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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 낙숫물 소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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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10-12 07:04
가을밤 낙숫물 소리에
 글쓴이 : 오애숙
조회 : 157  
가을밤 낙숫물 소리에/은파 오애숙


깊어가는 가을밤. 청아했던 젊은 날의 풋풋함! 그리움 일렁이는 밤이다.

창 밖에 추적추적 어두움 흔들며 가을비가 내리고 있는 까닭일까. 지천명 고지 깃발이 펄럭이고 있기에 그렇다 싶다. 그동안 50마일로 달렸던 세월이었으나, 머지않아 곧장 60마일로 달리는 이순의 열차로 갈아타 바삐 살아 가겠지. 불현듯 남은 세월 계수 하려다 남몰래 하얀 밤 지새워 상념의 터널로 빠져든다.

한 때는 세월이 빨리 가기를 얼마나 학수고대 했었는지. 학창시절 사춘기 때 여행 다니고 싶어서 그랬다. 그리곤 늘 바쁘게 살아 ‘몸이 열 개 였으면 좋겠다.’ 싶은 때도 있었다. 지금 생각하니, 그 때가 나의 전성기 였다.  교회학교 교사 대학 강사와 성경학교 및 캠프 강사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이며 러시아, 대만 까지 다녔으니…

이곳 미국에서도 한국 나이로 꽉 찬 40 살에 와서 인지. 얼마나 바쁘게 살았던 가! 40세를 불혹이라고 한다. 불혹(不惑)은 "혹"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물의 이치를 터득하고 세상일에 흔들리지 않을 나이로 40살이 되면 세상일에 정신 빼앗겨 갈팡질팡 하거나 판단 흐리는 일이 없게 되었음을 뜻해서 인지. 한 치의 옆도 보지 않고 직진했던 기억...

지금 살고 있는 LA에서도 열심이 특심 되었는지. 불혹의 나이, 40대에 교회 사역 하면서도 불가마 속의 화씨 110도가 넘는 멕시코 선교 기쁨으로 2001년, 2002년, 2007년 세 차례 여름 성경학교 계획하여 다녀왔고, 올해 1월 까지도 작년 가을 회전근개 파열 된 어깨 부여잡고 양로병원에서 말씀과 찬양을 인도하며 조국과 미국을 위한 기도회 인도했던 기억들...

갈 바람 속에 만추의 풍광처럼 정령 아름다운 한 때의 추억이 되련가! 마음은 원이지만 육신의 연약함으로 자자 들고 있어. 아쉬움으로 가슴에 일렁이며 '또 다시 내게로 오라'고 손짓 하며 옛 추억을 노래 하고 있어. 그 누가 뭐라고 해도 '아름다운 보물 같은 귀한 인생 비문 속 하늘빛 비문이었다'고 내 귓가에 속삭이기에 직진해 달리고 싶은 데 안주하려 든다.

이가을. 깊어가는 가을 밤이나 잠 못 이루는 밤이다. 마음에 못 미치는 몸의 부실에 그런지. 처마 끝 낙숫물 소리에도 오늘 따라 처량하게 서글픔 젖는다. 육신의 몸 일부분이 하나 둘 부서져 가는 나이. 허나 지천명고지서 하늘빛 조요히 빛나며 내래 펴는 심연이라 다행인 건 낙숫물 한 방울 한 방울씩 떨어질 때 마다 공명 되고 있다.

참 다행이다. 내 아직 꿈 식지 않고 나래 펴 오르기에 목표가 눈 앞에서 반짝이고 있기에. 내 명줄이 다 하는 그 날까지 옆을 보고 싶지 않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물론 옆을 보고 싶지 않다고 해서. 가정을 소홀이 여기겠다는 뜻이 아니다. 예전 40대 불혹의 나이에는 그저 나 하고 싶은 대로 곧장 달렸지만 두루 두루 살피며 올곧게 달리겠다 다짐하는 마음!

아! 깊어 가는 이가을. 인생의 이가을 밤, 추적추적 비 내려도 도착할  내 아버지 집 있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