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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유감

靑山 | 2018-10-11 21:52:13

조회수 : 39

단풍 유감
청산


가을 햇빛은 슬프게



내 눈 속으로 자취 없이 찾아들고



뒤돌아보면 쉬지 않고 흘러가는 날들이



잔잔히 내 발자국 위에서

하나, 둘... 고독으로 변신한다.




홀로 제각기 살아가는 세상에



진실하고 황홀한 모습으로 물든

단풍잎들을 바라보면서



내 젊은 날의 빛바랜 노트장에 적혀 있는



단풍을 읽는다.




붉게 풍을 떠는 몸부림으로



내 눈이 멀도록 타라!

이 세상 가슴 가진 자,

그 마음을 온통 사르는 불꽃.



단풍아!



겨울이 오기 전에



이 숲을 태워라!



나는 裸木이 되어



달빛 속에서 가을 소나타를 들으며



요정 따라 춤을 추련다.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세상에


음악과 고독


한 잔 술이 있는 곳 -


정담이 오가는 단풍 숲에서

나는 한없이 사랑하고 머물고 싶다.



*<詩文學> 281호, 1994. 12. 1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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