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시대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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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06:11
공룡의 멸종 이유에 대해서는 운석 충돌설, 화산 활동설 등 여러 가지 가설이 있지만 명쾌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내가 생각하는 유력한 이유는 공룡의 거대화로 먹이사슬이 붕괴된 것도 그중 하나가 되지 않았을까 추측한다.
전문 분야의 학자들도 못 밝히는 것을 내가 유력하다 하는 것이 우습지만 세상의 이치라는 것이 달이 차면 기울고 물도 차면 넘치듯 너무 과하게 거대해지면 무너지게 되어 있고 그것을 극복할 지혜가 없으면 멸종되기도 하는 것이다.
우리 도시가 변해가는 모습이 마치 공룡을 닮았다. 도시의 변천 사진을 보면 70년대만 해도 부산 대부분이 녹지로 뒤덮여 있었는데 최근 사진에는 어느새 그 많던 녹지를 아파트나 빌딩 같은 것들이 대부분 잠식하고 있다.
예전에는 그래도 논밭이나 산 같은 녹지를 깎아서 아파트를 짓더니 이제는 도시와 공원을 가리지 않고 기존의 도시 중심을 재개발하여 점점 크고 높아지니 도심 곳곳에는 공룡의 손발 같은 대형 크레인이 열심히 땅을 파고 있다.
그런 재개발지역에서는 개발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몇몇 모여 개발을 반대하는 시위도 해 보지만 얼마 가지 못해 나가떨어지고 결국 커다란 공룡에게 다 잡아먹힌다. 공룡들이 기존 도심까지 되새김질하며 잡아먹는데 고리에 짓눌린 사람들은 공룡을 숭배하며 넘어지지 않게 오늘도 치성을 드리지만 공룡의 멸종을 생각하면 답답함을 금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