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뎅탕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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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뎅탕 예술

[오뎅탕 예술] 

부산엔 오뎅이 많다. 오뎅 하면 부산이다. 부산에는 워낙 수산물이 많이 들어오고 오뎅은 수산물을 재료로 하니 옛날부터 부산에는 오뎅 공장이 많았다. 그런데 요즘 부산 오뎅이 전국적으로 알려져 유명 백화점에 입점도 하고 부산의 대표 음식이자 특산품이 되고 있다. 

오뎅은 원래 생선 살과 밀가루를 섞어 만드는데 밀가루를 많이 넣으면 오뎅이 좀 퍼석하면서 맛이 없고, 생선을 많이 넣으면 쫄깃하지만 재료비가 많이 들고 모양이 잘 안 나온다. 그래서 그 둘의 황금 비율이 중요하다. 

그렇게 밀가루와 생선이 적당한 비율로 잘 반죽이 되면 뜨거운 기름 솥에 넣어 튀기는데 반죽 비율이 아무리 좋아도 잘 튀기지 못하면 맛이 못하니 오뎅 반죽은 뜨거운 기름 솥에서 백전노장 용병처럼 노련미를 갖출 때까지 노릇노릇 익어야 맛이 있다. 

옛날 동네에 있던 오뎅 공장은 튀기는 과정에서 반죽 잘못이나 아니면 절단을 잘 못하는 등의 이유로 오뎅 모양이 이상하게 생기면 그런 것은 파지라 하여 헐값에 팔았는데 가난한 우리는 파지가 나올 만하면 냄비를 들고 가서 헐값에 사서 먹었다. 

오뎅이 나름 몇 가지 공정을 거쳐 멋지게 상품성 있게 만들어져도 그것을 맛있게 요리하는 것은 또 각자의 실력이다. 부산에는 골목마다 분식집이나 아니면 조그만 리어카에서 오뎅을 파는 곳이 많은데 어떤 곳은 오뎅 하나만 팔아서 웬만한 월급보다 많은 돈을 버는 곳도 있다.  

진정한 예술은 강한 개성들을 완벽하게 조화시키는 데 있으니, 그런 가게는 오뎅에 무 다시마 멸치 호박을 넣어 진하게 맛을 우려내고 잘 발효된 간장에 손맛까지 어우러져 오뎅탕을 하나의 예술로 승화시킨 것이다. 조화를 이루고 간이 맞으면 오뎅도 예술이 되니, 좌와 우, 빈부, 어느 하나에 치우침이 없으면 인생도 예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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