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남열의 '용서받지 못할 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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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남열의 '용서받지 못할 자들'

하운 2 194
용서받지 못할 자들

김남열

삼수갑산三水甲山 가더라도
 
 내일 당장 삼수갑산三水甲山을 가더라도 개도 안 물어 가는 권력에 미치지 마라. 지금에 그 권력에 미친 자들을 보라!
 개 거품 물며, 개 눈에는 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그들의 광견병으로 세상을 오염시키고 있다.
 광견병 걸린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며 일찍 북망산천 보내야 한다. 아니면 세상이 미쳐 날뛰게 만든다.
 또한 사회에, 국가에 해악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그 병에 오염되어 죽거나, 다치거나 미친다. 
 그렇지 않기 위해서는 대중은 깨어있어야 한다. 깨어있지 않으면 같은 ‘공모자’가 되고 역사에 씻지 못할 범죄 행위를 하게 되며 영원히 가슴에 ‘매국노’라는 ‘주홍 글씨’를 새기고 살며 그것이 자신의 자손에게도 대대손손 이어질 것이다. 
 
미쳐도 제대로 미치는 것이 아니라, 개처럼 미치니 사람들이 짐승이 되어간다.
 그러기에 한 때 지성인이라 자처했던 사람들, 자신 나름대로 의식이 있다고 한 사람들, 혹은 민중들이 정치꾼들의 종이 되고 있고, 마녀 사냥의 노예가 되고 있다. 그래서 노예가 되어 그들의 영혼과 정신은 없고 권력의 앞잡이가 되어 그들 역시 모든 세상의 규범을 개떡같이 만들며, 짐승의 규범으로 만들어서 사람들마저 짐승으로 만드는데 앞장선다. 그리고 사람들을 개처럼 ‘멍멍’ 짓게만 하며 개처럼 목에 목줄을 걸어서 사냥하는 사냥개로 만든다.
 
개 쓰레기로

미쳐도 제대로 미치지 못하는 한 마디로, ‘미친개’ 같은 ‘종자들’ 때문에 세상을 어지럽혀지고, 세상은 오물 투성이의 쓰레기장이 되고, 사람들은 그 쓰레기를 섬기는 쓰레기기 들이 되어간다. 사람들을 ‘개 쓰레기로’ 만드는 자 그들은 이 죄를 어떻게 용서받으려 하는지 자신들의 만행이 나라를 멸하게 하는 매국이며, 범죄행위인 것을 아는지. 그리고 온천지에 어디에서도 용서받지 못할 자가 되는 것을 아는지.

간음한 여자는 아무리 치장을 해도 간음한 모습이 역역하게 드러나며, 부정부패로 얼룩이 진자 아무리 천사처럼 해도 그 패악은 당대에 그 죄과를 치루며 자연의 섭리는 그를 용서할 만큼 관용을 베풀지 않는다. 그래서 간음한 여자, 패악에 동조한자 되지 않기 위해서는 대중들은 진정한 저항 정신으로 ‘개 쓰레기’가 되지 않기 위해서 집안을 청소하듯 일찍 청소해야 한다.

또, 미쳐도 제대로 미치지 못하면 죽어도 망령이 되고, 악귀가 되고 천도되지 못한다.
 아니, 자연이 거부하고 천지기운이 거부하고, 오방신장이 거부하고, 하늘과 땅이 거부하므로 대대손손 자손들이 그 과보를 물려받는다. 이러한 사실을 직시한다면 내일 삼수갑산을 가더라도 지금 미친 짓을 하는 자들은 미치되 제대로 미쳐야 한다.

어느 현자가 말했듯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는다.”고 말했듯, 얼마나 고귀하고 아름답게 미친 모습인가. 아름답게 미치니 회자되며 전승되고 그 말 한 마디가 진공이 되어 사람들 모두의 마음속에 살아있지 않은가. 

제대로 미치지 않으면

미쳐보자, 미쳐보자, 제대로 미쳐보자
빈자든, 부자이든 모든가 평등한 
공중 권세 잡은 이든 그렇지 못한 이든
어우러져 미쳐보자, 미쳐보자
그래서 미치되 제대로 미쳐보자   

위선의 미소는 사람의 영혼을 병들게 하며
위선의 비소는 자신의 잇속을 채우기 위한
천사의 모습과 짐승의 모습을 한
사람답지 못한 사람을 병들게 하는 모습이 아닌
진정한 사람다운 향기가 나게
미쳐보자, 미쳐보자 위선의 탈을 벗어던지는
사람 향기 나는 그런 모습으로 미쳐보자

