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은 물에 반사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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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은 물에 반사되지 않는다

[별은 물에 반사되지 않는다]

요근래 호수에 가본 적이 오래되었다. 오래전 초가을날 호수에 들렀을 때를 상상해보면 가끔 호수에 달이 비쳤던 것 같다. 그런데 호수에 비친 달은 봤어도 호수에 비친 별을 본 기억은 없는 것 같다.

내가 별에 관한 시를 많이 쓰면서 달과 차이를 많이 표현하였는데 이것도 하나의 차이점이 될 것 같다. 가을밤 호수에 달이 비치면 달은 마치 호수가 제 독무대인 양 덩그러니 황금빛 용모를 뽐내느라 정신없는데 별은 하늘에 초롱초롱 떠 있으면서도 호수엔 비치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 많은 별들은 어디로 갔을까? 나는 별은 달처럼 혼자서 자신의 용모를 자랑하지 않고 아무도 모르게 호수에 잠겨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별은 차가워진 사람들의 가슴에 잠겨 호수를 따뜻하게 데운다.

그래서 맑고 서늘한 겨울밤 하늘에 그렇게 많은 별이 있어도 별들은 호수에 반사되지 않고 그대로 잠긴 후 호수를 따뜻하게 데우고 호수 같은 사람들의 가슴을 데우고 누군가의 가슴에서 꿈으로 피어나고 누군가의 가슴에서 희망으로 피어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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