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꿉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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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꿉친구

[소꿉놀이]

요즘 아이들은 어떨지 모르지만 우리 세대는 대부분 어릴 적에 소꿉놀이 몇 번씩은 해 봤을 것이다. 소꿉놀이는 아이들의 역할 놀이의 일종인데, 주로 여자애들이 많이 했지만 나도 어릴 때 좀 해 본 경험이 있는데 나는 아빠를 하고 여자애들은 엄마 역할을 했다.

요즘은 소꿉놀이 세트가 만들어져 나오지만 예전에는 그런 것이 없어 그냥 집에 있는 실제 살림살이를 가져다 사용하였다. 집에 있는 베개와 이불 같은 것으로 집을 만들고 부엌에 있는 그릇과 숟가락으로 살림 세트를 만들었다.

아이들이 뭐 제대로 알았겠냐만, 그래도 나름대로 줄로 넥타이도 만들어 매고 앞치마로 엄마 흉내도 내면서 회사 출근도 하고 퇴근도 하면서 다녀오라며 뽀뽀도 했던 것 같다. 배 아프다면 엄마 손으로 배도 만져주니 은근히 재밌는 놀이였다.

현실 세상은 힘들고 어렵지만 우리 아이들 세상은 어른들의 어려움을 몰라야 한다. 나중에 커가면서 세상을 알아가더라도, 아이 때는 꿈에 부풀어 모든 세상을 아름답게 봐도 된다. 너무 일찍 철든 애어른은 귀여운 맛은 하나도 없고 오히려 징그럽다.

아이는 잘 모르고 서툴러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 나잇값 못하는 어른이 문제지 아이는 아이다워야 하는 법이다. 세상은 아직 아름답고 자연은 여전히 순진하여, 꽃과 나무와 바람과 구름, 태양은 서로 역할을 분담하여 소꿉놀이를 하고 있다.

-나동수 수필집 “시와 당신의 이야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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