가고파」

그 누구 부질없이 무슨 글을 새겼던고
비 뿌려 핥아 먹고 바람 불어 쪼아 먹고
남은 건 눈뜬 소경의 점자판이 되었구나
- 이은상 「북한산 비봉」

바람이 상기 싸늘해 다정한 햇살이 그립다
차라리 애처로와 가지를 꼬옥 잡아보면
어느새 혈관 속으로 베어드는 백 매향
- 이은상 「매화사」
풀 수풀 창 덮개를 물고 뜯는 갯바람이
비릿내의 포말인가 물이랑을 뒤척일 때
살풋이 욕실을 나온 영성의 내 어린 촉수
- 윤금초 「해변의 발레」

수천 길 벼랑인가 아득한 궁궐 밖은
아직도 이가 시린 저 바람 사금파리
어느 먼 애정의 사적이 아픔을 달랠까
- 윤금초 「겨울 나들이」

역한 바람 풀어헤쳐 철새 등에 띄운 안부
못다 푼 긴긴 설화 실꾸리로 감기는데
저 하늘 닫힌 문밖에 벽을 노려 섰는가
- 윤금초 「안부」

한 마리 핀에 찔린 부나비의 그것처럼
상채기 복음서의바람에 깎인 아픔
마지막 방아쇠 앞에 내 잠적을 묻는다
- 윤근초「잠적」

드억 센 칼을 가는 저 바람 음험한 모사
웃음을 경계하는 포시 같은 바다의 장식도
다시금 악몽을 푸는 진종일의 자맥질
- 윤금초 「탐색 1」

손마디 맺힌 멍울 으스스 할퀴는 바람
섬뜩한 장도 끝에 가위 눌린 영혼이다
쓰리고 아픈 경지를 다시 헤맨 습성으로
- 윤금초 「탐색 3」

매운 정을 대안하여 빗장 문이 여 닫긴 데
싸늘한 소야곡의 바람 모진 사랑 겨워
한밤 내 슬픈 몸부림 뉘를 탓할 푸념인가
- 윤금초 「문풍지 우는」

높 가지 울던 매미도 철을 따라 끊어지고
저 넓은 오동잎들이 제 그늘을 깔라치면
이 가을 섭섭한 바람이 절로 일어 물이 든다
- 정완영 「귀안사」

지난해 이만 때도 실국이던 당신 양자
이 가을 소슬바람 실솔처럼 초조코나
귀뚜리 울기나 하지 말수조차 잊었고
- 정완영 「당신은」

하루는 비가 오고 하루는 바람이 불고
애차는 실계천이 풀렸다가 조였다가
진실로 한 봄 오기가 이대 도록 고되고나
- 정완영 「대춘부」

한 장 책장을 넘긴 듯 신라 천년이 허뿝니다
피지는 인간영사야 갈댓잎에 부는 바람
들국화 한 잎이 받든 구름만도 못한 것을
- 정완영 「선덕 여왕 릉」

이왕지사 홀로인 밤엔 만첩 산중에 몸 깊어라
은하도 매화 몸짓 눈감고야 목을 놓면
천지에 바람은 들고 달이 떠 오른다
- 정완영 「퉁소」

큰 가마 자리했기에 산도 깊이 속리러뇨
시월 풍림에 불을 지른 야한 종경
바람도 소소히 저서 갈대꽃을 흩노라네
- 정완영 「법주사」

둘러봐야 배리에 찬 숙조 한 불 메아리
딩구는 탄피마다 뜻을 주는 이 극지에
소망이 녹 쓰는 바람 벌 기적이여 불어라
- 이상범 「방화사」

폐원의 바람 그늘 눈발이 흩 날린다
돌이 된 기약이며 피나는 불모지에
오늘도 절규를 노 저어 어리 우는 신화여
- 이상범 「갈대숲의 신화」

애옥살이 호롱불이
없는드키 가물거려

솔바람이 잠을 잃고
거울을 닦아
새소리를 받노니
- 송선영 「불면의 창」

비바람 개인 서라벌
날빛 쌓여 쇠북 울고
- 송선영 「화랑소고1」

마른 울음 비로 쓸어
선 자락 휘도는 바람
- 송선영 「비망록1」

바람 잃는 사립 밖에
외돌토리 기침 열면
- 송선영 「비망록8」

산바람, 빈 골마다
낙엽을 궁굴리고
- 손선영 「장터 산책」
싸리문에 이는 바람
호롱불이 숨을 잃고
- 송선영 「하늘 눈8」
거친 벌 바람에 날리는
옷자락이 감겨들어
- 송선영 「하늘눈 십일」

