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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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앞에서

현영길작가 0 286
세월 앞에서 / 玄房 현영길


길목 퉁
휘청이던 달임
길목을 지치는 가로등
반짝이며 그 길을 지킨다

넘어질 뜻 휘청이는 가로등
세월 무게 두 얼굴 그려진다
빨리 달려가 앉아 주고 싶은데
빨강 사과 빛깔 달임 웃는다

길목 등이 숨죽이며 숨던
우리 동네 길목길 변함없는데
세월 앞에서 아버지 얼굴이
그립습니다.




시작 노트: 저녁노을 지면
멀리서 한 잔의 막걸리에 휘청이던
아버지의 발걸음이 나의 마음을 울립니다
넘어질 뜻 걸어오시던 그 길목 등이 길에
아버지의 나이가 되어서 보니
세월의 무게가 오늘따라 무겁게 다가오는
자신을 돌아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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