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과 시인을 알고 싶어요
이은영
1
2367
2007.04.29 21:03
기차가 멈출 적에 창 밖에선 어둠이 내리고 있었다.
어둠은 소리를 내지 않았다. 소리내는 것은 내 안의 텅 빈 자리였다.
내 안의 어디쯤인지는 알 수 없었다. 심장 같기도 하고 머릿속일 것 같기도 한
천공(穿孔)의 바람이 지나가는 어디일 것이다.
잠든 도시를 떠나올 적에 나는 묻지 않았다. 어느 간이역에서 고단한
어깨를 쉴 수 있는지 얼마나 오랫동안 산하(山河)의 드러난 속살에 진저리
쳐야 하는지도..
다만 종착역의 외마디 이름을 신음으로 내뱉아서 한 장의 차표를 받아들었다.
기적(汽笛)도 없이 떠나는 기차에 몸을 실은 나는 새벽의 안개였다.
불빛의 수런거림 속에서 잠이 들자 유년의 기억은 철길을 건너고 있었다.
증기 기관차가 소리없이 달려오고 검은 괴물처럼 내 몸의 한가운데를 지나갔다.
먼 철길의 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 그리고 나는 산산이 흩어졌다.
아직 떠나지 않는 기차에서 눈을 떴다. 어둠은 더욱 무거우나 여전히
소리내지 않는다.
내 안의 소리들도 모두 멈추었다. 적막(寂寞)은 어둠의 두께보다 아득하고
플랫폼엔 무수한 그림자들만이 쌓이고 있는 간이역의 이름은 아직 알 수 없다.
기차는 언젠가 다시 떠날 것이다. 나의 손에는 여전히 차표가 쥐어져 있고
바꾸어 타야할 기차는 오지 않을 것이다. 너.. 당일 지정 열차에 ...
내 영혼의 종착역인 너는 결코 지워지지 않을 이름이고
나는 단 한 번 너에게로 가는 기차를 탈 수 있었다.
어둠은 소리를 내지 않았다. 소리내는 것은 내 안의 텅 빈 자리였다.
내 안의 어디쯤인지는 알 수 없었다. 심장 같기도 하고 머릿속일 것 같기도 한
천공(穿孔)의 바람이 지나가는 어디일 것이다.
잠든 도시를 떠나올 적에 나는 묻지 않았다. 어느 간이역에서 고단한
어깨를 쉴 수 있는지 얼마나 오랫동안 산하(山河)의 드러난 속살에 진저리
쳐야 하는지도..
다만 종착역의 외마디 이름을 신음으로 내뱉아서 한 장의 차표를 받아들었다.
기적(汽笛)도 없이 떠나는 기차에 몸을 실은 나는 새벽의 안개였다.
불빛의 수런거림 속에서 잠이 들자 유년의 기억은 철길을 건너고 있었다.
증기 기관차가 소리없이 달려오고 검은 괴물처럼 내 몸의 한가운데를 지나갔다.
먼 철길의 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 그리고 나는 산산이 흩어졌다.
아직 떠나지 않는 기차에서 눈을 떴다. 어둠은 더욱 무거우나 여전히
소리내지 않는다.
내 안의 소리들도 모두 멈추었다. 적막(寂寞)은 어둠의 두께보다 아득하고
플랫폼엔 무수한 그림자들만이 쌓이고 있는 간이역의 이름은 아직 알 수 없다.
기차는 언젠가 다시 떠날 것이다. 나의 손에는 여전히 차표가 쥐어져 있고
바꾸어 타야할 기차는 오지 않을 것이다. 너.. 당일 지정 열차에 ...
내 영혼의 종착역인 너는 결코 지워지지 않을 이름이고
나는 단 한 번 너에게로 가는 기차를 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