사랑을 고쳐 봐도 둘러싸인 산 뿐일레
파고드는 칼바람에 역겨움만 날린다
무너진 성벽 아래서 가슴 찢는 밤벌레
- 서벌 「고성정경」

만사는 유원한 세월에 봉해두고
태초로 가는 길목에 정화로히 누웠다
바람의 귓속얘기에 자신만 감득하는가
- 서벌 「돌」

몇 날 밤을 연이어
살점을 파고드는 서늘바람에 맡겨도
피만 울릴 뿐
뼈에 붙을 살코기 보다 더 질기던
그들 넋과 이름
- 박경용 「단풍 그늘에서」

오늘은 바람이 불고
나의 마음은 울고 있다
일즉이 너와 거닐고 바라보던 거리인마는
아무리 찾으려도 없는 얼굴이여
바람센 오늘은 더욱 너 그리워
공중의 깃발처럼 울관 있나니
오오 너는 어디에 꽃같이 숨었느뇨
- 유치환 「그리움」

표현히 낡은 손가방 하나 들고 나는
정차장 잡담 속에 나타나나 엎쓸린다
누구에게도 잘 있게 말 한마디 남기지 않고

새삼스리 이별에 지음하여
섭섭함과 슬픔을 느끼는 따위는
한갓 허레한 감상밖에 아니어늘

허망한 저녁 통곡하고 싶은 외로운 심사엔들
우리의 주고받은 최대의 인사는
오직 우의로운 미소에 지내지 못하거니

나무에 닿는 바람의 연록
나는 바람처럼 또한
고독의 애상의 한 도를 가졌어라
- 유치환 「이별」

바람이 불어올수록 이병기의 아픈 바람은 삶을 방해하는 바람이다. 매화 · 꽃 난초를 죽이는 바람이다. 이은상의 바람은 현실성의 찬  바람이다. 윤금초의 바람은 상처를 주는 바람이다. 정완영의 바람은 시간이 지난 뒤에 오는 덧없음의 바람이다. 이상범의 바람은 전쟁의 잔영이다. 송선영의 바람은 조국 양단에 대한 슬픈 바람이다. 서벌의 바람은 역겨운 바람이다. 박경용의 바람은 살점을 파고는 밑바닥의 바람이다. 유치환의 바람은 생명을 위협하는 살의 바람이고 사랑의 이별 바람이다. 바람은 상처를 주는 바람이다. 따라서 심연의 깊이를 적셔주는 바람이다.
바람의 시조 창작리듬들은 발목을 적시는 바람이다.
- 발목을 적신 바람 (의미기호 음)

3구: 바람이 계속 불어온다. 시인은 큰 고목나무를 돌아 산들산들 잎사귀를 돌아 저기 분홍꽃신을 돌아 돌아 비켜가는 뒷모습의 바람이다. 바람의 시인 서정주는 가장 바람을 많이 맞았으면서도 바람을 넘어선 시인이다. 시인 서정주는 시에서 바람을 병든 수캐마냥 헐떡거리며 다니는 바람이라 했다. 한 없이 흘러 다니는 방랑의 바람 시인이다.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
파뿌리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 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
어메는 달을 두고 풋살구가 꼭 하나만 먹고 싶다 하였으나…
흙으로 바람벽
한 호롱불 밑에
손톱이 까만 에미의 아들
갑오년이라든가 바다에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는다 하는 외할아버지의
숱 많은 머리털과
그 커다란 눈이 나를 닮았다 한다.
스물 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8할이 바람이다.
세상은 가도 가도 부끄럽기만 하더라.
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을 읽고 가고
어떤 이는 내 입에서 천병을 읽고 가나
나는 아무것도 뉘우치진 않으련다.
찬란히 피어오는 어느 아침에도
이마위에 얹힌 시의 이슬에는
꽃 방울의 피가 언제나 섞여 있어
볕이거나 그늘이거나 혓바닥 늘어뜨린
병든 수케 마냥 나는 왔다
  - 서정주 「자화상」

