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싣고 떠나는 새벽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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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싣고 떠나는 새벽기차.

이복란 0 2145
<PRE><UL>

백구 잔기침 소리에도 싸립문을 열고 나오실
엄마의 잠자리는 편안하신지.

꽃 사슴 다섯 마리중
젤 이쁜 새끼 얼만큼 자랐을까?
'뿔 자르는데 녹혈 마시러올래? 박서방네도 온다는데...'
말끝을 흐리시던 엄마.
'내가 힘쓸데가 어딨다고...싫어!'
언제 한번 나긋나긋 해 지려는지

엄마의 뒷뜰엔 사슴이랑/백구랑/염소랑/닭이랑/...꽃들
손에 기를기 돌지 않는데도
꽃이면 꽃
열매면 열매
짐승이면 짐승 어찌 그리 탐스럽게 기르고 가꾸시는지
그 손,
그 얼굴
그 목소리
그리워라/그리워라/그리워라

부산살 때 기차타고 열시간 넘는 길을 달려가면서
기차 바람가르는 소리보다 더 빠르게 마음이 달렸었는데
팔자 땜 하느라 짝지잃은 년,
귀밑머리 허여니 청승스레 앉아 있는 꼴
뵈드리기 싫어 기차표를 물렸다.

아시리라.
그저
'와라'가 아닌
'올래?'
넌즈시 물으시면서
너 좋아하는 송이버섯 구워줄께
'안가!'
엄마?
약발이 넘 약했어. 엄마...
그냥 생각 해 볼께라던가 아님 알았다고 해도 되련만


이제
부산보다 더 가까운 경기도에 살면서도
달려 안기지 못하는군요.
엄마...

멀리서 기차 소리 들리는 듯 하다.
 
가만
가만
마음 싣고 떠나는 새벽기차.

ㅡ2005 9.17 </UL></PRE><EMBED style="FILTER: inv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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