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추천 41] 여승(女僧)/ 백 석(낭송:이혜선)
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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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01 17:57
⊙ 금덤판 : 금광. 금점판
⊙ 섶벌 : 재래종 일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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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상의 초점
이 시는 시간적 순서로 구성하지 않고 소설의 플롯과 같이 역순행적으로 배열하고 있다.
감각적인 어휘의 사용으로 시상을 압축하여 표현한 시구를 찾아 보자.
시의 내용을 둘로 나누면 제1연은 여승의 현재 모습을 그리고 있으며,
제2,3,4연은 여승이 되기까지 그녀의 삶의 궤적을 더듬어 보고 있다.
이 시의 여승의 일대기를 재구성하여 상상해 보거나 산무으로써 써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 감상의 길잡이
이 시는 한 여자의 일생을 보여 주고 있다.
특히, 일제 강점기에 살았던 한 여인의 일생, 가족 구성원들이 상실되면서 일어나는 삶의 비애를 종교적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그 가족은 지아비와 지어미 그리고 딸아이로 구성되어 있다.
원래 농삿일을 했을 법한 지아비는 광부가 되어 집을 나가고,
아내는 남편을 찾아 금점판을 돌며 옥수수 행상을 하고, 그 고생에 못이기어 딸은 죽어 돌무덤에 묻히고,
자신은 산 속 절간에서 삭발을 하여 여승이 되었다.
절제된 시어와 직유의 표현 기법으로 일제 강점기의 민족 현실을 전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섶벌’처럼일터를 찾아 나간 지아비, ‘가을밤같이 차게’ 울면서 자식을 때리는 어미,
‘도라지 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간 어린 딸, 온 가족을 잃고 여승이 될 수밖에 없었던 한 여인― 산꿩의 울음이 곧 여인의 울음이요,
여인의 머리오리가 곧 눈물인 것이다.
이 여인의 삶의 역정을 생각하면서 화자는 불경처럼 서러워한다.
이 시는 사회적 현실을 사실적으로 반영한 리얼리즘 시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 성격 : 애상적, 감각적
▶ 특징 :
① 감각적 어휘의 구사
② 시상의 압축, 절제
▶ 구성 : 역순행적 구성
① 여승의 현재(제1연)
② 여승의 삶의 궤적(제24연)
▶ 제재 : 한 여자의 일생
▶ 주제 : 여승의 비극적 삶. (가족 공동체의 상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