서정주의 바람은 숙명적인 피의 소용돌이에서 일어난 거친 바람이다. 나를 키운 8할이 바람인 서정주의 바람은 할머니와 어메가 흙으로 바람벽을 친 울타리에서 비롯되어 출발한다. 애비는 종이고 할머니는 파뿌리같이 늙었으며 어매는 풋살구가 꼭 하나만 먹고 싶어 하여도 먹지 못하는 가난의 바람이다. 아들은 손톱이 까만 바람이다.
외할아버지가 바다에 나가서 돌아오지 않는 바람이다. 무지와 가난과 가장이 돌아오지 않는 바람이다. 그러면서도 그 바람을 막아주는 바람벽이 있다. 그의 자란 곳이다. 살아있는 피가 바람으로 변하여 아무것도 뉘우치지 않는 삶의 유일한 바람이다. 물결에 떠나려가는 부평초 같은 삶이지만 오직 피가 한 방울 아마위에 얹혀 있었다. 지평 저쪽을 동경하는 갈증과 광기는 바로 살아 있는 바람이다. 시어 바람이 나타나지 않는 시에서도 마찬가지다.   

돌팔매를 쏘면서, 쏘면서, 마향방초 ㅅ길
- 서정주 「화사」

걸어가자 걸어 가보자 좋게 푸른 하늘 속에
내 피는 익는가 능금같이 익는가
능금같이 익어서는 떨어지는가
- 서정주 「단편」

거북이여 느릿느릿 물살을 저어
숨 고르게 조용히 갈고 가거라
- 서정주 「거북이」

아 여기는 대체 몇 만리냐 산과 바다의 몇 만리냐
팍팍해서 못 가겠다는 몇 만리이냐
- 서정주 「무제」

간대도 간대도
서방 금색계라든가 뭐라든가
그런데로 밖엔 쏠릴 길 조차 없으니
- 서정주 「두 향나무 사이」

가도 가도 안 끝나는 여행
뭉쿨리어 밀리는 머나먼 여행
- 서정주 「여행」

서정주의 바람은 미지의 끝으로 끊임없이 다니면서 어느 곳에도 정착하지 않는 바람이다. 끊임없이 그 새것을 갖고 싶어 하는 바람 최하림, 「식민지시대시인의 초상」 지식출판사., 196.
이다. 서정주 시인 안에서 숙이로 인하여 바람을 넘어선다.

밤이 깊으면 숙아 너를 생각한다.
달래 마늘같이 쬐끄만 숙아, 너의 전신을
낭자 언저리 눈언저리 코언저리 허리 언저리
키와 머리털과 모가지의 기럭지를
그 속에서 흘러나오는 서러운 음성을

서러운 서러운 옛날말로 울음 우는 한 마리 뻐꾸기 새
그 굳은 바위 속에 황토밭 위에
고아는 우물물과 낡은 시계소리 시계의 바늘 소리
허물어진 돌무더미 위에
어머니의 시체 위에 부어오르는 네 눈망울 위에
빠알간 노을을 남기우며 해는 날마다 떴다가는 떨어지고
오직 한결 어둠만이 적시우는 너의 오장육부, 그런 너의 공복
뒤 안 솔밭의 소나무가지를 거기 감기는 누우런 새끼줄을, 엉기는 먹구름을, 먹구름 속에서 내 이름도 부르는 소리를,
꽃의 이름처럼 연거푸 연거푸 부르는 소리를
혹은 그러한 너의 절망을
혹은
혹은
혹은

여자야 이 또한 쫓겨 가는 사람의 땅 껌정거북표의 고무신어울림 끝이 밤 속에 밤의 바람벽의 또 밤 속에서
한 마리의 산 귀뚜리같이 가느다란 육성으로 나를 부르는 것
- 서정주 「밤이 깊으면」

물속에 구름이 간다 물에서도 젖지 않는다
나도 간다 젖지 않고 간다 저 구름이 간다
 한평생 풍우 속에서 젖지 않고 간다
- 이은상 「구름」

달래 강 가을 물 위에 저녁 햇빛 은 무늬 놓고
한 오라기 가느단 슬픔 가슴 속에서 잔물결 치네
바람에 흔드는 갈대 저도 무엇을 생각나뵈
- 이은상 「달래 강」

