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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중심]

인생은 60부터라지만 사실 그것은 인생 2라운드라 봐야 할 것이다. 내 나이도 이제 60이 몇 년 남지 않았으니 인생의 황금기는 다 지나왔고, 이 시점에서 내 인생의 중심을 잡아준 가치가 무엇이었는지 찾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학창 시절 우리가 배운 중요한 가치는 도덕 교과서를 기반으로 한 충효와 정직, 정의였다면 사회에 나와서는 조금 더 현실적이 된다. 물론 학창 시절에도 도덕적 가치대로만 행동한 것은 아니지만 그 시절엔 가치관이 투입될 일이 많지 않았다.

그런데 사회에 나와 보니 모든 일이나 관계가 전부 금전으로 연결되어 있었고 세상은 항상 정도를 걷는 것이 아니라 온갖 편법이 난무하고 있었다. 나이를 먹는 것이 세상과 타협하는 것이라는 친구의 말이 솔깃할 정도니 말이다.

물론 나도 그 친구의 그 말이 부패에 빠진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안다. 그 친구나 나나 착한 편에 속하니 말이다. 아마 그 친구의 말은 교과서의 도덕을 사회에 실천하는 과정에서 비현실적인 부분을 수정해 나가는 과정이었을 것이다.

나도 그런 과정을 무수히 많이 거치며 이 세상을 살아왔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내가 이렇게 무탈하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가급적 도덕적 가치를 지키려 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어떤 조직에서든 부패한 자는 뽑혀 나가기 마련이다. 정직과 원칙은 느리게 가면서 가장 빨리 도착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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