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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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

[유모차] 

요즘은 도시에는 그리 많지 않지만 시골에는 집집마다 유모차가 다 있다고 한다. 주로 할머니들이 끌고 다니시는데 그 유모차에 아이들이 타고 다니면 얼마나 좋을까만 사실 이제는 시골에 유모차를 타고 다닐 아이가 거의 없다.

그 유모차에는 아이들에 관한 용품은 하나도 없고 할머니들의 손가방이나 물, 음료수, 지갑 같은 것들이 들어있고 그 유모차는 대부분 할머니들의 지팡이이자 장바구니요 전용 보행기가 되었다.

그 유모차는 아마 대부분 손주들을 태우고 다니던 유모차일 텐데 이제는 세월이 흘러 아이를 잘 낳지 않고 물자도 풍족하다 보니 유모차를 물려줄 곳도 마땅치 않아 집에 보관하다 몸이 불편하니 보행기처럼 사용하게 된 것이리라.

유모차를 몰고 다니다 옛날에 손주들 태우고 다니던 생각을 하면 절로 웃음이 나면서 잠시나마 행복에 젖어 들지만, 동네 마을회관에서 만나는 친구들마저 유모차를 끌고 나와 함께 만나면 왠지 모르게 조금 서글퍼지기도 한다.

그래도 집에 할아버지라도 있는 할머니는 집에 도착하면 유모차를 접어서 창고나 안 보이는 곳에 치워라도 줄 텐데 그토록 아옹다옹 지지고 볶던 할아버지마저 없는 사람은 유모차를 접어 보관할 수 없으니, 유모차는 평생을 자식 걱정하며 살아온 할머니처럼 신발을 벗지 않고 발끝을 곧추세운 채 밤새도록 그 자리서 할머니가 일어나기만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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