끝없이 가는 길 들국화 되는 길
산이라 언덕마다 갈꽃 펄펄 날리는 길
오늘은 가을바람 안고 추풍령을 넘는다
- 이은상 「추풍령을 넘는다」

태초 그 말씀을 가슴깊이 다스린 몸
시름도 꽃피운 사랑 양 먹이던 눈망울이
한 세상 돌 바람 속에 바위처럼 도사려
- 윤금초 「수방」

티 하나도 사려 앉는 휘늘어진 선의 자태
가녀린 난 이파리 방정한 매무새는
우리 소저 눈매런듯 스산한 바람도 채워
차마 말을 삼가고
- 윤금초 「난이 숨 쉰 방이어든」

오지고 각다분한 일상의 단애 끝에
기막힌 경지를 지고 손살 젓는 습성이다
천고의 풍안을 닦는 소슬한 이 바람은
- 윤금초 「가을 전령사」
옹달샘 물빛 숲속 조용한 시비로선
하늘과 바람과 별의시인은 외롭지 않으리
바람이 별이 스치는 밤에도 이젠 외롭지 않으리
- 이상범 「시비 앞에서」

너와 나 가슴사이 가로막힌 골짜구니로
언젠가는 종이 울려 파랗게 넘칠게다
대흥안령 넘어오는 바람 속에 소니아여
- 송선영 「하늘눈7」

자거라, 밤바람아 자거라, 밤바람아
임자 없는 빈 황원에 소락소락 눈 내린다
- 송선영 「설야별장」

감기는 바람 자락에
꽃잎 드는 엉엉 하늘아!
- 서벌 「노들」

별은 밤마다 꽃 사태 지는 사연
그리운 이가 바람처럼 가고난 뒤의 고요인
여울이 흐름을 알 듯 나는 지혜를 앓으련다
- 서벌 「여울이 흘므을 앓듯」

나두야 간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거냐
나두야 간다

아늑한 이 항군들 손쉽게야 버릴게냐
안개같이 물 어린 눈에도 비최나니
골짜기마다 발에 익은 묏부리 모양
주름살도 눈에 익은 아아 사랑하는 사람들

버리고 가는 이도 못 잊는 마음
쫓겨 가는 마음인들 무어 다를거냐
돌아보는 구름에는 바람이 해살짓는다
앞대일 언덕인들 미련이나 있을거냐

나두야 가련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거냐
나두야 간다
- 박용철 「떠나가는 배」

서정주의 바람은 숙이로 인하여 세파를 이겨나가는 원동력의 바람이다. 이은상의 바람은 폭풍우에도 젖지 않는 바람이다. 윤금초의 바람은 사설적 마파람 높새바람으로 질근질근 씹어 넘긴다. 이상범의 바람은 자위적인 바람이다. 송선영은 바람이 명령하여 넘는 기개의 바람이다. 서벌은 같이 우는 바람이다. 박용철의 바람은 이기려 일어나는 바람이다. 바람의 유혹을 넘어서려 돌아간다.
- 분홍 신 돌아 돌아(의미기호  ⚊)

4구: 긴 세월의 의미리듬이 되는 바람은 이쪽저쪽 하늬바람 솦새바람으로 불며 살갗을 파고들고 꽃을 피우고 또 시들게 한다. 풍상을 겪는 음 의미기호의 시조 창작리듬이다. 

뜨거운 햇볕, 비와 바람 구슬 같은 땅에 젖어
땅은 언제나 부푸는 꿈과 바람
풀나무 온갖 곡식들 땅의 자서전이다
- 이은상 「땅의 자서전」

도토리 서리나무 썩고 마른 고목등걸
천년 비바람에 뼈만 앙상 남았어도
역사는 내가 아느니라 교만스레 누웠다
- 이은상 「고목」

이 지리한 벌판길을 혼자서 터벅터벅
저녁 바람에 흩날리는 흰머리 카락
누가 날 부르는 것만 같아 돌아보면 빈 언덕
- 이은상 「돌아보면 빈 언덕」

