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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선물

김귀녀 | 2018-10-11 21:36:39

조회수 : 51

어떤 선물

김귀녀


  "이런 선물은 내 평생 처음이야"
남편이 들고 온 보따리 펼쳐 놓으니 음식이 가득 가짓수가 많다.
옛날, 딸 시집보낼 때 보내던 이바지 음식 생각이 난다며 남편은 냉장고에서 소주 한 병에
데우지 않은 녹두전 덥석 가져다가 소주 한 잔 마신다, 참 꿀맛이란다.

 모두 남편이 참 좋아하는 음식들이다
녹두전 똥그랑땡 한 입 베어 물더니, 감격하여 눈시울 붉어진다.  그 모습 보니 나도 짠하다
지인이 보낸 두 개의 택배 속에 들어 있는 가지 수를 열 손가락으로도 셀 수가 없다.

 “ 허깨비”라고 적힌 겸손한 메모지에 사랑과 정성이 듬뿍 담긴 음식들 묵은 김치와 유부 주머니,
불린 당면은 김치 전골 저녁 메뉴로 싱크대 위에 올려놓고 나는 생각 했다. 나는 누군가에게
따뜻한 마음과 정성을 다해 이처럼 보내 본 적이 있는가. 뒤돌아보니 온통 부끄럽다.
 
 단 한 번도 내 가족에게도 어느 누구에게도 이렇게 먹여보지 못했다.
그리고 누구에게 따뜻한 사람이었는지를 생각하니 그저 부끄럽다.

 그녀의 가족은 얼마나 행복할까? 이런 아내와 엄마를 만난 그의 가족이 그저 부럽기만 하다.
어느 머나먼 별의 나라에서 온 것 같은 사랑에 별 하나 마음속에서 꽃 피운다.

 평생 잊지 못할 이바지 같은 선물 보따리. 양주 한 병만 곁들이면 이바지 음식이야.
툭! 한마디 던지고 저녁 산책길에 나서는 남편의 뒷모습이 사뭇 행복해 보인다.

 
*이바지: 시댁에 새 사람이 왔다는 걸 알리는 뜻으로 신부의 어머니가 손수 싸 주시는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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