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과 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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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과 시자

[끝과 시작]

우리가 무슨 일을 할 때 너무 잘하려고 한다거나 욕심을 부리면 마음이 떨려 잘 안되거나 실수를 할 때가 있다. 그럴 땐 가끔 될 대로 되란 마음으로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해 버리면 의외로 떨림이 사라지고 잘 될 때가 있다.

물론 금전과 관련된 사업에서 실패하면 그 회복이 너무 어렵고 주변에까지 피해를 줄 수 있기에 무리하지 말고 신중해야 하겠지만, 웬만한 일은 모두가 끝이라고 느낄 때, 나락으로 떨어지는 그때, 모든 것을 비우고 포기하면 두려움도 없어지고 뭔가 새로이 채워지는 것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것은 불면증에도 적용되는데, 한때 내가 불면증으로 고생할 때 가끔 내일 중요한 일을 처리해야 하는 관계로 잠자리에 일찍 들면 이상하게 더 잠을 못 자는 경우가 있었다. 그럴 때 내일 일이야 될 대로 되라고 마음먹으면 나도 모르게 잠이 드는 경우가 있었다.

그렇듯 세상 모든 일은 어떤 상황에서도 길이 있으니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될 것이며, 막바지에 몰려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할 것 같은 상황에 몰리더라도 살아 있다면 나락으로 떨어지는 그 순간 포기하고 싶은 그 순간 열매가 맺히고 씨가 뿌려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살아 있으면 땅끝에서도 겨울 지나 봄이 오는 것을 느낄 수 있고 그 순간 새로 시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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