겨울 날 하늘 나는 가치를 위하여
메마른 가지 위에 감 하나 둘 다 따지 않고
남겨두던 여의한 시골 아저씨의 마음처럼
옛적 길가든 나그네 시골의 어느 집에 들러도
물 한잔 대접하며 그냥 보내지 않던
시골 아주머니의 넉넉한 순수하고 깨끗한 인심처럼
미치더라도 정감이 살아있는 영혼이 고결한
진정한 사람의 향기가 나는 사람으로 미쳐보자 

우리네 인생 고작해야 백 살을 넘기지 못하고
우리네 인생 우주의 나이에 비하면
고작해야 티끌에 불과하나니
살면서 아웅다웅 자신의 뱃속에 기름칠만 하려
남의 눈에 피눈물 흘리게 만들지 말고
그래서 오뉴월에 서리 내리게 하여
죽으며 저승 갈 때 고통 받지 말게
미쳐보자, 미쳐보자, 미치더라도 아름답게 미쳐보자   
정치를 하며 우두머리 되려 하는 사람이든
경제를 하며 우두머리 되려 하는 사람이든
문화예술을 하며 우두머리 되려 하는 사람이든
대중이 있어야 빛을 발하고 대중이 있어야 밥벌이 할 수 있듯
입에 들어가 몸속으로 기어 들어가면 반죽이 되어
소화 시켜야 하는 것은 누구나 똑 같고
먹어야 살고 먹어야 힘을 쓰듯
먹고 싸고 하는 것은 매한가지인데 미치기는 미쳤는데
탐욕의 노예로 미친 자들은 제대로 미친 것이 아니다 

인간사 살면서 차별에서 세상의 문제가 생기고
비교에서 사회의 문제가 일어나고
구별에서 사람들의 문제가 발생하고
차별을, 비교를, 구별을
종속의 관계로 생각하지 말고
평행의 다양한 차이로 인정할 때
이기는 배려의 마음으로 변하고
탐욕은 공덕의 가슴으로 변하나니
미쳐도 제대로 미치지 않으면
사람이 사람을 착취하는 짐승이 되나니

나와 네가 우리가 되어
세상이 어울림의 이웃이 되는
더불어서 함께 세상이 아름다운 놀이마당이 되게 하는
남녀노소 위아래 공덕의 미덕으로 사랑의 미덕으로
함께 어울려서 평화의, 행복의 신랑 신부의 잔칫날처럼
어깨춤 덩실덩실 춤추며
하루의 행복이 백날의 행복인 것처럼 꿈꾸며 사는
꿀바른 입술로 영혼을 해치는 사람들의
그러한 차별의 차안 피안이 아닌
지금 이대로 차안 피안이 함께하며 살게 하는
하늘만큼 땅만큼 무엇을 해주리라는
강아지 밥 달라는 말만큼 못하는
망할 말들이 사회에 판치게 하지 않는
지금 이 순간만큼, 지금 만큼 해 줄 수 있다는
진정성이 사람의 영양분으로 살찌우게 하는 
그러한 세상으로 향유하며 살게 하는 세상 되게
미쳐보자 미쳐보자 우주와 내가 하나 되게 미쳐보자
채워도 병들고 비우려도 병들고
술을 먹어도 담배를 피워도
술을 안 마셔도 담배를 안 피워도
병들고 죽는 것은 차이가 없더라
채우는 것도 이기심이며, 비우려는 것도 이기심이니
과유불급이라 모든 것이 과한 것이
만병의 원이이니
길고 굵게 살려면 “모든 행위가 과함이 없음이어야 하나니”
미쳐보자, 미쳐보자, 제대로 미쳐보자 
 
허나, 이것이 마음먹은 대로 되더냐
선인이라고 하든, 악인이라고 하든
인간의 선의지가 갈대처럼 부조리하면
식물이 뿌리가 썩으면 몸체가 죽듯
사람도 그 뿌리인 정신이 병들면
몸은 자연 병들고 마는 것과 같으니
지금껏 세상에 뿌리 두고 살면서
내가 예 할 때 아니오 하고
아니오 할 때 예하는 것은
겉이 희고 속 검은 이 많기 때문이었으니
미쳐보자? 백로가 더 아름다운 백로가 되게
백로가 까마귀가 되지 못하게
미쳐보자, 미쳐보자, 미쳐도 제대로 미쳐보자
그러나
겉이 검지만 속 하얀 이도 많은 것이
현실이기에
그 날을 위하여, 고지를 향하여 온 민족이 하나 되는 날을 위하여
미쳐보자, 제대로 미치며 생이 다하는 날까지
장수하며 사람 사는 세상이 되는 날까지 미쳐서 살자

 *김남열(시인, 수필가, 평론가)
2 Comments
현영길 2022.07.04 05:51  
샬롬!^^....선배님! 주님 안에서 문안 인사 올립니다.
하운 2022.09.10 14:01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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