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슬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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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06:46
세상엔 많은 사람들이 운다. 아기는 태어나면서부터 울고, 아이가 되어서도 울고, 청년이 되어서도 울고, 어른이 되어서도 울고, 노년이 되어도 운다. 사람은 누구나 울고, 사람들이 욺으로써 세상이 정화되고 맑아진다.
인간이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 중, 웃는 것이 세상의 외면을 환하게 밝히는 것이라면, 우는 것은 세상을 깨끗한 물로 정화시키는 것과 같다고 할 것이다. 그래서 한 사람이 웃어도 사무실이 밝아지고, 사람이 울고 나면 응어리가 풀리고 시원해지는 것이다.
현대에 와서 세상이 각박해지고 메말라간다고들 하지만 여전히 비가 내리는 것은, 우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연인을 사랑해서 울고, 누군가는 생명을 사랑해서 울고, 누군가는 세상의 아픔을 느끼며 운다.
웃음이 밝은 곳에서 많은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라면, 울음은 사람이 없는 밤을 홀로 지새운다. 외롭고 순정한 마음들이 안개 자욱한 어둠 속에서 밤을 새운 후 새벽녘 찬바람에 응결되어 풀잎에 맺히는 것이다.
그렇게 밤새워 흘린 누군가의 사랑의 눈물, 연민의 눈물, 아픔의 눈물이 밤하늘에 가득 차면, 새벽녘 찬바람에 수정꽃으로 피어나 풀잎에 투명하게 맺히고, 반딧불이는 그 이슬을 먹고 별처럼 빛을 낸다.
-나동수 수필집 “시와 당신의 이야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