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雪國)
박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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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16:57
저자 : 박인걸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24,11,30
출판사 :
설국(雪國)
산촌 겨울은 언제나 설국이었다.
눈길은 끝없이 이어지고,
산을 넘고 강을 건너
흰 들판 위로 어린 발자국 남겼다.
하얀 숨결 속에 얼어붙은 손가락과
발끝의 시린 추억도 함께 걸었다.
귀 끝에 닿는 찬바람은
마치 꿈을 속삭이듯 불어오고
온몸을 조여오는 한기(寒氣)는
포승줄에 묶인 죄수였다.
하지만, 언덕 위에서 내려다본 세상은
순백의 약속처럼 빛났고
저 먼 곳을 향해 눈길을 내달렸다.
눈 속에 묻힌 십오 리의 등교길에
매일 남긴 내 발자국들은
어제와 오늘을 잇는 다리가 되었고
눈송이 한 점 한 점이 쌓아오린
그 시절 시린 추억은
내 골수를 강철만큼 단단히 빚었다.
이제는 머나먼 시간의 한 자락
그때의 설국은 선명하게 내 마음에 남아
희미한 웃음과 따스한 그리움으로
흰 언덕 위를 떠다닌다.
얼었던 발끝과 손끝은 풀렸지만,
그 길 위에 남긴 꿈은 여전히 반짝인다.
2024,11,30
산촌 겨울은 언제나 설국이었다.
눈길은 끝없이 이어지고,
산을 넘고 강을 건너
흰 들판 위로 어린 발자국 남겼다.
하얀 숨결 속에 얼어붙은 손가락과
발끝의 시린 추억도 함께 걸었다.
귀 끝에 닿는 찬바람은
마치 꿈을 속삭이듯 불어오고
온몸을 조여오는 한기(寒氣)는
포승줄에 묶인 죄수였다.
하지만, 언덕 위에서 내려다본 세상은
순백의 약속처럼 빛났고
저 먼 곳을 향해 눈길을 내달렸다.
눈 속에 묻힌 십오 리의 등교길에
매일 남긴 내 발자국들은
어제와 오늘을 잇는 다리가 되었고
눈송이 한 점 한 점이 쌓아오린
그 시절 시린 추억은
내 골수를 강철만큼 단단히 빚었다.
이제는 머나먼 시간의 한 자락
그때의 설국은 선명하게 내 마음에 남아
희미한 웃음과 따스한 그리움으로
흰 언덕 위를 떠다닌다.
얼었던 발끝과 손끝은 풀렸지만,
그 길 위에 남긴 꿈은 여전히 반짝인다.
2024,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