바람도 부는 데가 있고 새도 나는 데가 있고
귀양을 단대도 가는 데가 있더구나
갈 데도 올 데도 없이 무슨 큰 죄를 지었노
- 이은상 「피난도」

대숲에 바람 부는 소리 한 밤에 눈지는 소리
백운산 찬 달 아래 거닐다 문득 서서
대처럼 굽히지 말자 다짐하던 옛 기억
- 이은상 「대」

여름밤 서리 치듯 모래 벌 적신 달빛
부용사이 어지러이 눈발 날린 나비도 숨자
으스스 꾀 벗은 가지 찬 풍진만 입었네
- 윤금초 「탐색4」

이은상의 바람은 구슬 같은 땀에 젖는 바람이다. 바람 부는 일을 겪는 이은상의 바람이다. 윤금초의 바람은 풍상의 눈발 날린 바람이다. 눈바람 찬바람 절로 이는 바람이다.
- 바람꽃 바람 뉘리(의미기호  양)

5구: 잔잔한 바람이다. 온갖 어려움을 겪은 후의 바람이 부드럽고 잔잔함으로 귓가를 스친다.

시루봉 감돌던 소나기 삼사골을 씻어내려
모시내 살찐 여울목 초록 한 벌 펼쳐 놓고
소슬이 원두목 한 채를 바람 속에 세워놨다 - 정완영 「소나기」
진달래는 산에만 피는데 들국화는 들까지 피네
하늘이 하도 푸르러 흩뿌려 논 난만의
바람도 불만 지르고 속절없이 사라지네 - 정완영 「들국화」
- 잔바람(의미기호  양)

6구: 조금씩 조금씩 움직인 바람은 이제는 처음과는 전연 다른 바람이 되어 있다. 새바람이 불어 선녀가 춤 추듯 즐거움 바람이다.
- 푸름 아래로 그네타고 내려라(의미기호  ⚊)

바람이 분홍바람
발목을 감싼 바람
분홍 신 신기면서
분홍 꽃
바람 뉘리
분홍의
푸름 아래로
그네타고
내려

- 이영지 「바람이 바람을 만나·」

바람 → 바람의 6구적 입체리듬은 ‘(음, 음) · (양, 양) · (음, 음) =(1구, 4구) · (2구, 5구) · (3구, 6구)’ 의 어울림을 이룬다. 이와 같이 갈수록 강해지는 바람마음의 밝기는 그 힘이 세어진다.  바람 · 장녀 · 들어감 · 동남 · 다리 · 닭 을 소재로 하는 바람의 힘은 사람이나 자연을 완전히 바꾸어 놓는다. 모양도 완전히 바꾸어 그 전의 것을 찾아보기 힘든 바람 힘이다.
옛것의 자취조자 없애는 바람에 맞서기보다 바람의 변화에 따라 절대자가 주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는 일이다. 바람이 불 때 그 곳에서 현명한 지혜를 하나님으로부터 얻기 때문이다. 종장에서 오히려 바람을 타는 그네를 만들어 삶을 사는 방법의 지혜로 한다. 참조, 명지어문학 204, 시조문예미학 20, 시조 창작리듬론 43-50 페이지 참조.

 

그녀를 만나려고 산으로 올라갔다
연초록 치마만을 입고서 웃고 있다
미칠 듯 가슴 부풀고 터질 듯이 반갑다
- 이영지 「사랑산행」

아침 해 알을 낳듯 쏘오옥 떠오르다 점점 떠 떠오르다 점 점 점 둥글더니 순식간 하늘 한 복판 떠오르며 알리는
 
연기가 산 숲 사이 쏘오옥 떠오르다 덩어리 마음속에 속 깊이 떠오르다 흰 연기 뭉게뭉게 핀 산 속 깊일 알리는

다섯 살 난 아이의 일흔 번 눈 뜨게로 이마엔 땀이 송긋 점점 더 떠오르다 올라가 하늘한복판 그림자를 알리는
- 이영지 「연기」

물로만 둘러리선 궁전에 집을 짓고
처음은 짙푸르게 바다의 푸른 벽을
백합에 엮기만 했지 물기둥의 꿈 박이
- 이영지 「백합조개」

바람의 앞마당을 댓 비로 싹싹 쓴다
바람 배 남산만큼 불러서 종소리다
단풍이 땡그렁댕댕 햇볕마당 쓸면서

바람의 뒷마당이 몹시도 궁금하던
사람이 남산만한 그리움 종소리로
여기야 댕그렁댕댕 종소리로 울린다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궁금하던
사람을 마당가득 놔주고 허리 펴는
아침의 햇볕마당이 둥그렇게 불러서         
- 이영지 「바람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