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은파 오애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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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영신/은파 오애숙

오애숙 0 417
송구영신/은파 오애숙





 

  모두 설렘이 가슴에 인다. 송구영신하기 위한 마음이다.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는 의미다. 유래는 송고영신(送故迎新)에서 나온 말로 관가에서 구관(舊官)을 보내고 신관(新官)을 맞이했던 데서 나왔다.

 

 많은 사람들이 새 아침 맞기 위해 바다를 찾는다. 송구영신을 위해서는 미국에 와서 처음 바다를 찾았다. 늘 송구영신은 교회 안에서 준비 찬양 드리다가 밖에서 들리는 폭죽 소리와 함께 스크린을 통하여 제야의 종소리와 동시에 함께 환호한 후 송구영신 예배를 드렸다. 올해는 아버님께서 몸이 불편해 가정예배를 대신하였다. 예배 후 홀가분한 마음으로 아들과 함께 산타모니카를 향했다. 새해가 임박해지자 수많은 인파의 물결 출렁이었다. 사실 바닷가에 간 이유는 불꽃 속에 잡다한 것 날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러면서 불꽃놀이 구경하고 싶은 까닭이 100%였다. 예상과 달리 불꽃놀이는 하지 않았다. 새해 첫날부터 예상에서 빗나갔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주먹구식으로 실행하지 말라는 사인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해 본다 
                                         

다행히 바닷가를 빠져나오기 전 멀리서 불꽃이 터진다. 예전에 쓴 [불꽃]에 관한 시, 가슴으로 울려 퍼진다. 핸드폰을  꺼내어 조용히 음미해 본다.


              새까만 하늘속에  펑펑펑 기지개 펴/음악속 나래 펼때 무어라 형용 못 할/환희의 도가니속에 타오르는 예술혼//

              한때의  젊은 기백  용솟는 맥박처럼/굽히지 않던 강령 캄캄한 절벽속에/갇힌 맘 툭툭 털고파 양손높이 세운맘//

              심연의 한 녹여 낸 불덩이 품어내어 /하늘로 속 시원히 내 안에 감춰있는/잡다한 모든 묵은 것  하늘속에 던진다//

              가거라 썩어 빠진 옛것들 어서어서/오너라 이팔청춘 불타는 용맹이여/묵은 것 새론 맘 속의  결심으로  던지누//

 

                                                        본인의 졸작,  [불꽃 축제/은파]  전문

 

  아들과 함께 수많은 인파의 물결 속에서 빠져나오며 멀리서나마 불꽃에 관해서도 대화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온 동기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하며, 대화가 이어져 가길 원했다. 여러 대화 중 핵심 골자에 대한 질문은 아들이 꼭 알기 원한 것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송구영신에 대한 것이다.

  넌지시 묻는다. “아들아, 이 많은 사람이 왜 이곳에 왔겠니? 하지만, 오기 전 마찰이 있어 답변이 없다. 결국, 질문과 답변을 혼자 해야만 했다. “아들아 이곳에 온 사람은 대부분 한 해 동안 얽히고설킨 것들과 못다 이뤄 실패한 것들 바닷속에 모두 던져 버리고 새로 출발하려고 왔단다. 그런 사람처럼 새마음, 새로운 계획으로  실천하겠다는 다짐이 되었으면 해. 이런 마음은 중요하니, 본받았으면 좋겠다. 바로 이런 것이 터닝포인트(Turning Point)라고 말할 수 있단다….                                                                                     

  올해 뉴욕타임스와 뉴스에서 편집진은 2019년 한 해 동안 발생한 국내외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방향을 집약한 결과, 터닝포인트 2020년의 주제로 ‘도전의 시대 새로운 희망’을 선정했다고 하였던 것처럼, 부모로서 아들의 인생길에 중요한 시기, 대학교 가기 위한 마지막 준비 단계가 2020년도라서 터닝포인트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물론 받아들이는 것은 아들의 몫이라 싶지만, 부모로서 꼭 해주고 싶은 말이었다. 아들이 하루속히 게임에서 빠져나와 새로운 마음으로 공부에 임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작년에 받은 성적은 이맘때 모두 A였는데, 올해는 B학점이 3개나 되었다. 지각하여 과제를 담당 선생이 안 받아 그렇게 되었노라고 말했다. 게임을 새벽 두세 시까지 하다 잠드니 지각할 수밖에 없었지 않겠는가! ...
 

새해가 되니, 설렘이 인다. 그 설렘 아들에게 인다면 기적일까? 조용히 반문해 본다. 부모로서 바람은 2020년도가 아들에게  '먼 훗날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추억을 말할 수 있는 해가 되길 조용히 내 님께 두 손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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